End of Eden
w. ZIP
KPC 미하일
위장한 미하일
1단계 침식.
4단계 침식.
PC 크리스
NPC 크리스의 아내
NPC 엘렌 카터
이 아래로는 플레이로그입니다.
개변이 들어갔으며, 스포일러가 다수 있습니다.
(
BGM : https://youtu.be/wJN_jtqRK10 ◁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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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늦은 장마, 늦은 손님
미하일의 가문 사람들과 그의 저택에서 일하던 사용인들은 전부 한 달 전의 '그 사건'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미하일의 저택에 큰 화재가 났던 일 말입니다. 다행히도 불이 크게 번지기 전 내린 폭우로 인해 화재는 진화됐지만, 그로 인해 감춰지지 못한 끔찍한 살해현장은 지금까지도 온 도시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불에 타지 못한 시신들은 급소를 베이거나 찔려 죽어있었고, 그 어디에서도 미하일의 시신은 찾아볼 수 없었다죠. 그렇게 미하일이 모습을 감춘 지 한 달째. 그는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낙인찍혔습니다. 살아는 있는 건지, 정말 그 끔찍한 일을 벌인 게 맞는지. 묻고 싶어도 당사자가 증발해버렸으니 그럴 수 없었죠.
오늘도 그 끔찍했던 사건에 대해 멋대로 추측해 떠들어대는 기사들만 실린 신문을 보고 있자면 이젠 정말 지겨울 수준입니다. 그칠 줄 모르고 벌써 며칠째 창밖을 두드려대는 저 빗소리처럼요. 늦은 장마가 시작할 모양이라던가요. 한기가 서린 창문을 커튼으로 가리기 위해 몸을 일으키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어서 찰박찰박. 물을 머금은 발걸음 소리. 그리고 당신을 부르는...
미하일:.... 크리스, 거기 있나?
살인자의 목소리가.
눈앞에 서 있는 것은 틀림없이 당신이 알고 있는 사람. 미하일입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젖어 미하일이 걷는 걸음마다 만들어진 물길이 카펫을 적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하일은 다시 한번 입을 엽니다.
미하일:부탁일세, 크리스. 자네 도움이 필요해.
율시즈 (GM):*심리학 판정
크리스:
기준치: | 60/30/12 |
굴림: | 3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는 간절해 보입니다. 동시에 입가에는 미미한 미소가 띄워져 있군요. 오랜만에 당신을 봐 기쁘기라도 한 걸까요?
미하일이 당신을 보고 기뻐할만한 사람은 아닌데 말이죠.
율시즈 (GM):*관찰력 판정 가능합니다.
크리스:
기준치: | 60/30/12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비에 젖은 미하일은 아주 지쳐 보이고 찬 날씨에 비를 맞고 온 탓인지 핏기가 없어보립니다.
크리스:...미하일?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고선 눈을 크게 뜬다.)
대체 어떻게...아니, 그 전에...정말 자네인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신문의 1면을 한 번 펴 봤다가, 다시 미하일에게로 시선을 두면서 살짝 당황한 목소리로 묻는다.)
유령은 아니겠지?
미하일:(얘가 뭘 잘못먹었나 하는 표정이 스쳐지나간다.) ....... 유령이 문 열고 들어오는 거 봤나?
유령은 아니니까 걱정마시게. (아니, 살인자를 숨겨주는 것은 걱정해야할만한 사실이긴 한데, ...)
크리스:지금 내가 보고 있지 않나. 유령이 문을 여는걸. (손가락으로 미하일을 가르킨다.)
...일단 들어오게. (수상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긴 하나, 우선 미하일을 받아주기로 한다. 이마를 두 어번 문지르더니 들어오란 손짓을 하고서 난롯가에 장작을 더 넣어 환하게 불을 지핀다.)
크리스를 따라 집으로 들어가나 크리스가 난롯가에 불을 더 넣어 지피자 난로에서 최대한 멀찍이 떨어집니다.
비를 잔뜩 맞아 입술 색이 파래졌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뜨거운 것은 싫다는 듯이 창문 가까이에 자리잡습니다.
크리스:몸을 좀 말리는게 낫지 않겠나? (미하일이 곧장 난롯불을 쬐러 오지 않자,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담요를 던져준다.)
'추위를 싫어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미하일은 크리스가 던져준 담요를 받으나 곱게 개서 주위에 둡니다. 몸을 말리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어보입니다.
크리스:'정신이 나간 걸지도 모르겠군.'
얼어죽기 싫다면 이 쪽으로 와서 손과 발을 녹이는게 좋을걸세.
아니면 그게 자네가 원하는 건가?
내 집 안에서 죽어 사람들이 나에 대해 온갖 소문을 다 내는 것?
만약 그게 자네의 계획이라면, 칭찬해주겠네.
아주 대담하군. (영혼없는 박수를 친다.)
미하일:(저게 미쳤나는 표정으로 한번 쏘아보다 지쳤는지 물기를 잔뜩 머금은 상태로 그냥 바닥에 주저앉는다.) 내 시체로 무슨짓을 할 줄 알고 네놈 집에서 눈을 감겠나. 그럴 생각은 없으니 송장 치울 걱정은 안해도 되네.
지금 내가 여기 온 것은 이 집안 사람들 중에서는 자네 말고는 모를걸세.
크리스:별다른 짓은 안할 거라네. 그렇게 된다면 장의사를 불러 아무도 모르게 자네의 시체를 뒷마당에다 묻어야겠지. 런던을 떠들썩하게 만든 유명한 살인범과 내가 친한 사이라는 얘기가 돌까봐 무서우니 말일세.
끔찍하게 아끼던 두 딸까지 해친 죽음의 상인이란 악명을 가지게 된 자네를 잡고 싶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아나?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자네를 발견했다면, 자네는 곧장 감옥으로 이송되었을걸세.
그러니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네.
왜 날 찾아왔는가?
(의자에 편하게 앉아 담배를 문다.)
미하일:....... (한참 말이 없다가 겨우 말을 뗀다.)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몰려서 도망치던 중, 도움을 요청할 생각나는 사람이 자네밖에 없더군.
크리스:어지간히 궁지에 몰린 모양이군. 축객령을 내린 상대의 집에 그런 몰골로 기어들어올 정도로. (비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인다.)
이 상황에서 내가 자네를 도운다 해도, 뭐가 달라질 것 같은가?
그리고 도움을 청할 생각이라면...
내게 설명부터 해줘야 하지 않겠나?
왜 자네의 가족들과 하인들을 죽였는지.
미하일:.... 난 그날 저택에 없었어. 일 때문에 로베르 백작을 만나고 돌아갔더니 집은 재가 되었고 사람들은 나를 용의자로 몰아가는데 내가 거기서 할 수 있는게 무엇이 있겠는가? 살기 위해서 도망쳤다네. 백작에게 증언을 부탁하기 위해 다시 찾아갔지만, 백작은 이미 의문사한 뒤였고.
크리스:로베르 백작?
미하일:사업상 만난 이 중 한명일세.
율시즈 (GM):*질문할 것이 떠오르지 않으신다면 아이디어 판정 가능합니다!
크리스:
기준치: | 80/40/16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로베르 백작은 누구이며 축객령을 내린 미하일은 다짜고짜 찾아와서 자기 좀 숨겨달라는 말이나 하고있고,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습니다. 미하일의 꿍꿍이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일단 다른거부터 물어봅시다.
가령... 그동안 뭐하고 지냈다던가, 여긴 어떻게 온 것인가.
크리스:뭐, 이해는 하네. 하지만 그렇게 도망쳐 버렸으니 사람들이 자네를 범인으로 생각하게 되는건 정해진 수순이지. 그리고 그 일이 벌어진지 한 달이 지났네. 그간 뭘 했나?
미하일:어느날 보니 내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어서 도망쳤지. 한달정도 되었을걸세.
도망치고, 숨어있고, 추격전을 벌이는게 그동안 한 일의 대부분이었을걸세.
크리스:그럼 한 달 동안 그 일과 관련된 어떠한 단서도 얻지 못했단건가?
자네답지 않군. 내가 아는 미하일은 스스로의 안전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게 있는 사람이었네. 가족의 명예를 위해서라면 무엇과도 싸울 수 있을 것 같은 남자였지. 그런데 지금 내 앞엔 겁쟁이가 한 명 앉아있군.
...내가 자네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잊었나, 미하일? (의자에서 일어나 난롯가에서 담배에 불을 붙인다. 그러고서 미하일의 앞으로 다가가 무릎을 굽히고선 담배연기를 미하일의 얼굴에다 후, 하고 내뱉는다.)
미하일:(담배냄새가 유난히도 독하게 느껴지는지 순간 콜록거린다. 크리스의 조롱에도 불구하고, 평소와는 달리 지금은 그저 입술을 꾹 다물고 있다가 화를 삭히며 말을 꺼낸다. 그에 대해 대꾸해봤자 자신의 처지만 비참해지니 본론부터 꺼낸다) ........ 진범이 밝혀지고 내 누명이 벗겨질때까지 자네 집에서 사용인으로 써줄수 있는가.
크리스:그거야 어렵지 않네.
자네에게 그런 짓을 저지를만한 사람이 누군지 짐작가나?
미하일:....... 여럿 있겠지. (사람들을 죽이는 도구들을 팔아 이득을 취하는 이들에게 원한을 가지지 않을 자들이 얼마나 될까. 하도 많아서 짐작하는 의미가 없었다.)
크리스:이거야 원... (꽤 많은걸 조사해야할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짙은 담배연기를 내뿜는다.) 이래서 내게 도움을 청하러 온 거군. 알겠네. 기꺼이 자네에게 손을 내밀어 주지. 하지만 자네도 최대한 협조해 줘야겠네.
그런 의미에서...
윗층에 올라가 씻고, 내가 주는 옷으로 갈아입게.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크리스가 저렇게 웃으면 반드시 뭔가가 있다는 것은 세살배기도 아는 사실입니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하일에게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크리스의 말에 미하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따라갑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흠뻑 젖은 미하일의 모습이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닙니다. 창백한 피부와 파랗게 질린 입술은 둘째 치고 온 바닥을 물웅덩이로 만들고 있으니...씻고 마른 옷을 입히는 게 좋겠죠.
크리스는 다른 사용인들의 눈을 피해 미하일을 자신의 방으로 들입니다. 당신의 방엔 욕실도 있으니까요.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미하일이 씻을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미하일을 다른 방에서 쉬게 했다간, 내일 일찍 청소를 위해 저택을 돌아다닐 메이드들의 눈에 띌지도 모르니... 지금 미하일에게 이 저택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크리스의 방 일겁니다.
...크리스의 방이 제일 위험한 것 같은데, 별 수 있나요. 지금이 찬밥 더운밥 가릴땝니까.
미하일:(마지못해 욕실로 씻으러 들어간다. 설마 따라 들어오는 건 아니겠지...)
크리스:(미하일이 씻는 동안, 하녀들의 옷이 보관되어있는 창고로 가서 가장 품이 넓은 메이드복을 가져와 욕실 문 앞에다 내려놓는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욕실 문 가까이에서 미하일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크리스가 준비해준 옷으로 갈아입던 미하일은 [셔츠 단추를 전부 채우는 것으로는 목에 난 긁힌 상처들을 가릴 수 없기에] 문밖으로 손 하나만을 내밀며 크리스에게 손수건 하나를 가져다줄 것을 부탁해옵니다.
미하일:미안하지만 손수건 있나?
크리스:(자켓의 주머니에 꽂혀있던 하얀 손수건을 미하일에게 건네준다.)
크리스가 미하일에게 손수건을 가져다주면 고맙다고 짤막하게 답하고 문을 닫습니다.
욕실 안에서 무어라 욕하는 소리도 들리는 것 같지만 자기가 뭘 어쩌겠습니까. 나신으로 크리스 앞에 나타나는 것보단 뭐라도 입고 나타나는 편이 나을겁니다.
잠시 후, 메이드복을 입고 손수건을 목에 두른 미하일이 욕실에서 나와 얼굴을 비춥니다.
더운물로 몸을 데운 게 맞는 걸까요. 미하일에게선 여전히 열기를 느낄 수 없습니다.
율시즈 (GM):*관찰 판정
크리스:
기준치: | 60/30/12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미하일이 욕실 문을 닫기 전 욕실에선 그 어떤 수증기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몸의 물기는 가셨지만 여전히 핏기가 없습니다. 더운 물로 샤워한 게 맞는가 의심될만큼.
미하일에게 메이드복이 놀랍도록 잘 어울립니다. 마치 30년은 크리스네 저택에서 일한 시녀장같은 모습입니다. 기분이 좋진 않은지 아까보다 표정이 더 험악합니다.
미하일:.... 자넨 무슨 생각으로 이걸 준 건가? (그전에 자신의 몸에 맞는 사이즈의 메이드복이 있을줄은 몰랐다.)
크리스:(벽에 기대어 있다가 욕실에서 나온 미하일을 웃는 얼굴로 마주한다. 서늘한 욕실의 온도와 생기없는 미하일의 모습에서 위화감을 느끼지만, 메이드복과 꽤 훌륭하게 어우러지는 미하일의 외모를 구경하며 그런 이질적인 감각을 잊는다. 미하일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팔짱을 끼며 만족스러운 얼굴을 한다.)
설마 이 정도의 변장도 하지 않고 일할 셈인가? 그럴 바에야 차라리 자수를 하게.
사람들은 자네같은 위인이 하녀의 옷을 입을거라고 상상하지 못할테니, 자네가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방법으로써 이보다 나은게 어딨겠나?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내게 찾아오기까지 했는데, 여자로 생활하는 것쯤이야 자네에겐 쉬운 일이겠지.
그리고 무엇보다...이렇게 입는 것이 보기에도 좋잖나. (담배를 탁자에 비벼끄고는, 자신의 방 구석에 비스듬히 놓여져있던 지팡이의 손잡이를 쥐고서 끝으로 미하일의 치맛단을 천천히 걷어올린다.)
미하일:(생전 처음 입어보는 여자옷에 적응이 안되는 데다가 이 빌어먹을 놈이 속옷을 빼먹는 바람에 아래가 휑해서 적응이 안되는지 애꿎은 에이프런만 만지작거린다. 자신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다는 듯이 그를 가만히 쳐다본다. 그가 하는 같잖은 말들을 듣고있다가 지팡이 끝에 자연스레 시선이 가는데, 그 끝이 자신의 치맛단을 천천히 들어올리는 것이 감지되자 홱, 뒤로 물러나 잔뜩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본다.) 취향 한번 저급하군.
밤도 늦었으니 가서 잠이나 자러가지?
크리스:애초에 조용히 잠을 자려던 오늘 밤의 계획을 망친건 자네일세. 갑자기 들이닥쳐 비싼 카펫을 다 적신 자네에게 머무를 곳과 새 옷을 내어주고, 모함을 당한 억울함을 풀어주는 대가로 내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을거라 생각했나? 그런 것 쯤은 내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예상했어야지.
아, 물론 강요하려는건 아닐세. 싫으면 이대로 가봐도 좋네. 하지만 장담컨대...일가족을 살해한 아버지라고 알려진 자네의 편에 서 줄 사람은 이 도시에 없네. (날을 세우는 미하일을 쳐다보며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가 차갑게 얼굴을 굳히면서 지팡이의 촉으로 미하일의 가슴을 쿡, 밀어서 욕실의 문에 등이 부딪히게 하고는 바스락거리는 치마의 천 위로 미하일의 허벅지를 느릿하게 쓰다듬는다.)
...어쩔텐가? (떠보듯이 묻는다.)
미하일:(지팡이가 찌르는대로 욕실 문에 몸이 살짝 부딪히며 크리스가 허벅지를 느릿하게 쓰다듬는 것을 불쾌하다는 듯이 바라본다. 당장이라도 이 집을 박차고 나가고 싶었으나 자신에겐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일이 있기에 그 사이에서 갈등하다 결국 그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을 택했는지 밀어내지 않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크리스:잘 생각했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표정을 살짝 누그러뜨린다. 지팡이를 욕실의 문고리에 걸어두고는 미하일의 양 손을 모아 위로 올린 후, 가볍게 입을 맞추고 목을 가리고 있던 손수건을 풀어낸다.)
미하일:잠시만, 그건 풀지 ㅁ, ... (크리스가 입맞추는 건 싫은듯, 고개를 돌려 소극적으로 피한다. 다른때라면 크리스의 차가운 손이 닿자마자 기민하게 몸을 피했을텐데 웬일로 놀라는 기색이 없이 얌전하다. 목덜미에는 잔뜩 긁어서 긁은 자국대로 핏자국이 굳어있다.)
(미간을 살짝 구기며 짜증을 부리듯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린다.) .... 풀지 말라니까.
크리스:(입술이 맞닿는걸 회피하려는 반응이 되려 흥분을 부추기는지, 미하일의 손들을 고정시킨 팔에 힘을 준다. 결국 억지로 미하일의 입술을 맛보는데 성공하고서 걸리적거리는 손수건을 목에서 치워내자 보이는 붉은 흉한 자국들에 인상을 쓴다.)
여긴 왜 이런가? (목선을 손가락으로 슬슬 쓰다듬으면서 날카로워진 목소리로 질문한다.)
미하일이 자신의 목에 스스로 흉을 만들만큼 무모한 인물이었나요?
율시즈 (GM):*관찰 판정 가능합니다
크리스:
기준치: | 60/30/12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가 다른 사람이 목에 이런 상처를 남기는 것을 허용할만한 인물이었을까요? 목에 난 상처들은 마치 스스로가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미친듯이 목을 긁고 뜯어서 흉하게 남아있습니다.
미하일은 크리스의 손을 신경질적으로 쳐내며 제 목을 감쌉니다.
미하일:도망치다가 긁혀서 난 것일세. 이제 궁금증은 풀렸나? (유난일만큼 과민하게 반응한다.)
비를 쫄딱 맞으며 도망쳐온 탓인지 다른날보다 유독 까칠하게 굽니다. 더 했다간 주먹이 한대 날아올지도 모르니 일단 재우고 괴롭혀도 늦지 않을것 같습니다.
크리스:(그렇다고 납득하기엔 한참이나 부족한 설명이라 영 께름칙하지만, 어차피 미하일이 여기로 온 진짜 의도는 차차 알아낼 생각이었기 때문에 강제로 밀어붙이지 않고 쳐내어진 손을 양옆으로 털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난다.)
'제 발로 걸어들어온 먹잇감이 달아나게 둘 순 없지.'
다쳤으면 다쳤다고 말을 하지 그랬나.
그러면 곧바로 쉬게 해줬을텐데 말이네.
미하일:(미심쩍은 눈빛으로 쳐다본다. 네놈이 과연 그럴 위인이냐는 듯이.)
크리스:(미하일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는듯 손을 휙, 내젓더니 턱짓으로 침대에 가서 누우라는 신호를 보낸다.)
미하일:(고개를 가볍게 젓는다.) 주인이 침대에서 자야지. 근처 소파에서 자겠네.
피곤하다는 듯, 방 구석에 있는 소파로 가서 드러눕습니다. 크리스를 싫어하는 마음이 커서 그런지, 다른 이유가 있는건지는 몰라도 벽난로에서 최대한 먼 곳에 자리잡습니다.
미하일을 괴롭힐 기회는 많이 있으니 일단은 눈을 붙여볼까요?
크리스:(아침에 느닷없이 나타난 거대한 메이드의 존재로 인해 온 집 안이 시끄러워질거란 예상을 하며, 침대가에 걸터앉아 미하일을 빤히 쳐다보다 누워서 잠이 든다.)
밤동안 많은 일이 있어서 그런지, 크리스도 곧잘 눈을 감습니다.
............................
......
......
깊은 새벽.
귓가로 먹먹한 천둥소리가 울려 퍼지고 시야를 가리는 어두운 그림자에 눈을 몇 번 깜빡이면 보이는 것은 처음 보는 표정을 한 미하일의 음영진 얼굴.
가위에 눌린 것처럼 꼼짝할 수 없이 한참 동안 그 시린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자면, 작고 빠른 소리가 들려옵니다.
율시즈 (GM):*듣기 판정
크리스:
기준치: | 50/25/10 |
굴림: | 57 |
판정결과: | 실패 |
미하일:네 ....가 거슬...서 ...수가 없잖아. .....마른데.......나게, ...시....워.
두서없는 말들을 반복하는 미하일의 목소리입니다.
율시즈 (GM):*듣기 실패 시 관찰 판정으로 입모양을 읽어볼수도 있습니다!
크리스:
기준치: | 60/30/12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크리스가 잠이 덜깨서 미하일이 뭐라고 하는지 잘 안들리는 것 같습니다.
마치 주문처럼 같은 말들을 반복하는 그의 목소리와 당신을 내려다보는 눈이 어찌나 소름이 돋던지. 지금 당신의 눈앞에 있는 건 진짜 미하일인가요? 아니면 당신이 꾸고 있는 꿈속의 미하일인가요.
옅은 꿈과 현실이 미묘하게 교차한 것만 같은 느낌. 이윽고 당신의 몸이 허공으로 부유하고 있는 것만 같은 감각과 함께, 다시금 눈이 감기고. 빠르게 쏟아지던 미하일의 목소리도 뚝. 끊겨버립니다.
미하일:=
(To GM)rolling 1d100<40
()
64
0 Successes
미하일:=
(To GM)rolling 1d5
()
3
3
(To GM): 미하일 이성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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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https://youtu.be/WHh6madCf0A ◁ Link
2.신입 사용인.
똑똑.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눈을 뜨면, 어둑한 실내와 여전히 쏟아지는 빗줄기 소리. 그리고 차가운 물비린내를 머금은 공기가 당신을 맞이합니다. 서늘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고개를 돌려 창가를 살피면...
창문을 열고 잠들었던가요? 빗줄기가 들어와 창가의 바닥을 온통 적시고 있습니다. 방의 온도가 차가운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열려있는 창문을 제외하면 어제와 같은 우중충한 아침이군요. 눈을 비비고 무거운 몸을 침대에서 일으키려 하고 있으면, 방 안으로 들어오겠다는 시녀장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시녀장: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주인님?
크리스:...아니, 기다리게. (눈을 문지르며 몸을 일으키고, 옷매무새를 다듬은 다음 시녀장의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걸어가 문을 약간만 열어젖힌다.)
오늘 아침 식사는 한 시간 정도 뒤에 하겠네. 그러니 좀 늦장을 부리게 해주겠나?
(간밤에 미하일을 방 안으로 들였던걸 기억하기 때문에, 괜한 말이 나오는걸 방지하기 위해서 핑계를 댄다.)
시녀장: 급히 보고드릴것이 있습니다, 주인님. 짤막하게만 올리고 가도 되겠습니까?
크리스:...뭔가?
시녀장: 주인님, 이른 아침부터 좋지 못한 소식을 전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밤 사이에 누군가 저택의 모든 창문을 열어둔 것 같습니다. 새벽 일찍 저택의 모든 곳을 뒤져봤지만, 수상한 인물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도둑이 든 것이라기엔 사라진 물건 또한 없습니다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경찰을 부르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창문이 전부 열려있었다니. 문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한 걸까요. 하지만 경찰을 부르자니...당신도 미하일도 곤란해질 게 분명합니다. 사라진 물건도 없으니 적당히 안심시키고 한시 빨리 시녀장을 내보내는 게 좋겠습니다.
크리스:흠...며칠간 바람이 세게 불었고, 비도 많이 왔으니 창틀이 약해져서 그렇게 된 것일 수도 있네.
물건이 사라진게 아니라면 경찰이 와도 별 문제가 없다고만 할테니, 집사와 함께 창문들의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만약 이음새가 약해진거라면 새 것으로 교체하게.
또 따로 보고할게 있나?
시녀장: 아뇨, 그 외에는 따로 보고할 것은 없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주인님.
크리스가 시녀장을 적당히 설득해 돌려보내고 방문이 닫히고 한숨을 돌려 자고 있을 미하일이 있을 자리에 가보면...
아무도 없습니다. 어딘가에 숨은 걸까요? 아니면 결국 당신조차 믿지 못하고 밤사이에 이 저택을 떠난 걸까요.
크리스:(욕실을 살펴본다.)
끼익-
욕실 문이 열리며 긴장한듯한 표정의 미하일이 그곳에서 걸어 나옵니다.
미하일:발 소리가 들리길래 숨어 있었네.
크리스:그렇군.
시녀장이 뭐라고 하는지 들었나?
미하일:(잠시 말이 없다.) 글쎄. 잘 들리지는 않았는데, 어떤 내용이었길래?
크리스:저택의 창문이 다 열려있었다던데...
자네가 그런건가?
미하일:(잠시 눈을 깜빡이더니,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젓는다.)
크리스:이상한 일이군.
난 틀림없이 자네의 소행일 줄 알고 적당히 둘러댔는데 말일세.
미하일:....... 마음대로 생각하게.
이 집에서 사용인으로 있으려면 다른 사용인들한테 말은 해두어야할텐데, 뭐라고 이야기할건가?
말은 맞춰놓아야하니.
크리스:안 그래도 시녀장이 몇 주 전에 스컬러리메이드가 한 명 필요할 것 같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네.
미하일:....키가 2야드(=약 190cm)에 달하는 이를 메이드로 잘도 취급하겠어. 집안 내에서는 입을 열면 안되겠군.
크리스:벙어리 행세를 할 셈인가?
자네는 연기에 소질이 없던걸로 아는데.
미하일:입을 여는 그 순간부턴 그 누구도 여자로 보지 않을텐데.
메이드복을 입히는 것부터가 이상하게 보일걸세, 크리스.
(메이드복을 입기 싫다는 강력한 의사표시)
크리스:하긴 그도 그렇군.
입만 다물고 있는다면 다들 자네에게 큰 관심을 주진 않을걸세.
서로간에 투기가 벌어질만큼 한가한 생활을 하도록 냅두진 않으니.
다른 이들한테는 친한 친구로부터 자네를 맡아달라는 편지를 받았다고 하겠네.
최근에 남편을 잃어 그 충격으로 말을 못하게 되었다고 하지.
다행히도 내가 아는 이들 중에선 이런 사정을 가진 하인들을 딱하게 여겨 봉급이 높은 다른 집안에다 추천해주는 녀석들이 있어서 말일세.
미하일:(그의 말을 가만히 듣고있다 아무렴 어때, 하는 생각에 대충 수긍한다.) 자네한테 그런 인맥이 있는줄은 몰랐군.
가명은... '마리아'가 무난할 것 같군.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름 가장 평범한 이름을 찾느라 고심했다.)
크리스:(어쩐지 어색하지 않은 이름이라 소리를 낮춰 큭큭거린다.)
그래, 그러지.
미하일과의 대화를 어느 정도 마치면, 크리스는 미하일을 데리고 사용인들의 눈을 피해 응접실로 향합니다.
남들에게 들키지 않고 지나가야하니 조심조심 움직입시다.
율시즈 (GM):* 복도를 지나갑니다. 은밀행동 판정.
크리스:
기준치: | 20/10/4 |
굴림: | 40 |
판정결과: | 실패 |
아직 물기 청소가 덜되었는지, 발을 헛디뎌 넘어지려고 하나 크리스는 미하일을 쿠션 삼아 넘어져 물기 한방울 안묻었습니다. 대신 미하일의 옷이 약간 젖었습니다.
미하일:(작은 목소리로 쏘아붙인다.) 눈 좀 똑바로 뜨고다니게.
크리스:나이가 들어 눈이 어두워진게 어디 내 탓인가? (자신의 옷이 젖지 않아 안심한듯 하다.)
미하일:(확 씨...)
사담은 이쯤 하고 계단을 내려갑시다.
미하일:* 계단을 내려갑니다. 은밀행동 판정.
율시즈 (GM):* 계단을 내려갑니다. 은밀행동 판정.
크리스:
기준치: | 20/10/4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아까 넘어진 건 액땜이었을까요? 계단을 내려갈때는 으레 발소리가 들리기 마련인데 크리스는 고양이마냥 소리를 내지 않고 스르륵 내려갑니다. 마치 유령같군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몇걸음만 걸어가면 바로 응접실입니다.
율시즈 (GM):* 마지막 은밀행동 굴려주세요!
크리스:
기준치: | 20/10/4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너무 크게 떠들었나봅니다. 응접실을 몇 걸음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키가 아담한 귀부인과 마주합니다. 크리스의 부인입니다. 크리스의 부인은 미하일을 보더니 저 이는 누구냐고 대뜸 물어봅니다. 표정이 심상치가 않은데요.......
미하일:(큰일났다...!) (입을 꾹 다물어버린다.)
크리스:좋은 아침이오, 부인. 이 쪽은 '마리아'라고, 내 친한 친구인 체스터필드 자작이 소개해준 사람이요. 오늘부터 부엌에서 스컬러리메이드로서 일하게 될텐데, 말을 할 수 없다고 하니 부인이 잘 챙겨주도록 하시오. (예기치 않게 아내를 맞닥뜨렸음에도 불구하고 정중한 말투로 ‘마리아’가 누군지 알려준다.)
아내는 미하일을 빤히 쳐다보다가 알았다는 투로 대답합니다.
크리스의 아내:알겠어요. 체스터필드 자작이 이번에는 우리 집에 골칫거리를 안겨주는군요.
크리스:부인, 품위없는 말은 삼가도록 하시오.
미하일:(틀린말은 아니지만....) (시선을 회피한다.)
크리스의 아내:쓸데없는 말썽이나 일으키지 않으면 좋겠네요.
(어쩐지 굉장히 냉랭한 눈으로 미하일을 쏘아보더니 몸을 돌려 미하일과 크리스가 가려는 방향의 반대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미하일:(어째 불안한데... 기분탓이겠지.)
응접실로 도착하면 크리스는 집사장과 시녀장을 불러 미하일을 ‘마리아’로 소개합니다. 당신의 전속 하인으로 쓸 사용인이니 당분간 곁에 두고 직접 교육하겠다는 불충분한 변명도 함께 말이지요.
집사장과 메이드장은 조금 의문스러운 시선으로 미하일을 바라보다가도 납득한 듯 짧은 인사를 마치고 돌아갑니다.
조금 이따가 다시 찾아온 시녀장은 미하일의 신체 치수에 맞춰 지은 메이드복을 전달하고, 이 저택에서 지켜야 할 간단한 규칙과 미하일이 지내가 될 방 따위를 설명해 주겠다며 옷을 갈아입고 1층 로비로 내려오라는 말을 남긴 뒤 사라집니다.
미하일은 마뜩치 않은 표정으로 시녀장이 건네준 메이드복으로 갈아입은 뒤 당신의 옆에 허리를 펴고 섭니다.
보기만 해봤지 자신이 입을 거라곤 생각도 못 해본 옷을 입어 어색한 모양일까요. 자꾸만 소매나 목 부분을 만지며 불편한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응접실에는 단둘이 남아있습니다.
미하일:(목깃을 세워 목의 흉터를 꽁꽁 감춘다. 아래가 휑한 것이 신경쓰이는지, 나직하게 불만을 표한다.) ...미치겠군.
크리스:약이 필요한가? (미하일을 곁눈질하더니 목 부근을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린다.)
미하일:(손을 들어 제 목을 건드리는 것을 막는다.) ...괜찮네.
크리스:흉터를 보이는게 싫다면 붕대라도 감고 다니게.
아, 그리고....
어젯밤에 내 침대맡에 서 있었나?
미하일:.....?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미간을 살짝 좁힌다.) 그런 기억은 없는데.
크리스:꿈이라고 하기엔 너무 생생했단 말이지... (턱을 괴며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그나저나, 아래에 아무것도 안 입고 돌아다니는 기분은 어떤가?
미하일:(눈에 띄게 미간을 파삭 구긴다.) 굳이 말로 해야하나? 자네가 입어보시던가.
크리스:사양하겠네. 잠깐 이리 와 보겠나? (가까이 오라는듯이 손짓한다.)
미하일:(안 가면 뭐라고 하겠지.....) (일단은 말을 듣기로 했으니 긴장한 채로 그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크리스:사용인은 주인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지 않는다네. 허리를 숙이게.
미하일:참 가지가지 시키는군. (그렇게 말하며 허리를 약간 숙인다. 자존심이 남아있는지 무릎을 꿇지는 않는다.)
크리스:(말없이 미하일의 행동을 지켜보다가 미하일이 애써 세운 목깃을 내리더니 죽죽, 할퀴어진 흔적들 중 하나를 혀끝으로 핥는다.)
미하일:(목에는 다행히도 딱지가 져있어 쓰린 감은 없으나 목은 민감한 부위인건지 움찔하며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힌다.) 간지럽네, 크리스.
크리스:어제는 여기에 손을 대기만 해도 무서운 얼굴을 하더니...예민한 곳이라 부끄러워서 그랬던건가? (예상하던 것과 다른 반응이 나와 약간 의아해하면서도, 미하일이 저항하지 않자 뒷목을 한 손으로 감싸쥐고는 핥은 부분을 약하게 빨아올린다.)
미하일:이 무슨... (눈가를 살짝 찡그리며 간지럼인지, 또다른 무언가인지 형용하기 힘든 감각이 느껴지자 크리스의 어깨를 잡고 밀어낸다. 밀어낸 미하일의 귓가가 살짝 붉어져있는것이, 아무래도 그 사이에 느낀 것 같다.)
크리스:자네가 앞으로 밤에 하게 될 일의 일부만 알려준걸세. (미하일의 귓바퀴가 불그스름한 빛을 띄자 아쉬운듯 입술을 손가락으로 문지른다. 그와 동시에 기다란 괘종시계가 곧 저택의 사람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시간이 될 거란걸 알리자 응접실을 나서며 능청스럽게 말한다.)
잠시 대화를 나눈 뒤, 미하일은 첫날부터 지각을 해서 밉보이면 안 된다는 말을 남기곤 크리스를 남겨두고 1층으로 향합니다. 미하일이야 현명하니 크리스가 곁에 없다 한들 잘 연기해 넘어가겠죠.
미하일이 간단한 교육을 받는 동안 크리스는 자신의 일을 처리할 생각으로 서재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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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https://youtu.be/GvuoJq5WUMc ◁ Link
3.오후의 비명소리.
그 뒤로 얼마나 일에 몰두해 있었을까요. 사용인이 가져다주었던 차는 어느새 차게 식어있습니다. 미하일은 여전히 집사장에게 잡힌 모양인지 얼굴을 비추지 않습니다.
하긴, 오늘 아침. 온 저택의 창문이 열려있었다고 했죠. 이 넓은 저택의 창문이 전부 열려 있었다면 뒷수습을 하는 건 꽤나 골치 아픈 일일 겁니다. 온 저택의 사용인들이 들이닥친 빗물을 닦는데 정신이 없겠죠.
아마도 미하일은 지금쯤 난생처음 걸레조각을 손에 들고 바닥이나 물이 튄 벽, 조각상 같은 것들을 닦아내고 있을 겁니다.
즐거운 상상에 입꼬리가 절로 올라가고 흥얼흥얼 콧노래마저 나옵니다.
그때,
아아아아아악------!!!!
귀를 찢을듯한 비명소리가 들려옵니다. 무슨 일이죠? 다들 저 비명소리를 들은 모양인지 급히 걸음을 옮기는 발소리들도 들려옵니다.
당신 또한 서재를 나서 소란의 근원지로 보이는 1층으로 향하기 위해 계단앞에 서면...
율시즈 (GM) 계단의 끝, 가장 아래에 널브러진 누군가의 몸뚱이가 보입니다. 머리에 붉게 퍼진 피웅덩이와 그 주변을 둘러싼 사용인들. 몇몇의 사용인들은 주저앉아 떨고 있으며 실신할 듯 우는 이도 보입니다.
율시즈 (GM):*이성 판정.
크리스:
기준치: | 70/35/14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율시즈 (GM):*이성 -1
크리스가 계단을 내려오면 메이드장이 [시신]을 가리듯 당신의 곁으로 다가와 사선으로 서며 말해옵니다. 사용인 하나가 계단을 내려오다 발을 헛디뎌 굴러떨어지며 머리를 부딪힌 것 같다고요. 주변의 사용인들은 제각각 표정을 찌푸리거나 고개를 돌리고 서거나 저들끼리 무어라 수근 거리기 바쁩니다.
율시즈 (GM):*듣기 판정
크리스:
기준치: | 50/25/10 |
굴림: | 3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1:하인1” 정말 귀신이라도 있는 거 아니야? 계단은 그렇게 높지도 않은데 저기에서 굴렀다고 죽는 게 말이 돼?
2:하인2” 그러게 말이야...어제 새벽에도 귀신이 창문을 전부 열어둔 거라면서...
하인3: 참, 그것도 저 죽은 애가 말한 거 아니었어? 잠옷을 입은 여자/남자가 창문을 열고 돌아다녔다던데.
참, 그것도 저 죽은 애가 말한 거 아니었어? 잠옷을 입은 여자가 창문을 열고 돌아다녔다던데.
크리스:내가 모르는 사이에 하인들 사이에서 귀신에 대한 얘기가 나온 모양이군.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나? 귀신이 벌인 짓이라고? (곁에 있는 시녀장에게 묻는다.)
시녀장: 현재 어떻게 된 것인지 파악중입니다, 주인님...
율시즈 (GM):* 크리스는 떠드는 사용인들을 추궁할 수 있습니다. 추궁 시 [대인기능 판정]이 필요합니다.
크리스:
기준치: | 60/30/12 |
굴림: | 5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일단 보는 눈이 너무 많으니 사람들을 모두 물리고, 입 단속을 철저히 시키게.
불미스러운 일이 밖으로 새어나가서 좋을건 없으니.
(시녀장에게 이렇게 말을 하고서 '하인 3'에게 다가간다.)
네게 물어볼 것이 있다.
들자하니 사망한 사용인이 어떤 여자에 대해 말을 했다고?
크리스:어떻게 생긴 여자라고 하더냐?
하인3: 키가 무지 컸다고 했나...? 그러고 보니, 그 애가 봤다던 유령이 자기가 전에 일하던 저택의 주인을 닮았다고 했는데...그러니까...
분명... 우리 주인님과 같은 블라스토스 성씨를 쓰던 저택가였던 것 같은데...
대답한 하인은 그것 말고는 저들도 아는 것이 없다며 고개를 젓습니다.
율시즈 (GM):*관찰 판정
크리스:
기준치: | 60/30/12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 커다란 소란에 거의 모든 사용인들이 이곳에 모였죠.
그런데 미하일. 한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크리스:
기준치: | 80/40/16 |
굴림: | 3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바닥에 쓰러진 시신을 한번 살펴볼까요?
계단을 구르며 머리를 크게 다친 모양일까요. 바닥이 사용인의 머리에서 흘러내린 피로 크게 웅덩이져있습니다.
율시즈 (GM):*[시신]에 관찰력 판정
크리스:
기준치: | 60/30/12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런데 어쩌다 저렇게 피가 많이 흐른 거죠? 시체를 건드린다는 것이 꺼림칙하나 그의 머리를 살짝 틀어 피가 흘러내린 곳을 살펴보면....마치 무언가에 몇 번이고 머리를 세게 부딪혀 패인 듯한 상처가 보입니다.
계단에서 굴러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기엔 과한 상처 같은데요...
크리스:(주변에 혹시 피가 더 묻은 곳은 없는지 둘러본다.)
계단의 중간중간마다 피가 조금씩 묻어있는 것 빼고는 별다른 것은 없어보인다.
어느새 옆에 다가와 있던 집사장은 어서 이곳을 치울 테니 걱정 말고 올라가 있으라는 말을 건네옵니다. 하긴, 당신이 이곳에 있는다고 도움이 되진 않을 게 분명하죠. 시녀장은 몰려든 사용인들 중 비위가 좋은 사람 몇을 추려 남기곤 다른 사용인들을 물립니다.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 침대 시트로 보이는 흰 천이 죽은 사용인의 몸을 덮자 머리 부분을 덮은 천은 곧 새빨갛게 물들어 갑니다. 당신도 자리를 피해주는 게 좋겠죠.
그렇게 당신은 시신을 뒤로하고 다시 2층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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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https://youtu.be/sR7fhBNw8JI ◁ Link
4.갈증
다시 서재로 돌아오면 보이는 것은...창문을 열어놓고 허리를 굽힌 한 인영입니다. 저건...미하일군요. 어딜 갔었나 했더니 이런 곳에서 쉬고 있었던 걸까요?
가까이 다가가 미하일을 살피면...안색이 좋질 못합니다. 여전히 파랗게 질린 얼굴로 창가에서 찬 바람을 쐬며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습니다.
바람이 어제보다는 덜 분다 하지만...종종 빗방울이 들이치는데도 창문을 닫을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서재고, 당신의 책상 위 중요한 서류에까지 물이 튀고 있는걸요.
손을 뻗어 창문을 닫으면, 미하일은 그제야 당신이 온 것을 알아챈 모양인지 인상을 찌푸리고서 힘겹게 말합니다.
미하일:아....... 미안, 곧 나가겠네.
크리스:그럴 것 없네.
어차피 나가봐야 썩 유쾌하지 않은걸 보게 될테니 그냥 여기 있게.
아까 전까지만 해도 다른 곳에 있지 않았나? 왜 서재로 온 건가?
미하일:(파리해진 안색으로 힘겹게 말을 잇는다.) .... 사용인이 죽어있더군. 피 냄새가 너무 역해서 바람을 좀 쐬고 싶었거든.
크리스:자네, 어제도 그렇고...
자꾸 창문을 여는군 그래.
미하일:... 더워서 그랬네. 자네가 싫으면 앞으로 창문은 열지 않도록 하지.
크리스:덥다고? (가만히 방 안의 온도를 느껴본다.)
미하일, 내가 방금 저택에서 일하는 하녀로부터 아주 재미있는 목격담을 들었네.
미하일:무슨 이야기?
크리스:어젯밤에 자네와 닮은 여자가 창문을 열고 돌아다녔다더군.
미하일:......... (그의 말을 가만히 듣고있다가 어렵사리 입을 연다.)
창문은 내가 연 것이 맞네. 너무 답답해서 견딜수가 없었어.
크리스:뭐가 말인가?
미하일:밤중에 창문을 다 열고 다닌것 말일세.
크리스:내 말은...무엇이 답답해서 그렇게 했냐는 뜻이었네.
더워서 그랬나?
미하일:(고개를 힘겹게 끄덕인다.)
단순히 덥다고 하기엔 안색이 영 좋지 않은것이 미심쩍습니다.
그렇게 미하일과 대화를 나누던 도중.......
율시즈 (GM):* 관찰력 판정
크리스:
기준치: | 60/30/12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미하일의 셔츠 깃에서 작은 붉은 자국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건 분명....... 핏자국 같은데.
크리스:그건 어쩌다 묻은 건가? (셔츠의 붉은 자국을 가르킨다.)
미하일:덜 아문 딱지가 떨어진 모양이야. (적당히 둘러대지만 묻어난 피의 양이 좀 많아보인다.)
크리스:그런 것 치곤 피가 많이 묻었지 않나.
크리스가 셔츠 깃의 붉은 자국에 대해 물으면 미하일은 한참 곤란해는 모습을 보이다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 되더니 손을 목으로 가져갑니다.
목을 감싸고 있던 손수건을 풀어내자 드러난 목을 뒤덮은 것은 온통 심하게 긁힌듯한 상처들입니다. 처음 봤을때보다 더 심해진 게 두드러지며, 손수건에 피가 얼룩덜룩하게 묻어있습니다.
미하일:.......신경쓸 것 없네. 상처에서 묻어난 핏자국일 뿐일세. 답답하다보니 무심결에 긁은게 터져서 그런 것 같아.
(To GM)rolling 1d100<37
()
26
1 Success
미하일:=
(To GM)rolling 1d3
()
1
1
(To GM): 이성 -1
말을 이어가던 미하일은 대뜸 괴로운 표정이 되더니 자신의 목을 손으로 감싸고 잔기침을 뱉습니다. 휘청이던 몸이 쓰러지진 않을까 싶더니, 벽을 짚고 겨우 선 그는 이제 손톱을 세워 목을 긁고 쥐어뜯습니다.
크리스:...뭐하는 건가? (곰곰이 생각에 잠겨있다, 미하일이 뜬금없이 자해를 시작하자 재빨리 피가 묻은 미하일의 손을 목으로부터 떼어내려 한다.)
대체 뭐 하는 짓이냐 말리려 해도 당신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다는 듯 행동합니다. 무언가에 사로잡힌듯한 눈동자는 다급히 주변을 살핍니다.
그의 시선이 차례로 어느 곳에 머뭅니다. 테이블 위의 꽃병. 책상 위의 찻잔. 그리고 창을 때리는 빗방울. 또...당신의 입술.
아, 미하일이 다가옵니다.
당신의 어깨를 쥔 미하일의 아귀힘이 말도 못 하게 강해 아플 지경입니다.
그는 여전히 당신의 입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코앞으로 다가온 미하일의 입은 벌어지고 이대로라면 당신은...
크리스:(어깨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미간을 찌푸린다. 미하일이 왜 이러는지는 모르지만 지금 미하일한테 필요한게 ‘물’이란걸 깨닫는다. 미하일의 시선이 닿은 곳들엔 모두 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황당한 결론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렇기에 미하일이 얼굴을 바짝 들이밀어도 피하지 않고 가만히 입을 벌려준다.)
미하일의 벌어진 입이 당신의 입술을 머금습니다. 닿자마자 다급하게 안으로 파고든 말캉이는 것이 몇 번이고 당신의 입안을 휘저어 묽은 액을 훔쳐 갑니다.
꿀꺽. 하고 당신의 타액을 삼켜내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귓가를 타고 울립니다.
하지만 미하일은 그것만으론 만족하지 못한 모양이죠. 당신의 입술을 잇새로 물어 기어코 상처를 내더니 그곳을 필사적으로 빨고 핥아 올립니다.
결국 고통을 참아내지 못한 당신이 밀쳐내면 미하일은 어느새 제정신이 든 듯 제가 한 행동을 이해하지 못해 멍하니 당신을 바라볼 뿐입니다.
(To GM): 와 진짜 크리스 땡큐다 진짜
미하일:=
(To GM)rolling 1d3
()
1
1
(To GM): *미하일, 이성 +1
미하일:(그러던 중, 자신이 크리스한테 키스를 했다는 사실을 깨닫곤 얼굴이 확 달아오른다.) .......큰 실례를 했군. 이만 나가보지. 하던 일을 마치지 못해서.
크리스:…내가 언제 나가도 좋다고 했나? (미하일에게 억지로 입맞췄던 때를 떠올린다. 그 때에도 미하일은 입술에 상처를 내고서 제 손아귀를 벗어났었기에 똑같은 일을 두 번 허용하진 않겠단 마음으로 서재의 문을 거세게 쾅, 닫고는 문을 잠군다. 빨간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입술을 엄지로 한 번 슥-, 닦아낸 후 위협적인 어투로 말하더니 미하일에게로 성큼성큼 걸어가 피범벅이 된 목을 틀어쥐고선 근처에 있던 널찍한 책상 위로 엎어뜨린다.)
자네는 자네의 위치에 대한 자각이 부족하군. 내가 자네의 주인이란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건가?
(분노와 정욕이 섞인 눈으로 미하일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미하일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는다. 상체를 숙여 미하일과의 거리를 좁히곤 다시 강제로 입술을 탐하려 든다.)
미하일:(살짝 파리해진 안색이 더 안좋아지는 것 같은건 기분탓일까? 자신이 크리스에게 먼저 입맞춤을 했다고? 믿기지가 않았다.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데, 크리스의 입술에 핏망울이 맺혀있는 것을 보면 정황상 내가 정신을 잃었을 때 한 것이겠지. 미하일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든지 얼른 이 자리를 벗어나려 하나 크리스가 문을 잠그는 바람에 나갈 길이 막혀 뒷걸음질치다가 인정사정없이 움켜쥐어 목에 따갑고 쓰라린 통증이 느껴져 일순간 표정을 구긴다. 잠시 무방비해진 사이를 틈타 상체가 서재의 책상에 짓눌려 제압당한다.)
크리스의 말마따나 그가 자신의 고용주로 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는 너무나도 잘 알았다. 가뜩이나 그의 손을 빌리는 처지에 그렇게 무분별한 행동을 한 행동이 원망스럽기가 짝이 없었다. 목 피부의 통증과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두뇌때문에 생각하는 것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아 그사이에 크리스가 다리 사이에 자리했다. 다른때라면 크리스의 몸이 차갑다고 느꼈으나 지금은 그마저도 닿는 느낌에 열이 오르는 느낌이라 미간을 찡그리며팔을 들어 얼굴을 가리며 자신에게 억지로 입맞춤을 하려는 크리스를 거부한다.)
크리스:내가 자네에게 몹쓸 짓을 하는 것처럼 굴지 말게, 미하일. 자네가 먼저 시작한 일이잖나. 얌전히 있는다면 험하게 대하진 않겠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놀랄만큼 탐욕스럽게 입술을 맞비비며 살갗을 찢고 흘러나온 피를 삼키던 미하일이 돌연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는듯 전혀 다른 태도를 취하자 그 모순적인 일련의 행동들에 짜증이 나 목을 잡은 손에 힘을 준다. 창백한 낯을 감추는 팔을 단단히 붙잡고 책상 위로 내리꽂아 미하일의 움직임을 제한하면서, 목울대를 물어버릴 기세로 입을 크게 벌려 피부에 송곳니를 들이댔다가 잠시 멈칫한다.)
(문득, 어떤 이유로 미하일이 특정한 상황이나 조건이 갖춰지면 돌변하는 상태에 놓였을 수도 있다는 가설을 떠올린 탓이다. 그런 불안정한 미하일을 길들여 정적들을 제거할 무기로 이용하는 상상을 해본다. 정확히 왜, 그리고 어떻게 이런 현상이 나타내는지 알아내려면 미하일이 바라는걸 어느정도 제공해줄 필요가 있단 결론에 다다르자, 아까까지와는 달리 부드러운 손길로 미하일의 턱 아래를 쓰다듬으며 편히 숨을 쉬게 해 주면서 느릿하게 속삭인다.)
…자네에게 찍힌 낙인을 지우려고 내게 몸을 내어주는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닐세. 오히려 자네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치뤄야하는 대가치곤 무척 싸지. 거기다…
자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원하는 형태의 보수도 받을 수 있다네.
(천천히 미하일의 왼쪽 발목을 어깨 위로 올린다. 자연스레 치맛자락이 다리를 타고 내려와 아래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을 때, 발에 채여 위태롭게 흔들리던 고급스러운 찻잔이 책상의 표면과 부딪혀 쨍강, 하는 맑은 소리와 함께 깨진다. 여러 조각들 중, 가장 작은 파편을 하나 주워들고서 검지를 사악, 그어 일부러 피를 내고는 그 손가락을 미하일의 입에다 문지르며 미소짓는다.) 설령 그게 쾌락이라고 해도 기꺼이 지불해주지.
미하일:(애써 팔을 들어 가렸던 것이 치워지자 수치심으로 약간은 상기되었을 창백한 표정이 드러난다. 크리스한테 목을 물릴세라 눈을 질끈 감는데, 목에서 느껴져야할 통증 대신 턱 아래를 살살 쓰다듬는 손길에 슬며시 눈을 뜬다. 자신한테 무어라 속삭이는데, 그 태도가 퍽이나 부드러운것이 무슨 꿍꿍이인가 싶었다. 몸을 내어주는 대가가 싸다고? 크리스가 요구하는 대가는 항상 싸지 않았던 경험으로 미루컨대, 몸을 내주는 일이 더욱 많아질것이다. 입술을 꾸욱 다무는데, 그가 왼 발목을 잡고 어깨에 올리자 치맛자락이 내려와 아래에 찬공기가 느껴져 남은 다리를 모아 치부를 가린다. 그러다 크리스가 스스로의 손가락에 상처를 내어 피를 내어 제 입술에 문지르자 핏기가 없던 입술이 석류를 문 것처럼 진한 홍빛을 띤다. 고개를 살짝 들어 크리스를 보는데, 그 표정이 약간은 일그러져있었을지도.)
크리스:(치욕스러운 감정을 애써 억누르려는 미하일의 얼굴이 퍽 마음에 드는지, 어깨뼈에 얹은 다리의 종아리부터 허벅지까지 제법 농밀하게 쓸어내린다. 여자처럼 보드라운 살결은 아니었으나, 길을 잘 들인 명마처럼 탄탄한 피부가 손에 감겨오는 느낌이 좋아 무의식적으로 종아리에 붙어있는 살을 강하게 주물럭거린다. 오므려진 미하일의 양 허벅지 사이로 오른손을 비집어 넣어 틈을 만들고는 그대로 치골과 회음부를 더듬는다. 그러다 중지의 끝마디가 구멍에 다다르면 옆으로 쭉, 벌려내면서 상체를 수그려 미하일의 입술에 묻은 핏자국을 할짝거리곤 유혹하듯이 귓속말을 한다.)
…이 곳을 써서 즐겨본 적은 있나, 미하일?
미하일:(제 몸을 감상하듯 종아리부터 허벅지 뒤까지 천천히 쓸어올리는 감각에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어 다리를 뒤로 빼보려 했으나 무위로 돌아간다. 그가 자신을 보며 뭐라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으나 허벅지 사이로 손을 넣어 치골부터 회음부까지 더듬는 감각에 살짝 흠칫한다. 인상을 구기며 당장이라도 면상을 차버리고 싶은 충동을 눌러참다가 뒤에 닿는 감각에 놀라 입구가 수축한다. 크리스가 살살 매만지며 입구를 쭉 벌려내자 귓가와 목덜미가 화끈거리는 느낌이 들어 크리스와 시선을 필사적으로 마주하지 않으려하나 제 입에 살포시 맞추며 입가에서 느껴지는 혈향을 맛보는 것 같은 행위에 눈이 마주치는데, 수치심과 그 외의 다른것이 담겨있는걸 들키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곳을 써서 즐겨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침묵으로 응했다. 없다고는 할 수 없었으나 크리스한테 말하고 싶지 않았던 부분이었기에.) ...쓸데없는 걸 물어보고 있군.
크리스:(파리했던 피부의 군데군데가 불그스름한 빛깔을 띄자 작은 희열을 느끼며 닫혀진 구멍의 주위를 공연히 건드려서 답을 재촉한다. 하지만 당연히 단호하게 부정할거란 기대와 달리, 미하일이 잠깐의 정적 끝에 슬며시 말을 돌리자 의외라는 눈빛으로 미하일을 내려다본다.)
...경험이 있는건가?
흠…. (미하일의 무릎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며 감히 미하일에게 손을 댈만한 사람이 누가 있는지 생각해본다.)
….아. (그러다 퍼뜩, 어떤 얼굴이 떠오른다. 미하일이 그런 일까지 허용해줄만한,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어떤 인물의 형상이 머릿속에 뚜렷이 그려진다.)
율리아로군. (피식거리면서 중지의 끄트머리를 미하일의 뒷쪽에 푹, 찔러넣는다. 대단히 뻑뻑했지만 개의치 않고 조금 거칠게 안을 헤집는다.)
미하일:(수십년 전에 세상을 뜬 아내의 이름이 거론되자 눈에 띄게 표정이 굳었다. 하필이면 가장 들키고 싶지 않았던 상대에게 둘만의 비밀을 들킨 당혹감과 수치심에 얼굴이 확 달아오른다. 무어라 말을 하려 했으나 손가락을 넣어 뒤를 헤집는 감각에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소리를 참는다. 몇 번 없던 경험도 한 지 오래라 손가락만 넣고 휘젓는 감각조차 불편하기 이루말할데가 없었으나 내벽의 어딘가를 자극하자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야릇한 감각이 순식간에 전신을 타고 돌아 흠칫한다. 표정이 미묘하게 변하는 듯 싶더니 금세 언제그랬냐는 듯 크리스가 주는 자극을 쾌락으로 인식하지 않으려는 듯한 것이 다시 그 자리를 차지했다. 허나 파리한 피부 사이로 비치는 붉게 달아오른 부분이나, 약간은 거칠어진 숨소리는 미하일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오는 반응이라 이대로 더 했다간 곤란해질것 같아 그만하라는 듯 다리를 다시 모은다.)
크리스:(먼저 손을 댄 이가 있다는 사실이 아쉬운지 긴 세월동안 아무도 손을 대지 못했을 곳을 가운뎃손가락으로 가르고 다물어진 미하일의 입가에 남은 피를 혀로 훑어내어 그 비릿한 맛을 음미한다. 돋아난 여린 돌기들을 무자비하게 문지르면서 손가락에 걸리는 돌출된 한 부분을 짓눌렀을 때, 미하일이 움찔거리자 몸을 앞으로 비스듬히 기울여 앞을 미하일의 회음부에다 대서 이후에 가해질 행위가 무엇인지 암시한다. 오므라드는 미하일의 다리를 도로 펴내며 재미를 보려고 하는 순간,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신경질적으로 두꺼운 나무를 치는 소음에 움직임을 멈춘 채 미간을 살짝 찡그린다. 다른 사람이라면 사적인 시간을 방해하지 말라며 쫓아버렸을테지만 가주 다음가는 권한을 가진 이가 바깥에 서 있을거라는걸 짐작하곤 쯧, 하고 혀를 찬다. 어쩔 수 없이 미하일에게서 떨어져 문으로 다가간다.)
(고개를 뒤로 돌려 미하일이 옷매무새와 주변을 대강 정리한걸 확인하고서 문고리를 돌린다.)
무슨 일이오, 부인?
크리스의 아내:죽은 하녀의 장례를 치루기 위한 비용에 대해 상의를 해야죠. 들어갈게요.
크리스:그걸 꼭 지금 얘기해야...
크리스의 아내:한시라도 빨리 저택에서 시체를 치우고 싶다고요!
크리스:알겠으니 진정하시오. 같은 마음이니.
크리스의 아내:어떻게 그러겠어요? 그리고, 날 복도에 계속 세워둘 생각은 아니겠죠?
크리스:... (한숨을 쉬면서 길을 터준다.)
크리스의 아내:다행히 피는 깨끗하게 닦였던데, 하녀들이 그 근처에 얼씬도 안 하고 있.... (서재 안으로 발을 내딛자마자 미하일을 발견하고선 눈을 치켜뜬다.)
미하일:(크리스가 안주인과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어질러진 서재의 서류들을 말리려 널어넣고 열심히 대걸레질을 하는 시늉을 한다....)
(언제부터인가 크리스의 아내와는 필사적으로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하는것 같은데 기분탓일것이다.)
크리스의 아내:저 사람은 왜 여기있죠? (미하일에게 삿대질을 하며 따지려든다.)
미하일:(미하일은 안주인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며 묵묵히 일한다....)
크리스:보는대로요.
크리스의 아내:아하...
문까지 잠궈두고 해야할 청소였나요?
크리스:부인, 지나친 억측은 그만두시오. 나쁜 소문은 한 가지로 충분하지 않소?
크리스의 아내:...자리를 옮기죠. 객실로 가요. (팔짱을 끼고서 크리스를 먼저 내보내려 한다.)
크리스:따라오지 않는거요?
크리스의 아내:내게 인사조차 안 하는 메이드한테 해줄 말이 있어서요.
크리스:그럼 거기서 기다리겠소. (미하일을 한 번 힐끗, 보고서는 자리를 뜬다.)
크리스의 아내:(크리스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문을 쾅, 닫고서 책상으로 가 미하일이 미처 치우지 못한 찻잔의 조그만 조각을 집어올린다.)
마리아, 청소를 제대로 못 하네요.
미하일:(죄송합니다, 라고 입모양으로 말한 뒤 책상 위의 마저 청소한다. 찻잔 조각들을 빗자루로 쓸어 담는다.)
크리스의 아내:그것들은 깨끗하잖아요. 치워야할건 따로 있을텐데요. (미하일이 빗자루질하는걸 지켜보다가 빙긋, 웃는다.)
미하일:(뭔 느낌인지는 대충은 알아들었으나 일부러 영문을 모르는 척 그를 잠시 바라본다.)
크리스의 아내:(미하일이 가만히 있자 어처구니가 없다는듯 하-, 하고 실소하더니 미하일의 한 쪽 뺨을 손바닥으로 매섭게 후려갈긴다.)
이상하네요. 부엌은 깨끗한데...
어디서 더러운 구더기가 기어들어왔는지 모르겠어요.
미하일:(아무리 매섭게 후려갈겨도 사람 머리통 하나 정도로 키차이가 나는 이에게 맞는 뺨이 매서워봤자 얼마나 매서우랴. 뺨을 때린 방향으로 얼굴이 좀 돌아갔으나 찰지게 때리기 보다는 약간 빗나가는 느낌이 들엉쓸지도. 뭔가 의무적으로 돌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것이다.)
크리스의 아내:(분명히 친 감각은 있었으나 별 타격을 받지 않은 것 같은 미하일의 모습에 속이 들끓는다.)
잘 들어요, '마리아'.
난 당신같은 작자들이 어떤 수를 쓰는지 알아요. 여자를 흉내내어 가진게 많은 자를 꾀어내고, 방심하고 있을 때 주머니를 털어가죠.
그런 얕은 수가 여기서도 통할거라 생각하지 말아요.
블라스토스의 체면은 당신의 같잖은 야망보다 훨씬 중요하니까요.
내가 이 집 안의 안주인인 이상, 블라스토스의 위상이 상할 일은 없을거에요.
크리스의 아내:그러니 청소는 요정이 해둔 것처럼 눈에 띄지 않게 깔끔히 해둬요.
미하일:(일부러 떠보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저렇게 생각해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인지 헷갈려서 잠시 머릿속을 정리하느라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가, 결국엔 자기 눈에 띄지 말라는 뜻임을 알아듣고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한번 숙이곤 청소 도구를 들고 마무리가 된 서재를 나간다.)
그렇게 답한 미하일은 약간은 위태로운 걸음걸이로 크리스의 부인을 남겨두고서 서재를 나섭니다.
5.저녁 시중
BGM : https://youtu.be/0OCOYsfl1NE ◁ Link
그 뒤로도 이상했던 미하일의 모습에 일이 쉬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결국 해야 할 일을 끝까지 마치지 못한 채 저녁시간이 되고 맙니다. 슬슬 저녁식사시간을 알리러 올 때가 됐는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역시나. 서재의 문을 두드리는 정갈한 노크 소리가 들려옵니다.
곧이어 문을 열고 나타난 것은, 아까의 일 이후로 종일 모습을 보이지 않던 미하일입니다.
문을 닫고 바깥의 인기척이 사라진 걸 확인하곤, 작게 입을 엽니다.
미하일:저녁 식사시간입니다...... 주인님.
크리스를 주인님이라 칭하는 것을 보아 크리스가 밤에 어지간히도 괴롭혔나봅니다. 눈치를 보며 평생 불러본 적 없는 호칭을 입에 담는 모습이 퍽 어색하군요.
조금 골려 주는 것도 재밌겠으나...낮의 일로 점심도 거르고 서재에만 처박혀 있었더니 슬슬 배가 고픕니다. 그렇게 서재를 나와 미하일과 함께 식당으로 걸음 하면...
오직 당신만을 위해 준비된 식탁이 당신을 반깁니다. 음식을 나르는 사용인 둘, 그리고 바로 옆에 선 미하일이 당신의 저녁 시중을 드는 모양이군요.
그런데, 어쩐지 메뉴가 평소와 다릅니다. 스튜엔 야채 덩어리들 만이 둥둥 떠다니고 육류라 할만한 것은 소시지 같은 가공육뿐입니다. 보통 때라면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고기요리가 올라왔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었던 걸까요?
크리스:부엌에 고기가 다 떨어졌나?
(미하일이 낯선 호칭으로 부르자 입을 가리고서 낮게 웃다가, 식탁에 육류가 올라와있지 않다는걸 눈치채고서 미하일에게 묻는다.)
미하일:... 하인들 말에 의하면 보관되어있던 육류가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하더군. (덤덤하게 말하며 다른 요리들도 크리스 앞에 가지런히 놓는다. 오늘따라 식탁이 풀밭인 것 같다.)
크리스:(고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푸른색으로 도배된 식탁을 보자 있었던 식욕이 사라지는 기분이다.)
(부인은 매우 까다로운 사람이라 창고의 재료가 동나도록 내버려둘 사람이 아니다.)
도둑이라도 들었다고 하던가?
미하일:그럴 가능성이 높은것 같아보이는데. 나도 별반 다른 의견은 없네.
그렇게 말하며 조신하게 와인잔을 채우는 미하일.
미하일을 마구 조롱할 절호의 기회군요. 눈앞에 보이는 와인 잔을 한 번 떨어트려 볼까요?
크리스:(미하일의 모양새를 구경하다가 와인 잔을 실수인 척 손등으로 툭, 쳐서 내용물이 앞치마 위로 쏟아지게 한다.)
미하일이 당신 옆에 무릎을 꿇으면 흘러버린 와인은 미하일의 옷을 적실 테고 미하일은 서툰 손길로 깨진 와인잔을 주워 담아 치워야겠죠. 그러다 손이라도 베인다면 대놓고 비웃어 봅시다.
수치심으로 떨릴 미하일의 주먹과, 당신을 노려볼 핏발 선 눈을 상상하면 이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크리스:미안하네. 요 며칠 사이에 일어난 수상쩍은 사건들의 범인이 누구일지 고심하다보니 그만 손이 미끄러졌지 뭔가.
(어정쩡하게 구부린 자세로 망가진 잔의 잔해를 수습하다 다친 미하일을 향해 조소를 날린다. 그러다 미하일이 좀 더 처참한 몰골이 되도록, 와인 병을 미하일의 머리 윗쪽으로 가져가더니 천천히 와인을 쏟아붓는다.)
미하일:(몸을 낮춰 흘린 잔해를 치우다 손가락이 베여 따끔한지 미간이 살짝 구겨진다. 그러다 제 머리칼 위로 차가운 와인이 쏟아부어지자 고개를 휙 들어 크리스를 죽일듯이 쏘아본다.) ........
크리스:비싼 와인이었는데 아깝군.
이대로 버리면 낭비니, 자네가 핥아서 마셔버리게.
미하일:... (바깥에서 누가 들을까봐 큰 소리를 내진 못하여 가만히 노려보다가 크리스의 말을 따르지 않고 원래 하던대로 아래를 치우고 걸레를 세탁하러 주방으로 향한다.)
적당히 저녁 식사를 즐기고 방으로 돌아오면 이제 취침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네요. 자연스럽게 당신과 함께 방으로 따라들어 온 미하일은 당신의 잠옷을 손에 들고 있습니다. 하루 만에 메이드장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모양새입니다.
아니라면 그가 당신과 같은 귀족의 자리에 있을 때 사용인들이 제게 해주던 것을 따라 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미하일은 침대로 다가가 잠옷을 내려두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당신이 직접 갈아입어도 상관은 없겠지만... 옷을 갈아입는 일을 도우라 명해도 거절하지 못할 겁니다.
그것뿐일까요? 책을 읽어달라는 것, 잠들기 전 차를 한 잔 마실 테니 타오라는 것, 동침하라는 것, 무엇을 요구해도 되겠죠. 그는 지금 당신의 전속 사용인이니까요.
미하일:....... 옷은 자네 스스로 입을수 있으리라 믿네.
크리스:팔이 없는건 아니잖나. 할 수 있네만...
그렇다고 내가 해야할 의무는 없다네.
자네에게 있지.
미하일:.......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자는 마네킹이다.)
팔 좀 들어올리시게. (크리스의 넥타이를 먼저 풀어 침대 가에 둔 뒤 코트를 벗겨내어 옷걸이게 널은 뒤 단추 셔츠를 하나하나 풀러 내려간다.)
(내 눈앞에 있는건 마네킹이다.)
크리스:그새 주인을 대하는 방법을 익혔군. 훌륭하네.
(옷을 갈아입혀주는 미하일을 유쾌하게 바라보다가, 미하일의 허리 뒤로 손을 뻗어 엉덩이의 윗부분을 슬슬 어루만진다.)
미하일:(제 허리 뒤로 손을 넘겨 엉덩이의 윗부분을 슬슬 만지는 손길이 그리 반가운지는 않은지, 옷을 갈아입히던 행위를 멈추며 볼멘소리로 낮게 쏘아붙인다.) 손 좀 치우지?
크리스:자네가 밤에 하게 될 일이 뭔지 미리 귀뜸해주지 않았나?
내가 아무것도 준비를 해두지 않았다고 섭섭해하는건 아니겠지.
난 자네의 아내가 아니라 주인일세.
필요한 물건은 자네가 알아서 챙겨와야지.
내일 절름발이처럼 걸어다니고 싶지 않다면 나가서 기름을 가져오게.
관계하던 중에 피를 보는건 자네도 싫잖나?
미하일:........ (이대로 확 나가서 다시는 돌아오고 싶지 않았으나, 이 상황에서 다시 다치게 되면 자기만 손해였으므로 심호흡을 하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나간다.)
(잠시 뒤, 어딘가에서 기름을 가져온다.) .... 피곤할텐데 얼른 자기나 하지 그래.
크리스:오늘 하루가 고달팠던건 자네 뿐이라네. 나는 꽤 편했지.
게다가, 자네를 탐할 기회가 생겼는데 그냥 침대에 누울 정도로 바보는 못된다네.
긴장하면 자네만 고생할 뿐이니, 되도록이면 이 유희를 즐기려 노력하게. (미하일에게서 기름을 빼앗고는 허벅지까지 오는 높이의 낮은 장식장이 있는 쪽으로 몸을 밀어 엉겁결에 그 위로 걸터앉도록 만든다.)
미하일:(얼결에 낮은 장식장으로 걸터앉자 이 상황을 헤쳐나가려 머리를 쓴다.) .... 자네 방 안에 너무 오래 있으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쓸데없는 오해를 살 걸세.
크리스:설사 그렇더라도 누가 내게 뭐라 하겠나? 아, 내 아내의 타박은 듣겠군. 그렇지만 다들 함부로 입을 놀리진 못할테니 걱정말게.
그리고 그렇게 걱정이 된다면, 빨리 날 만족시키면 되잖나.
(미하일의 말을 흘려들으면서 치마의 끝단을 느리게 추켜올린다. 낮에 벌였던 일을 이어가듯, 곧장 회음부의 중간에 있는 선을 손가락으로 문질거리곤 치골에다 기름을 바른다.)
미하일:(성기 뒤편에 있는 회음부의 중앙을 손가락으로 문질거리다 치골께와 서혜부를 기름을 발라 매끄럽게 문지르는 감각에 묘한 쾌감이 올라와 이를 지그시 물며 다리를 바르작거린다. 남이 만지면 쾌락이 몇배가 되어 전신을 타고 올라와 크리스에게 내어주는 것을 기꺼워하는 것 같은 반응이 나올것 같은것이 영 마음에 안들어 미간을 슬 구긴다.)
크리스:율리아가 죽은 것이 언제였지? 그 때 이후로 다른 사람에게 안기는건 처음인가?
(일부러 미하일의 심기를 자극할만한 발언들을 하며 공중에서 허우적거리는 다리들을 붙들어 장식장의 판자 위로 들어올린다. 덕분에 가지런히 놓여있던 체스말들이 죄다 무너져 버렸으나 신경쓰지 않는다. 기름으로 범벅된 손으로 아래를 매만지다 두 개의 손가락들로 구멍을 비집어 열고는 꽤나 공들여 풀기 시작한다.)
미하일:자네 마음대로 생각하시ㄱ-, ! (가지런히 놓여있던 체스말들이 무너져내리는 소리에 괜히 놀란다. 뭔가 저렇게 기물들이 쓰러져있으면 치워야할것 같아서 내려가려하나, 회음부를 지그시 눌러 매만지다 입구에 손가락을 넣어 내벽을 휘젓는 감각에 움찔거리며 입을 다문다. 그것도 크리스 앞에서 뒤로 느낀다는 사실이 꽤나 수치스러운지, 입술을 잘근거리며 더운 숨이 얕게 새어나온다.)
크리스:대체 무슨 수로 자네를 이리 천박하게 굴도록 만들었나? 아내가 가르쳐준 요령이 있다면 내게도 일러주게. 그러면 자네를 더 상냥히 범해주겠네.
(잇새로 옅게 달아오른 숨결을 내뱉는 미하일이 상당히 외설적이라 생각해 뚫어져라 응시한다. 입술이 짓이겨지는걸 염려하듯 미하일의 턱 아랫쪽을 받치며 손가락들을 안쪽으로 깊숙히 집어넣는다. 민감하고 여린 내벽의 주름을 부드럽게 손끝으로 비비면서, 미하일의 귓가로 얼굴을 가까이해 귓불을 이로 짓씹는다.)
미하일:(크리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외설스럽기가 짝이없어 낯뜨거워 죽을것 같은 기분이었다. 말하는 걸 보니 날강도가 양반으로 보일 정도였다. 소리를 내진 않으나 귓가에서 미약하게 올라오는 감각과 내벽을 좀 더 세게 눌러 긁어내리며 휘젓는 감각에 고개를 비틀어 빼낸다. 살짝 찡그린 얼굴은 소리를 내지 않겠다는 듯 입이 꾹 다물려있었으나 귓가와 목덜미에 열이 오르는 것처럼 다른데보다 유독 뜨거운 감이 있었을지도.)
크리스:...애쓰는군. 그래봐야 자네가 음란한 자라는 사실은 안 변한다네. 보게.
(어차피 제 손아귀에서 도망치지 못한다는걸 직감하고 있을텐데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빠져나가려 노력하는게 같잖아, 피식거리면서 번들거리는 손가락을 하나 더 안으로 느릿느릿 삽입한다. 미하일의 머리채를 거머쥐고 아래로 끌어내려 밑이 쭉-, 벌려지는걸 목도하게 한 상태에서 미하일이 유독 예민하게 느끼는 부위를 무심하게 깔짝이며 목의 칼라를 뒤로 약간 젖혀낸다. 빨갛게 물든 귀 밑의 살을 콰득, 깨물어 진한 잇자국을 새기고는 미하일이 끈적한 기름으로 안이 적셔지는 느낌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도록 손가락들을 앞뒤로 조금씩 움직인다.)
미하일:(뒤에 손가락이 하나 더 들어와 느릿하게 휘저으며 쭉 벌려내는 감각이 보지 않아도 잘 느껴져서 머리가 고장나 멈추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다 머리채가 잡히며 시선이 아래로 향하자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크리스의 행위를 반기듯 붉게 달아오른 내벽이 비쳐 귓가에 열이 오르는 느낌이었다. 거칠어진 숨소리조차 내고싶지 않아 소리를 인위적으로 참아서 나오는 야트막한 숨을 겨우 내쉬며 고개를 억지로 움직여 어떻게던 시선을 두지 않으려고 한다. 더 보고 있다간 못견딜 것 같은 기분이어라. 자신은 볼 수 없지만 분명히 달아오를 대로 뜨거워진 귓가를 세게 물어내는 통증이 느껴져 미간을 파삭 구기며 앓는 소리가 짧게 흘러나왔다. 내벽을 집요하게 자극하다 어느 지점에 닿자 몸이 일순간 파득, 하고 떨리며 뒤를 조여낸다.)
크리스:(미하일이 가볍게 전율하며 손가락들을 죄어오자 곧장 끝을 갈고리마냥 굽혀 걸리는 부위를 빗질하듯 쓰다듬고, 안쪽을 크게 한 번 휘적이고서 빼낸다. 기름기가 흐르는 뒤를 힐끗거리다 바지춤을 끌러 단단해진 성기를 회음부에 가져다대더니 미하일이 저항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양 손목을 움켜쥐어 벽에다 붙인다. 몸끼리의 간격을 좁히며 귀두의 끄트머리부터 뻐끔거리는 입구에다 찔러넣으면서 침입한 살덩어리의 부피를 버거워하며 빠듯하게 차오르는 내벽의 압박에 무의식적으로 손에 힘을 준다. 제 것이 반쯤 들이밀어졌을 때에서야 거침없었던 침범을 멈추고는 짐짓 친절한 투로 말을 꺼낸다.)
율리아는 자네를 다정하게 품는 편이였나? 아니면...겉보기와 달리 난폭하게 자네의 모든걸 탐하고 싶어했나?
남자를 상대하는건 처음일테니, 이번만큼은 최대한 자네의 편의를 봐주겠네.
미하일:(순간적으로 몸에 전율이 흐르듯 느껴버린 곳을 재차 자극하고 빼내자 몸이 미세하게 움찔거린다. 삽입을 부드럽게 할 요량으로 칠해진 기름이 회음부를 타고 내려와 번들거리는 모양새가 보는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했을지도. 회음부에 단단하게 일어선 것이 닿는 감각은 다음에 이어질 것을 너무나도 명확하게 뜻했다. 저게 뒤에 들어간다고? 안색이 살짝 파리해져 못견딜 것 같아 몸을 일으키려 하는데 크리스의 동작이 한박자 빨라서 곧 제압당한다. 요새 몸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 크리스의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대로 그를 받아들인다. 제 안을 빠듯하게 채우며 압박되는 감각에 표정을 살짝 찡그리며 느린 숨을 내뱉으며 쏘아붙인다.)
... 제발 입 좀 다물게, 크리스.
크리스:내가 원하는대로 해도 불만을 가지지 않겠단 뜻으로 알아듣겠네.
(용케 반발하는 미하일의 뒷머리를 손바닥으로 살살 쓸면서 천연덕스러운 미소를 띄운다. 그러나 예상했던 것보다 미하일이 잘 버티자 심술이 났는지 미하일이 문장을 마치자마자 미하일을 구속하고 있던 손들을 골반으로 옮긴 후, 예고없이 밑둥까지 우악스럽게 박아버린다. 그 충격에서 미하일이 채 회복하기도 전에, 다리를 오므리지 못하도록 접혀진 무릎의 뒤를 떠받들고는 장식장의 물건들이 덜거덕거릴만큼 강하게 안을 오가며 미하일의 입술을 혀로 핥아올린다.)
미하일:그게 뭔-, (안을 천천히 들쑤시는 것도 간질간질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열에 들뜨는 느낌이 드는 바람에 무슨 일이 있어도 느끼지 않으려 어거지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다. 허나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상대가 주는 쾌락마저도 기꺼워하는 몸의 반응과, 손은 자유로워졌으나 제 골반께를 잡고 안쪽 깊은 곳까지 넣어버리는 행위에 헉, 하고 신음성을 삼키며 서랍장을 잡고 버틴다. 그만하라는 듯, 다리를 모으려하나 도리어 다리가 홱 들려 안쪽 더 깊은 곳까지 거칠게 찔러넣을 때마다 전신으로 빠르게 퍼지며 들뜨는 감각이 확확 퍼져서 꼴사나운 소리가 터져나오지 않게 하려 이를 단단히 물며 크리스의 어깨를 밀어낸다. 차곡차곡 쌓이는 열감과 쾌락이 어느 순간에 다다르자 머리가 하얗게 탈색됨과 동시에 아래를 바짝 조이며 작은 교성을 내지른다.)
... 힉, ...--!!
크리스:이 옷을 입고 있을 때 만큼은 내 명령을 거스르지 않는 착한 여자...‘마리아’가 되어야 한다는걸 기억하게. 자네가 누구였는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잊고 내게 복종하는걸 최우선으로 삼으란 말일세.
(슬며시 몸의 방향을 틀어 어깨를 밀어내는 힘을 비켜내고서 하악과 목뼈의 틈을 약하게 짓누른다. 급하게 호흡하는 미하일의 이마를 검지로 톡톡, 두들기면서 낮은 목소리로 경고를 속삭인다. 치맛자락을 걷어올려 미하일의 것이 아랫배에 부딪히고, 애액처럼 속을 가를수록 점점 더 많이 배어나오는 미지근한 기름이 성기에 들러붙는 광경을 감상하다 쥐어짜내는듯한 감각이 밑에서 느껴지자 윽, 하고 목을 울리며 인상을 쓴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미하일이 가는걸 용납하지 않겠다는듯 미하일의 기둥을 잡아채고 요도를 엄지로 막고는 마침내 사정할 때까지 관계를 계속한다.)
미하일:(부족한 숨을 채우려 입을 벌리며 안간힘을 쓰는것이 제법 절박해보였다. 이어지는 크리스의 경고에 미간을 구기며 그것이 무슨 소리냐는 듯이 노려보다 하얗게 탈색되는 감각에 무의미한 저항도 사그라들었다. 격하게 올라오는 감각에 몸이 바들바들 떨림과 동시에 아랫도리가 뻐근하니 사정해도 이상하지 않을 절정에 달했건만, 인위적으로 막혀 해방되지 못한 강렬한 감각들이 전신으로 되돌아가 크리스가 안을 턱, 턱 쳐올릴때마다 머리에서 작은 폭죽이 터지는 느낌이 들었다. 간신히 버티고 있던 이성의 끈을 거의 놓다시피 했으나 용케 교성을 무분별하게 내뱉진 않았다. 허나 너무 강한 쾌감을 느끼면 오히려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고 했던가, 무심결에 크리스의 허리에 다리를 살짝 감으며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여 차가운 크리스의 손에 제법 뜨거운 열락이 옮겨졌을테고, 그가 만족할때까지 몇번이고 절정에 달해 가버렸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았으리라.)
크리스:(팔에서부터 흥분이 미하일의 심장이 박동하는 박자에 맞추어 기어오른다. 겨우겨우 숨을 넘기느라 경련하는 근육을 장악한 기분을 누리고 싶은지 가버리고 나서도 미하일의 목에서 손을 떼어내거나 몸에서 성기를 꺼내지 않은 채, 안으로 더욱 파고들어 정액을 깊은 데까지 질척하게 묻힌다. 허리에 둘러진 미하일의 두 다리를 어루만지면서 탐욕스러운 시선을 던지다가 곁눈질해서 본 창 밖의 풍경이 어두운걸 깨닫고는 상체를 구부려 미하일의 유두가 있을법한 곳을 앞니로 짓씹고 미하일의 것을 더디게 흔들며 은근하게 유혹하듯이 소근거린다.)
환락의 밤이 지나가려면 아직 멀었네, 미하일.
미하일:..아, 그만..., .-! ... (움직임이 조금 잦아들자 잔뜩 상기되어 잠시나마 벅찬 숨을 겨우 내쉬며 숨을 고른다. 앞으로 가지 못해 아직도 아래가 뻐근할지언대, 앞을 살살 흔들고 유두를 살짝 깨무는 약한 자극조차 민감한 자극으로 다가와 몸이 한차례 움찔거린다. 이미 볼 장 다 보았지만 그래도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것 마냥 손을 들어 제 얼굴을 가려버린다. 열기가 약간 걷히자 그간 자신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가 떠올라서 고개를 들수가 없었을터였다.) .... 제발 그만하게.... (목소리에 물기가 살짝 어린것 같기도 한데, 얼굴을 가리고 있으니 그 여부는 알 수 없었다.)
크리스:결정하는건 자네가 아니라 나일세.
(미하일의 입에서 울먹거리는듯한 목소리가 조그맣게 흘러나오자 뜻밖인지 신기한 눈초리로 쳐다본다. 평소에는 죽어도 연약하거나 초라해진 꼴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 인물이 그러니,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지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단호한 어투로 미하일의 요청을 묵살하고는 낯을 덮은 손을 옆으로 치워내며 발언할 권리를 박탈한다는 의미로 미하일에게 입맞춤을 한다. 그러곤 꼿꼿한 미하일의 음경을 더듬다 돋아난 핏줄을 손가락으로 쓸고, 음낭을 주물럭거려서 사정을 부추기며 느리게 안쪽의 취약한 부분을 제 것으로 쿡쿡, 건드린다.)
미하일:(크리스가 치워낸 눈가에 물기가 살짝 배어있었을지도. 어찌저찌하여 눈물을 삼키는데에는 성공하나 표정이 흐트러지거나 크리스를 방어하는 데까진 여력이 되진 않았는지, 크리스가 입맞춤을 하는것까지 막진 못한다. 키스에 응하지는 않으나 워낙에 크리스의 기교가 뛰어나서인지 속수무책으로 말려들어가 미간을 파삭 구긴다. 푸르스름한 혈관이 도드라질 정도로 피가 몰린 성기를 살짝씩 자극하는 손길과 음낭을 주무르는 자극이 꽤나 강했는지, 뒤로 몇번이고 가버리는 바람에 다시 절정을 맞이하기 전까지 시간이 걸릴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금방 절정에 이르러 백탁액이 제 복부에 흩뿌려진다. 일순간 몸에 전율이 흐르며 크리스의 것을 반기듯이 제법 강한 힘으로 아래를 재차 꼭꼭 조여물고는 몸에 힘이 빠져 서랍장 위로 쓰러지듯이 늘어져 숨을 느리게 내쉰다.)
(잠시 숨을 고른 뒤, 크리스를 슬쩍 밀어서 떨어뜨리고 옷매무새를 대충 가다듬고는 크리스한테 낮게 쏘아붙인다.) ... 이젠 좀 들어가서 자라. (지금 당장 침대에 눕지 않으면 한대 때릴 기세다.)
크리스:(희뿌연 액체가 손등으로 흘러내리자 흡족한듯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미하일이 여운에 젖도록 내버려둔다. 공격적으로 죄여오던 내벽의 압력이 느슨해진 사이에 뒤에서 성기를 물리고 미하일의 입가에 배출된 정액을 닦아냈을 때, 미하일이 정사의 흔적들을 갈무리하며 지친 기색으로 날카롭게 말하자 아쉬워하면서도 순순히 물러난다. 첫날부터 무리하게 의지를 꺾으려들면 겁을 집어먹고 달아날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평상복을 마저 벗어 미하일에게 건네고 잠옷으로 갈아입고 나서야 미하일이 방을 나가도록 허락한다.)
좋은 밤 되게.
아침에 보지.
미하일:(옷을 받아들고는 크리스가 잠을 청하는 사이 가지런히 개어 제자리에 둔다.)
........
무거운 눈이 감깁니다.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욕망을 해소한 덕분일까, 푹신한 이불과 베개가 당신의 몸을 감싸고 고른 숨을 내뱉으면 금세 몸이 나른해지며 잠이 쏟아져요. 그렇게 당신은 잠에 듭니다.
달칵.
하고 창문 여는 소리가 들린 것도 같았지만, 그건 신경쓰지 않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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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불청객
BGM : https://youtu.be/Xjl2fSwz-Ck ◁ Link
여느 때와 같은 조용한 오후입니다. 미하일도 그새 사용인 행세에 적응한 모양인지 조용히 제 할 일을 하고 있고(한결 얌전해지긴 했습니다. 그만큼 까칠해졌지만요.), 그다지 소란스럽지도 않은....
참, 밤 사이에 또 온 집안의 창문이 열려있어 복도가 물바다였다고 했던가요? 덕분이 사용인들 사이에 귀신이니 뭐니 하는 말도 안 되는 소문이 도는 것 같지만, 크리스 당신만큼은 평온한 오후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불청객이 찾아오기 전까지는요.
손님이 찾아왔다는 안내로 응접실로 향하면 처음 보는 사람이 소파에 앉아있습니다. 그는 당신이 온 것을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짧게 목례합니다.
형사: 처음 뵙겠습니다, 크리스 씨.
엘렌 카터:저는 엘런 카터 형사라고 합니다. 어제 저택에서 사용인 하나가 죽었다지요? 사고사였다지만 신고가 들어오면 그래도 확인을 해야 하는 터라 이렇게 찾아오게 됐습니다.
카터 형사는 사람 좋은 얼굴로 웃어 보이며 말을 늘어놓습니다.
짧은 인사를 주고받은 뒤, 크리스의 뒤에 선 사용인을 흘끔 쳐다본 카터 형사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크리스와 나눌 이야기가 있으니 사용인을 물려달라 요구해옵니다.
크리스:만나서 반갑네, 엘렌. 그런 일이 있은지 얼마 안 되어 다들 정신이 없는 터라, 따뜻한 차를 대접해주지 못한걸 너그럽게 이해해주게.
(엘렌이 하인을 힐끔거리자 손을 내저어 방에 둘만 있게 해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허리를 구부려 크리스에게 예의를 표한 하인이 엘렌을 주시하며 문을 닫는다.)
사용인이 떠나면 응접실엔 크리스와 카터 형사. 두 사람만이 남아 있습니다. 카터 형사는 사용인의 발소리가 멀어지는 것까지 확인한 뒤, 은밀한 목소리로 본론을 꺼내놓기 시작합니다.
크리스:말 그대로 사고였기 때문에 현장을 살펴본다해도 그다지 특별할건 없을거라네.
엘렌 카터:사실 사용인이 죽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는 건 핑계였습니다. 블라스토스 경께서도 제가 왜 찾아온 지 아실 것 같으니... 미하일의 이야기를 해볼까요?
이틀 전, 이 주변에서 미하일을 목격했다는 신고가 있었습니다. 저택 주변의 골목에서 한참이나 이 저택을 바라보고 있다가 날이 저물자 이곳으로 향했다더군요.
크리스:...흠. (평온한 태도로 엘렌의 말을 경청하다가, 미하일의 이름이 언급되자 의자의 팔받침대를 중지의 끝마디로 경쾌하게 두들기며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
흥미로운 이야기로군. 하지만 난 모르는 일이라네.
미하일은 지난 20년간 안부를 묻는 편지조차 보내지 않았지.
여길 찾아올 이유가 전혀 없단 말일세.
엘렌 카터:(미심쩍다는 듯이 크리스를 가만히 바라보나, 이렇다할 물증은 현재 들고오지 못했기에 다른 질문으로 돌린다.)
다른 질문을 해보죠. 저택에서 죽은 사용인은 확실히 사고로 죽은 게 맞습니까? 아까 들어오면서 계단을 확인했지만, 그곳에서 구른다고 사람이 죽을 정도는 아니었던것 같은데 말입니다.
크리스: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네. 하지만 자네는 형사이니 알겠지. 세상에는 그보다 훨씬 바보같은 이유로 죽은 사람도 많다는걸.
누굴 탓하겠나? 운이 나빠 그렇게 된 것을.
하지만 자네는...
범인이 따로 있다고 믿는 모양이군.
엘렌 카터:.... 실수로 죽었다고 하기엔 석연치 않은 점들이 몇가지 있어서 말이죠. 자세한 것은 증거가 더 나와봐야 알겠지만 말입니다.
사용인들의 말을 들어보니 어제 새로운 사용인이 왔다던데.... 그 사용인을 만나 볼 수 있을까요?
곤란합니다. 여기에서 미하일을 넘겨버린다면, 크리스는 무사할 수 있을까요?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숨겨준 죄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겁니다. 지금의 상황에선 미하일을 숨기는 게 좋겠죠.
크리스는 다른 하인을 데려와 미하일인 척 카터 형사를 속여넘길 수도 있고, 미하일을 멀리 심부름 보내 며칠 후에나 돌아올 것이라 거짓말을 해도 좋습니다.
정 죗값을 치루게 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말릴 사람은 없죠. 감방에 가는건 미하일이지, 크리스가 아니니까요.
크리스:마리아 말인가? 그녀는 지금 체스터필드 자작의 집에 가 있네. 뭔가 중요한걸 놓고 왔다고 하더군. 훌륭한 일터를 소개해준 것에 대한 감사인사도 전하겠다며 오늘 아침에 저택을 나섰지.
조금만 더 일찍 방문했다면 만날 수 있었을텐데 아깝게 되었네. 수고를 하게 생겼군. 먼 길을 가야할테니 아침식사라도 들고 떠나게.
엘렌 카터:(작게 미소를 지어보인다.) 호의에 감사드리며, 마음만이라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카터 형사는 미하일의 행방을 묻는 것을 포기한 듯 보입니다. 잠시 말이 없던 그는 코트의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크리스에게로 내밀어 옵니다.
구겨진 눅눅한 종이에 그려져 있는 것은 자두를 닮은 형태의 열매입니다. 푸른 물감으로 칠해져있는 것이 꼭 동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모양새군요.
카터 형사는 말없이 그것을 내밀고 당신의 반응을 살피더니 이내 종이를 돌려받으려는 듯 손을 내밀어 옵니다.
크리스:이건 뭔가? (그림을 재빨리 훑어보고는 무엇인지 전혀 감이 안 잡힌다는듯 어깨를 으쓱이며 종이를 되돌려준다.)
엘렌 카터:표정을 보아하니 이것에 대해 알고 계신 것은 없는 것 같군요.
미하일에 대해 이야기 드릴 것이 있으니, 내일 오후 2시 까지 서로 와서 절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 미하일이 있던 블라스토스 가의 참극을 이곳에서 되풀이 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꼭 와주셔야 할 겁니다.
그리고, 절대 그 누구에게도 저를 만난다는 것을 발설하지 마십시오. 그 누구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눌러 말하는 힘이 실린 목소리를 끝으로 카터 형사는 자리에서 일어서 짧은 목례 후, 응접실의 입구로 향합니다.
닫히는 문과 멀어지는 발소리. 아, 문득 자신은 살인 사건의 범인이 아니라 말하던 미하일의 목소리가 떠오릅니다.
이어서 스쳐 지나가는 것은 어제 계단 아래에 쓰러져있던 처참한 시신.
미하일 옷깃의 작지만 선명했던 붉은 자국. 미친 사람처럼 목을 쥐어뜯던 미하일의 손.
그리고 올곧은 눈으로 제게 말하던 형사의 얼굴.
당신이 이 저택에 숨겨준 것은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쓴 사람이 맞을까요? 그게 아니라면....
미하일:손님이 다녀간 모양일세. 형사라는 것 같던데.
갑작스럽게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립니다. 얼마나 생각에 깊이 잠겨있었으면 사람이 다가오는 인기척마저 느끼지 못했단 말인가요.
고개를 돌리면 조금 굳은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는 미하일이 서 있습니다.
미하일:나에 대해 묻던가?
크리스:그렇다더군. 왜, 자네를 잡으러 왔을까봐 그러나?
죽은 하녀의 사유를 수사하기 위해 방문했던 것 뿐이니 걱정할 필요없네.
미하일:.... (별다른 말을 하지는 않는다.) 알겠네.
(To GM): 크리스와 대화를 나누던 도중, 미하일은 창문이 닫혀있는 응접실에서 가까이에 있는 참사자의 체온마저 거북스럽게 느껴지며 이성 판정.
미하일:=
(To GM)rolling 1d100<37
()
35
1 Success
미하일:=
(To GM)rolling 1d3
()
1
1
(To GM): 이성 –1, 침식 3단계 공허 진행.
크리스:그렇지만 조심하게.
자네는 저택에 온지 얼마 안 된 사람이라 의심을 받을 수 있으니.
미하일:...........
그런데...미하일이 이상합니다.
분명 바로 직전까지 당신을 바라보며 응시하던 눈은 초점이 흐려져 허공을 응시하고, 당신에게로 쏟아지던 말들 또한 끝을 맺지 못했습니다.
마치 실에 묶인 인형극의 마리오네트처럼 부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뒤를 돈 미하일은 당신을 내버려 두고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합니다. 당신이 그의 이름을 불러도 들려오는 대답은 없습니다.
그의 걸음을 따라 걸으면 도착한 곳은 주방. 그는 망설임 없이 고기를 저장해둔 곳으로 향하더니 곧 바닥으로 주저앉습니다.
질겅. 질겅.
꿀꺽.
무언가를 씹어 삼키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옵니다.
몇 분이나 그러고 있었을까요. 문득 움직임을 멈춘 미하일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당신을 응시합니다.
온통 붉게 물든 입가와, 잇새에는 날고기를 문 얼굴로...
미하일:=
(To GM)rolling 1d3
()
2
2
(To GM): 이성 +2
크리스:...이것도 자네 소행이었나?
(갑자기 미하일이 불편해보이는 거동으로 특정한 목적지를 향해 가자 미하일의 뒤를 밟는다. 생고기를 먹어치우는 기행을 침착하게 관찰하다 미하일의 이질적인 눈빛을 마주하고서 하-, 하고 냉소적인 웃음을 흘린다. 경계하며 반사적으로 식칼이 꽂혀있는 장소로 조심스럽게 이동한다.)
미하일은 크리스를 잠시 멍하니 보다가 자신의 손에 들린 것과, 자신의 입안에 들어있는 것이 무엇인지 차례로 확인하곤 그것들을 내던지고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생고기에서 묻어난 핏물이 흥건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몇 번의 헛구역질을 하던 미하일이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눈을 피하곤 주방 밖으로 도망치듯 달려나갑니다.
당신이 본 것들을 되새겨 봅니다. 핏물로 물든 입가와 날고기를 욱여넣은 입. 텅 빈 동공으로 당신을 돌아보던 그것이 사람의 형상이던가요.
크리스,
지금 당신의 저택에 들어선 것은 당신이 알던 미하일이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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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미하일
BGM : https://youtu.be/w6fTM3lOUUw ◁ Link
그 모든 일이 있었지만, 미하일은 지금 다시 당신의 곁에 서있습니다. 도망칠 땐 언제고 다시 말끔해진 차림으로 돌아와 당신의 옆에서 저녁식사 시중을 들고 있군요.
비워진 잔에 와인을 채우고, 당신이 떨어트린 식기를 줍기 위해.
다만, 당신의 눈을 끈질기게 피하고 있습니다.
율시즈 (GM):*RP 구간입니다. 자유 행동.
크리스:(한참 포크로 그릇의 가장자리를 딱딱, 때리다가 인내심이 달아났는지 식탁에다 내려놓는다.)
...미하일. 어젯밤의 일을 해명해보게.
미하일:......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군. 내 의지가 아니었네.
크리스:그럼 누구의 의지였나?
유령에게 씌이기라도 했단 말인가? 자네가?
미하일:......... (무어라 말을 하려 했으나 곧 입을 다문다.) 면목이 없네.
(스스로도 잘 모르는것인지, 뭔가 짚이는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을 하지 않는 것인지는 모를 일이었다.)
크리스:유일한 조력자인 내가 자네를 살인자로 여기길 바라는게 아니라면 진실을 얘기해줘야 할걸세.
자네에게 살해당하는건 사양이니.
미하일:........ 말해도 못 믿을걸세.
크리스:믿을만한 사정인지 아닌지는 듣고나서 판단하겠네.
그렇다고 갑자기 식성이 바뀌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꺼내지는 말게.
미하일:(답답한 듯한 표정으로 있더니 약간은 신경질적인 어투로 말한다. 마치 그만 캐물으라는듯.) 나조차도 잘 모르겠는데 그걸 뭘 어떻게 설명하라는 건가.
크리스:자네의 무죄를 입증하는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였던거군.
다른 질문을 하지.
언제부터 그랬나?
미하일:...(이정도는 말해도 되겠지 싶어 답을 한다.) 약 한 달 전부터 그랬네. 정신차리고 보면 엉뚱한 데 와있거나 날 것을 손에 쥐고 있더군.
크리스:1달 전이라...
자네를 잡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들에게 쫓기느라 정신이 나가서 그렇다고 하기엔...
왜 이렇게 되었는지 전혀 짐작가는 바가 없나?
어쩌면 그게 자네의 가족들이 죽은 이유와도 연관이 있을지 모르겠군.
미하일:........ (침묵으로 일관한다.)
크리스:...자네의 몸은 참 솔직했는데 말일세.
입은 그렇지를 못하니 안타까울 따름이군.
미하일:(다른 때라면 경멸스럽다는 듯이 흘겨봤을텐데 지금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침묵을 고수한다.)
크리스: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데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라...
그걸 광기라고 하지 않던가?
아무래도 자네가 가야할 곳은 감옥이 아니라 병동이 아닐까 싶네.
광증이 있다는걸 인정하고 치료를 받으면 감옥에 보내지지 않을테고, 자네가 저질렀다 여겨지는 범죄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도 어느정도 풀리겠지.
미하일:(감옥보다 더한 곳이 정신병동이었던가. 표정이 안좋아지는데, 한참을 망설이다 무릎을 꿇고 크리스에게 빈다.) ... 나중에 다 설명해줄테니, 제발 정신병동만큼은 보내지 말아주게.
크리스:이런, 자네의 이런 꼴을 보려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유감이라는듯이 말하지만, 표정에는 언뜻 희열이 스쳐지나간다. 낮춰진 미하일의 몸을 조용히 응시하다가 조금 흐트러진 앞머리를 쓸어올려준 다음 그대로 머리채를 거머쥐고선 뒤로 휙, 꺾어낸다.)
...그러나 추후에 내게 납득할만한 근거를 대겠다는 약속은 기억해두지.
미하일:(머리채가 붙잡혀 당겨지는 통증에 미미하게 표정을 구긴다. 아무리 사정이 급하다고 해도 그렇지, 이렇게 쉽게 무릎을 꿇어선 안되었는데 하는 후회를 하지만 이미 내뱉은 말을 어찌 주워담으랴.) ... 알았으니까 머리칼은 놓고 말하시게.
크리스:자네가 이제서야 스스로의 위치를 자각한 것 같아, 기쁜 나머지 손이 먼저 나갔네. 가보게. (손아귀에서 힘을 빼고는 예뻐하는 애완동물을 대하는 것처럼 뺨을 두 어번 가볍게 두드려준다.)
이후 미하일은 어제와 같이 크리스의 저녁 시중을 들고, 취침 준비를 돕기위해 크리스의 방까지 동행합니다.
방에 들어선 미하일은 서툰 손길로 크리스가 잠옷으로 갈아입는 것을 돕기 위해 크리스가 입은 옷의 단추를 풀어내려갑니다.
그런데 문득, 맨 몸에 스치는 미하일의 체온이 불쾌할 정도로 차갑습니다.
크리스 본인의 몸도 차가운 편이지만 미하일의 몸이 이렇게까지 차가운 편이었던가요?
크리스:(가슴께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감각에 미간을 찌푸리더니 미하일의 한 쪽 손을 낚아채더니 손바닥을 유심히 살펴본다.)
....이상하군.
자네, 바깥에 나갔다 왔나?
미하일:(갑자기 손목이 잡아채지자 당황한 듯한 눈빛이 스쳐지나가나 곧 가라앉는다.) ... 찬물로 씼어서...
찬물로 씼은것 치고는 너무나도 차가운 온도입니다.
크리스:오늘 자네에게 따로 씻을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을텐데.
...시체를 만지는 기분이군.
또 무슨 짓이라도 저질렀나?
미하일:그런 거 아닐세. (제법 단호한 어투로 말한다.)
크리스:...글쎄, 그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미하일을 곁눈질하고는 손을 제 입가로 끌어와 혀로 안쪽의 굴곡진 부위와 인대를 느리게 핥는다.)
이번에도 자네의 입에서 정직한 답변이 나오길 기대하는건 무리일 것 같으니, 다른 방식으로 진실을 가려내겠네.
미하일:(인대를 느릿하게 핥아올리는 감촉이 유난히도 간지럽게 느껴져 기민하게 움직여 손을 빼내곤 경멸스럽다는 표정으로 그를 본다.) .... 허튼짓 그만하고 얼른 잠이나 자게. 자넨 지치지도 않나?
크리스:자네야말로, 오늘은 얌전히 방 안에 머무르게. 자네의 수상한 행적을 덮어주는 것에도 한계가 있으니.
안그래도 내 아내는 자네를 못 미더워하던데, 그 이상의 관심을 받는건 피하고 싶을거라 믿네.
자네가 사고를 치지 않을 자신이 없다고 핟나면 밤새 안아줄 요량으로 얘기를 꺼낸 것이네만...
확실히, 내일은 일이 있으니 자제하는게 현명한 선택이겠지.
(제 손길을 거부한 앞으로 성큼, 발을 내딛곤 위험한 욕망이 깔려있는 눈으로 미하일을 쳐다보며 가슴의 한가운데부터 배꼽 위까지 스르르, 쓰다듬어 내린다.)
날 시험하려 들지 말게, 미하일.
크리스:내가 승부에서 지는걸 얼마나 싫어하는지 잘 알잖나.
모쪼록 신중하게 처신하게.
(주의를 주듯 귓속말로 미하일에게 몇 마디 말을 건네곤 침대에 눕는다.)
미하일:(크리스랑 한 방에 있는것도 썩 좋은 일은 아니었다만 바깥으로 나가는 것도 그리 현명한 선택이라는 보장이 없어 크리스의 말을 묵묵히 듣는다. 크리스의 손이 흉골부터 배꼽까지 스르륵 만지는 손길에 흠칫한다.)
(귓속말로 주의를 주곤 그대로 침대에 눕는 크리스를 빤히 보다가 이불을 덮어준다.)
미하일은 어제와 같이 당신의 취침준비를 돕습니다. 침대위로 몸을 뉘인 당신에게로 이불을 정리해 덮어주고,...아,
멀어질 줄 알았던 얼음장같은 손이 당신의 뺨으로 와닿습니다.
왜...?
미하일:...... 좋은 꿈 꾸시게.
웃었나요? 웃은 건가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비웃음도, 실소도 아닌. 마치 진심으로 행복하다는 듯한....
하지만, 이유를 묻기도 전에 잠이 쏟아져 옵니다.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감아내면, 마지막으로 들려온것은 또다시 그 소리...
"달칵-"
-------------------------------------------------
8.푸른 열매
BGM : https://youtu.be/_IoBk-2-tKs ◁ Link
크리스는 약속이 있다는 핑계로 미하일을 두고 저택을 나섭니다. 비는 여전히 그치지 않은 채, 온 도시를 적시며 쏟아지고 있습니다.
며칠째 폭우가 내린 탓에 날 또한 부쩍 추워졌군요.
하얗게 번지는 입김에 코트 깃을 여미고 우산 아래로 겨우 몸을 숨긴 채 서로 들어섭니다.
엘렌 카터:오셨습니까, 블라스토스 경. 여기 앉아계시면 차를 내오도록 하죠.
크리스:또 보는군. (고개를 까닥여 짤막한 인사를 하고선 근처의 의자에 편히 앉는다.)
크리스를 반갑게 맞이한 카터 형사는 자신의 사무실로 데려가 앉히곤 김이 피어오르는 차 한 잔을 가져와 크리스의 앞으로 내밉니다.
그리곤 옆구리에 끼고 들어온 서류 뭉치들일 상에 하나하나 내려놓습니다.
그는 테이블 위로 엉망으로 늘어져있던 서류더미들을 한 쪽으로 밀어 놓더니 자리가 난 테이블 위로 흑백 사진 몇 장을 늘어놓습니다.
사진엔 하나같이 끔찍하고 기괴한 모습들이 담겨있습니다. 목과 가슴 등 급소를 공격당해 사망한듯한 시신의 사진.
그 옆엔 불이라도 난 것인지 온통 재가 돼버린 새카만 땅.
이어서 보이는 것은 자두를 닮은 열매들이 맺혀있는 잎이 없는 밝은 색의 나무줄기.
나무의 줄기에는 마치 절규하는 듯한 사람의 얼굴을 닮은 형상.
그리고...
죄수복을 입은 남자의 어깨 위로 아까 본 나무줄기와 흡사한 것이 돋아나있고, 그 끝엔 열매가 맺혀있는 모습.
율시즈 (GM):*크리스, 이성 체크
크리스:
기준치: | 69/34/13 |
굴림: | 5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율시즈 (GM):*크리스, 이성 감소 없음.
역시 미하일을 취하겠다는 일념으로 움직이는 크리스에게 이정도 사진쯤은 별 타격을 못주나봅니다.
크리스가 사진을 모두 확인하면 카터 형사가 입을 엽니다.
엘렌 카터 첫 번째 사진은 (미하일의 성씨) 저택에서 사망한 시신들의 사진입니다. 신문에 난 것과 같이 온통 급소를 공격당했죠.
엘렌 카터 그리고 두 번째 사진은 미하일이 반 년 전 북부에 사들인 땅이죠. 주변 마을의 말로는 과수원이 있었다던데, 어느 날 그곳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전부 사라졌고 다시 가보니 저렇게 온통 불에 타있었다더군요.
엘렌 카터 세 번째 사진은, 그 과수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열려있던 나무입니다. 과수원이 불타기 전 그곳을 보았던 사람들의 진술로 과수원에 심은 과일과 동일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엘렌 카터 마지막 사진은...그 과일을 먹은 사형수의 모습이죠.
마지막 말이 끝나자 카터 형사는 무언가를 테이블 위로 올려둡니다. 입구가 막힌 비커에 들어있는 시리도록 푸른색을 머금은 과일 하나를.
엘렌 카터 과수원을 조사하던 중, 이상한 제보 하나를 받았습니다. 듣기로는 그 과수원에서 일을 하던 자라던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과수원에서 돌아온 이후로 집에 처박혀 나오질 않고 과일만 보면 비명을 지르며 발작을 일으킨다더군요.
엘렌 카터 그가 이야기하길. 그 과수원의 열매를 먹은 자들은 전부 괴물이 되거나 저 열매를 맺는 나무로 변해버렸다는데...물론 처음엔 믿지 않았습니다.
엘렌 카터 하지만 이 과일은 어떤 과일이며, 미하일이 어떤 목적으로 이것을 재배했는지는 알 수 없었기에 상부의 허가를 얻어 사형 집행이 예정돼있던 사형수들에게 열매를 섭취시켰습니다.
엘렌 카터 열매를 반개 정도 먹은 사형수 들은 목마름과 배고픔을 호소했으나 물과 음식을 줘도 계속해서 괴로워했습니다. 종종 자아를 잃은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체온이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덥다며 옷을 벗으려 들었죠.
엘렌 카터 강제로 체온을 덥힌 사형수는 곧 먹은 열매를 토해냈습니다. 분명 씹어 삼켜 곤죽이 됐을 열매가 크기만 작아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더군요. 그리고 사형수의 상태는 급속도로 좋아졌습니다.
엘렌 카터 하지만 열매 하나를 전부 먹은 사형수는...삽시간에 폭력적으로 변했고, 목마름을 호소하며 자신의 목을 쥐어뜯더니, 결국 옆에서 경과를 지켜보던 의사의 팔을 물어뜯어 삼키더군요.
엘렌 카터 그리고...그의 어깨에서 저 나무가 돋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엘렌 카터 미친 소리로 치부했지만 전부 사실이더군요...
엘렌 카터 또, 미하일 저택에서 살인이 있던 날, 미하일이 그의 저택으로 이 열매를 대량으로 들여왔음을 확인했습니다.
엘렌 카터 저택의 사람들이 이 열매를 먹었다면...그가 사용인들을 살해하고, 저택과 과수원에 불을 지른 이유가 설명됩니다.
엘렌 카터 아마 미하일은 처음부터 이 열매가 무엇인지 몰랐을 테고...이것들이 밖으로 퍼져나가는 걸 어떻게든 막고 싶었을 테죠.
엘렌 카터 이게 저희가 알아낸 전부입니다.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열매를 분석하는데도 시간은 걸릴 테니까요.
엘렌 카터 지금으로선 열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미하일을 찾는 게 급선무입니다. 우린 그를 잡아들이려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감사하고 있죠.
엘렌 카터 그 저택에서의 살인이 없었다면 지금쯤 이 도시는 저 열매와 시체들로 뒤덮여 있었을 테니.
율시즈 (GM):* 믿을 수 없는 이야기에 크리스 이성 체크.
크리스:
기준치: | 69/34/13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율시즈 (GM):*1D3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크리스:=
rolling 1d3
()
3
3
율시즈 (GM):*크리스, 이성 -3
크리스:(골치가 아픈지 아무 말 없이 눈썹의 테두리를 손가락으로 쓸면서 한숨을 쉰다. 그리고 경찰 측에게 미하일을 넘기는게 과연 제게 이득일지를 곰곰이 따져본다. 하지만 역시, 지금 엘렌 형사에게 미하일의 출처를 자백해선 안된다는 결론을 내린다.)
...너무 비현실적인 얘기라 선뜻 협조하고 싶어지진 않는군.
그렇지만 자네 말이 사실이라면, 미하일은 죄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달아나고 있는건가?
율시즈 (GM):어떻게 보면 그런 셈이죠. 그에게 쓰여진 누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그를 찾아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엘렌 카터:어떻게 보면 그런 셈이죠. 그에게 쓰여진 누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그를 찾아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그의 말을 곱씹으며 미하일의 행동들을 떠올려 봅니다.
목을 쥐어뜯으며 갈증을 호소하던 미하일. 핏물이 떨어지는 날 고기를 뜯어먹던 미하일.
그리고 매일같이 열려있던 온 집안의 창문...
그때, 카터의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가 들려옵니다.
열린 문틈 사이로는 카터를 급히 찾는듯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카터는 양해를 구하고 열매만을 챙겨든 뒤 잠시 기다리고 있어달라며 사무실을 나섭니다.
엘렌 카터:실례지만 급한 일만 해결하고 최대한 빨리 돌아오겠습니다.
율시즈 (GM):* 사무실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엘렌 형사가 사무실을 나선 뒤, 턱을 손등으로 받치곤 잠시 생각에 빠진다. 뭔가 마음에 걸리는게 있는지, 눈을 찡그리며 주변을 둘러본다.)
율시즈 (GM):*홀로 남아 사무실을 둘러보면 당신이 앉은 소파와 테이블을 제외하고 [책상]과 [작은 캐비닛] 정도가 들어서 있는 좁은 사무실임을 알 수 있습니다.
크리스:([책상]을 조사한다.)
율시즈 (GM):[책상]
*메모지와 펜이 엉망으로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메모지 위엔 커피 잔을 놓았다 뗀듯한 커피 자국 또한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것은... 책상 한쪽에 놓인 카터의 것으로 보이는 조금 젖은 코트입니다. 코트 아래로 무언가 들어있는 듯, 불룩합니다.
크리스:(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코트를 들춘다.)
율시즈 (GM):*코트를 들추면 [수갑]과 장전된 [리볼버 한 구]가 보입니다. 카터가 한 이야기들과 미하일의 얼굴이 스쳐 지나갑니다. 이 물건들이 있다면 미하일을 제압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죠. 적어도 당신 몸을 지킬 무기가 생기는 셈이니.
크리스:(둘 다 챙기면 더할나위 없겠으나, 총이 사라지면 쓸데없이 경찰의 의심을 살 수도 있으니 수갑만 몰래 챙기기로 한다.)
([작은 캐비닛]을 살펴본다.)
율시즈 (GM):[작은 캐비닛]
*잡동사니와 수많은 서류들이 엉망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카터 형사는 정리 정돈과는 거리가 먼 사람 같군요.
*그중 가장 최근 것으로 보이는 제일 앞의 서류뭉치를 들어 펼쳐보면... 미하일의 인적 사항과 살인사건 이후 그의 이동 경로를 추적한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가장 마지막의 추측위치는 크리스, 당신의 저택입니다.
카터 형사는 아직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가 돌아오면 당신을 추궁하겠죠. 그는 당신의 저택에 미하일이 있을 것이라 확신하는 모양이니까요.
카터에게 협조해 미하일을 넘기지 않는 이상 당신과 당신의 가문은 분명 곤란해질 겁니다.
지금 카터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몰래 서를 빠져나가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율시즈 (GM):*5분 카운트 들어갑니다. 5분 내로 나가지 않을 경우, 카터 형사와 마주치게 됩니다.
크리스:(알렌 형사가 돌아오길 기다린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제자리에 다시 앉는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카터 형사가 돌아옵니다.
엘렌 카터: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블라스토스 경. 급한 일을 마무리짓고 오느라.
미하일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선 미하일이 법정에 출두해서 증언을 해야겠죠.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미하일을 경찰 측에 넘겨주십시오.
이젠 의도를 숨길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군요. 이렇게까지 나오는데... 그냥 넘어가기는 힘들것 같습니다.
하지만 형사를 슥샥했다간 되려 살인죄가 적용될수도 있으니, 말로 잘 구슬려야겠죠.
율시즈 (GM):* 대인 기능 사용 가능합니다.
크리스의 아내:
기준치: | 60/30/12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크리스의 말재주, 가히 경이롭습니다.
크리스:내가 미하일을 데리고 있단 증거는 확보하고서 그런 말을 하는건가?
언제부터 경찰이 아무런 물증도 없이 사람을 판단하는게 허용되었는지 모르겠군.
미하일이 내 자택 근처에 나타났었다는 사실은 저번에 자네가 방문했을 때 처음 들었네.
게다가 미하일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걸 본 사람은 아무도 없지.
나조차도 말일세.
그러니 억측은 그만두게.
크리스:다만, 한 가지 고백하자면...며칠 동안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긴 했었네.
밤에 자택의 창문들이 전부 열리거나 창고에 쌓아뒀던 고기가 사라지는, 사소한 일들이었지.
그렇기에 자네가 왔을 때 얘기할 필요성을 못 느꼈네.
하녀가 죽은 것도, 정말로 단순한 사고라고 여겼었지.
그렇지만 자네에게 체스터필드 자작을 찾아갔다고 말했던 그 하녀까지 어제 자택으로 돌아오고 있을 때 실종되었단 얘길 들었네.
그리고 그 후로는 기이한 현상들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더군.
크리스:자네에게 진상을 듣고나니 어쩌면 미하일이 눈에 띄지 않게 집안의 사람들을 해치고서 떠나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
나와 내가 머무는 곳을 수사하고 싶다면 기꺼이 돕겠지만...장담컨대 아무것도 안 나올걸세.
자네보다 저택의 구조를 더 자세히 아는 사람들도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자네나 경찰들이라고 찾을 수 있을 것 같나?
그리고 무엇보다, 내 아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걸세.
자넨 그녀로부터 허가를 받아낼 배짱이 있나?
(많은 거짓과 약간의 진실을 섞어서 적당히 변명한다.)
엘렌 카터:(그의 말을 잠자코 듣고있다가 문득 그의 부인의 성격이 보통 아니라는 풍문을 기억해낸다. 자칫했다간 경찰서를 뒤집어놓을수도 있다는 생각에 미치니 크리스를 추궁해봤자 소득이 없음을 짐작하고 어깨를 으쓱한다.)
...... 수사 방향을 변경하는 것을 고려해보겠습니다. 긴 이야기 해주셔서 수고가 많으십니다, 경. 바쁘시다면 이만 가보셔도 좋습니다.
체념한 듯 문을 열어주는 그의 모습을 보니 그를 감쪽같이 속아넘기는데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그의 배웅을 받으며 밖으로 향하면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날이 어둑해져 가자 더 추워지는 것만 같아요.
뿌옇게 퍼지는 입김을 뒤로하고 당신은 저택으로 향합니다.
당신의 사용인. 미하일이 기다리고 있을, 그 저택으로...
-----------------------------------
9.끝에서
BGM : https://youtu.be/FFBX_v4-urY ◁ Link
저택의 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이상하게 크리스를 마중 오는 이들이 없습니다.
저택의 불은 전부 꺼져있는 듯 어둑하고, 바깥과 다를 바 없는 찬 공기가 크리스의 주변을 맴돕니다.
크리스:(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하고서 주위를 둘러본다.)
주변을 살피면...
또다시 집안의 온 창문이 열려, 그곳으로 들이친 빗줄기로 인해 바닥과 벽이 젖어있습니다.
한 걸음 들어설 때마다 물기에 젖은 바닥을 밟는 크리스의 구둣발 소리와 더 거세게 몰아치는 비바람 소리만이 텅 빈듯한 집안을 울립니다.
안으로 들어설수록 크리스는 위화감을 느낍니다.
세차게 내리치는 비냄새 말고도 크리스의 코끝을 스치는 냄새가 있었습니다. 비릿하게 풍기는 기분 나쁜 냄새.
계단을 올라 2층으로 향하면 그 냄새의 정체를 알 수 있습니다.
군데군데 수를 놓듯 붉게 칠해진 웅덩이들과 쓰러져있는 몇 명의 사용인들.
숨이 붙어 있는가 가만히 보고 있자면 미동도 없습니다. 이미 한참 전에 차게 식어버린듯한 몸만이 크리스의 앞에 널려있을 뿐입니다.
율시즈 (GM):*크리스, 이성 체크
크리스:
기준치: | 66/33/13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율시즈 (GM):*크리스, 이성 감소 없음.
*이어서 듣기 판정.
크리스:
기준치: | 50/25/10 |
굴림: | 59 |
판정결과: | 실패 |
복도의 끝, 응접실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온 것도 같은데...
크리스:(엘렌 형사에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난장판이 된 저택의 모습을 보고도 그다지 동요하지 않는다. 품 안의 수갑과 애용하는 오래된 리볼버를 챙기고는 응접실로 향한다.)
소리를 따라 응접실로 향하면.....
보이는 것은 미하일입니다.
빗물이 떨어져 젖어버린 벽난로 앞에서, 제 손 등을 부지깽이로 찍어 바닥에 고정시킨 채 괴로움에 신음하는 미하일.
율시즈 (GM):*크리스, 이성 체크
크리스:
기준치: | 66/33/13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율시즈 (GM):*크리스, 이성 –1
크리스:(마치 망치로 못을 내리친 것 마냥 손을 부지깽이로 뚫어버린게 다른 누구도 아닌 미하일의 소행임을 눈치채곤 눈썹을 찡그린다.)
(미하일이 왜 스스로의 폭주를 멈추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총으로 미하일의 다리를 겨눈 상태로, 천천히 고통스러워하는 미하일에게 접근한다.)
열매를 먹지 않은 사람들까지 해치는 단계에 도달했나 보군, 미하일.
미하일은 말이 없습니다. 당신이 온 것도 눈치채지 못한 모양인지 자신의 손등을 관통해 그대로 나무 바닥에 박아버린 부지깽이만을 노려보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 미하일의 곁으로 다가가 미하일의 이름을 부르면...
(To GM): 미하일, 이성 체크
미하일:=
(To GM)rolling 1d100<39
()
38
1 Success
미하일:=
(To GM)rolling 1d3
()
3
3
율시즈 (GM):미하일, 이성 –3
(To GM): 미하일, 이성 –3
(To GM): 미하일, 4단계 침식 [분노] 진행.
미하일은 멍한 눈으로 당신을 올려다봅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빗물에 젖은 꼴을 하고서 파랗게 질린 낯으로 크리스를 응시하는 저 시선조차 시려오는 것 같습니다.
그 멍하던 표정이 점차 일그러지는 듯싶더니 순간 당신의 목으로 격통이 느껴집니다.
미하일의 자유로운 한 손이, 당신의 목을 움켜쥐었습니다.
한 손이기에 목을 완전히 조르기엔 부족한 악력이나 미하일의 손톱이 목의 살갗에 박히는 게 느껴집니다.
이건 살의가 담긴 행동입니다. 미하일은 명백히 당신을 죽이려 하고 있습니다.
아니, 이건 정말 미하일이 맞나요?
미하일의 뱃속에 들어있을, 그 푸른 열매가 아니고?
율시즈 (GM):아이디어 판정.
크리스:
기준치: | 80/40/16 |
굴림: | 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문득 카터 형사에게 들었던 이야기들이 떠오릅니다.
열매를 섭취한 사형수가 더위를 호소하며 옷을 벗으려 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강제로 체온을 덥혔을 때 그 열매를 전부 토해냈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미하일에게도...
미하일은 제 손이 엉망으로 망가지고 있는 것도 느껴지지 않는 모양인지 부지깽이로 바닥에 고정해둔 손을 움직이며 당신의 목을 조여옵니다.
부지깽이가 뽑히고 남은 손마저 자유로워진다면 당신은 꼼짝없이 미하일의 양손에 목이 졸려 죽고 말겠죠.
사람은 숨을 쉬지 못하면 5분도 채 살아남지 못합니다. 빠른 선택만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크리스.
율시즈 (GM):*5분 카운트 들어갑니다.
크리스:큭-! (미하일이 엄청난 악력으로 목을 졸라오자 짧게 신음을 내뱉는다. 재빨리 품에 숨겨져있던 수갑을 빼내 한 쪽을 미하일의 자유로운 손에다가 채우곤, 나머지 부분을 부지깽이에 걸려고 한다.)
율시즈 (GM):*크리스 근력 판정
크리스:
기준치: | 70/35/14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미하일의 손을 떨쳐내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던 걸까요. 점점 막혀오는 숨에 힘이 들어가질 않습니다.
율시즈 (GM):*무력으로 벗어날 수 있는 기능이라면 무엇이든 사용해 다시 시도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
기준치: | 50/25/10 |
굴림: | 56 |
판정결과: | 실패 |
미하일을 범할때 쓰던 그 힘은 다 어디로 간겁니까. 미하일을 수중에 넣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 가짐으로 다시 한 번 힘을 내봅시다.
크리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미하일의 손아귀에서 어떻게던 빠져나오는데 성공하여 한 걸음 뒤로 물러납니다.
한 시라도 빨리 미하일의 체온을 덥혀야 할 것 같습니다.
한 걸음 물러나 주변을 살피면...열린 창문에선 연신 비바람이 몰아쳐 들어오고 있습니다.
우선 저 창문부터 닫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집 안의 온도가 내려가봤자 좋을 꼴을 보지 못할 게 뻔하니까요.
(To GM): 힘 좀 내봐라 크리스 미하일을 이대로 보내버릴 셈이야?
크리스:(간신히 미하일의 살의가 담긴 손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한다. 쿨럭거리며 멍이 들었을게 분명한 목을 손으로 더듬다가 비틀비틀 일어나 창문을 쾅, 닫아버린다.)
(To GM): 미하일, 이성 1d3 회복.
미하일:=
(To GM)rolling 1d3
()
3
3
(To GM): 미하일, 이성 +3
문을 닫고 크리스가 미하일의 체온을 올릴 방법을 떠올리는 동안의 시간이 흐릅니다.
그리고 미하일은 흐느낌을 토해내며 크리스를 향해 부탁해옵니다.
미하일 "제발 도와줘, 크리스......."
미하일 "...이대로 죽어버리고 싶진........"
미하일의 핏발 선 눈에서 눈물이 한방울 떨어진 것 같기도 합니다.
미하일의 옆에 구겨진 채 나뒹구는 것이 보입니다. 젖은 성냥 상자입니다.
미하일은 벽난로에 불을 붙이려 했던 걸까요.
어쩌면 미하일도 자신을 미쳐버리게 만든 그 파란 열매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벽난로는 저렇게 온통 빗물에 젖어버린 것을요. 장작 또한 흠뻑 젖어 불을 붙이는 건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크리스:...걱정 말게. 자네를 죽게할 생각은 전혀 없으니.
살고 싶어해서 다행일세.
아까는 자네가 자살하려는줄 알고 깜짝 놀랐네.
그리 쉽게 자네가 구원을 얻도록 두진 않을걸세.
(부지깽이를 살짝 흔들어 미하일의 두 손이 고정되어 있는지를 확인한 후, 우회하여 미하일의 몸부림을 저지하기 위해 허리를 뒤에서 끌어안은 채 치마 위로 미하일의 것을 꽉, 쥐고서 애무한다.)
미하일:--!! (손을 관통하고 있던 부지깽이가 움직이자 고통에 몸부림친다. 크리스의 낮은 체온조차 미하일에게는 더웠던 것인지, 아니면 민감한 성감이 잡혀서 그런지 심하게 버둥거린다.)
크리스는 미하일의 몸을 구속하고 그의 체온을 덥히려 노력합니다.
그 과정에서 미하일의 사지는 끊임없이 당신을 방해하고 당신에게로 폭력을 휘두르려 합니다. 제정신이 아니어서 그런지, 아니면 당신을 싫어해서 그런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비록 당신을 그렇게도 싫어하는 미하일이지만, 저렇게 필사적인 표정을 하고서 당신에게 제발 자신을 도와달라고 말할 정도면...
그렇게 잠시 몸부림치는 미하일을 붙잡고 있으면, 며칠 내내 창백하기만 하던 얼굴에 혈색이 돌고, 보랏빛을 띄던 입술이 본래의 색을 되찾습니다.
고통으로 일그러져있던 표정에 쾌락이 서서히 감돌고, 가까이에서 와닿는 그의 숨 또한 더 이상 차갑지 않습니다.
오히려 열기가 느껴지는 것이...
미하일:...... 크리스... (아까는 좀 미친 사람처럼 벗어나려고 했으나 지금은 쾌락을 감당하지 못하는것인지, 부끄러운 것인지는 모를 표정입니다. 그의 팔을 잡고 밀어내려합니다.
크리스:입 다물고 있게. 내 집을 망가뜨리고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대가는 차차 받아낼테니.
(거센 저항의 여파로 몸 여기저기가 욱신거리긴 하나, 그렇다고 이 행위를 멈추면 돌변해서 덤벼들 가능성이 높기에 매섭게 미하일의 손길을 쳐내고는 엄지와 검지 사이에 약간 세워진 미하일의 것을 끼우고서 손을 위아래로 움직인다.)
미하일:.. 아, 그만.... (아무리 이성이 서서히 돌아오지만 그만큼 수치심도 느껴서일까, 성감을 잡고 애무하는 손길에 아랫도리에서부터 전신으로 열이 훅 퍼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제 몸 속에 자리잡은 과일의 영향때문에 거부반응이 이는지, 몸을 바짝 웅크렸다가 크리스의 팔을 억세게 붙잡는다. 그것과는 별개로 아래는 행위를 거듭할수록 단단하게 서고 괴로운 듯 내쉬는 숨결엔 열기가 서린다.)
그때, 미하일의 표정이 다시 괴로움에 물듭니다.
헐떡이는 숨소리를 내뱉길 몇 번, 이어지는 헛구역질과 토해내지는 푸른 것.
도저히 인간이 그대로 삼킬 수 있는 크기가 아닌 열매의 모양을 한 그것이 미하일의 입안에서 떨어져 나왔습니다.
마치 쥐가 비명을 지르는 듯한 찢어지게 높은 소리가 그 열매로부터 들려옵니다.
율시즈 (GM):*크리스, 이성 체크.
크리스:
기준치: | 65/32/13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율시즈 (GM):*크리스, 이성 -1
미하일은 완전히 지쳐버린 듯 눈을 감고 크리스는 바닥을 구르는 열매를 짓밟습니다.
열매의 비명이 멎고, 하얗고 파랗게 터져버린 열매의 과육이 바닥으로 흩어집니다.
끔찍했던 악몽을 뒤로하고 실로 오랜만일 단잠에 빠진 미하일의 얼굴은 편안해 보입니다.
크리스는 문득 며칠 내내 지겹게도 들려오던 빗소리가 그쳤음을 깨닫습니다.
잠든 미하일을 내버려 두고 일어나 창가로 향해 커튼을 걷으면, 샛노란 햇빛이 물러가는 먹구름 틈 사이로 크리스와 미하일을 비춥니다.
아, 지겹던 장마가 끝났습니다.
드디어.
[ENDING.3 장마의 끝]
[미하일 생존 / PC 생존]
율시즈 (GM):*에덴의 지배에서 자유로워진 미하일은 카터 형사 측에 자발적으로 출두해 에덴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전부 전달합니다. 남아있는 에덴은 전부 불에 타 사라졌고, 살인 사건 혐의는 이미 이전에 죽은 사형수에게 덮어 씌워졌으며 세상엔 미하일의 무죄가 공표됩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미하일의 행방을 아는 자는 없었습니다.
BGM : https://youtu.be/dKe3spwhUSY ◁Link
율시즈 (GM):자신으로 인해 끔찍한 일이 되풀이되는 것을 두려워한 미하일은 수도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낯선 곳에 멍하니 서 있기 일쑤였습니다. 그런 도피 생활을 반복하던 미하일에게 어느 날 떠오른 것은 크리스의 이름입니다. 서서히 흐려져 가는 자아 속에서, 크리스의 얼굴과 이름만이 남아 그의 저택으로 향하게 된 것은, 그만큼 그가 미하일에게 큰 존재였기 때문일까요?
크리스:* 아마 그럴겁니다. 미하일이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요. 자신에게 범해지는 공포를 각인시킨 크리스를. 그가 준 모멸감과 무력감을 미하일은 무의식 중에도 떠올렸던게 분명합니다.
* 크리스는 미하일이 자신을 무슨 의도로 찾아왔는지,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사망원인은 뭔지, 그리고 에덴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알려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건 미하일을 수중에 넣을만한 기회가 왔단거였죠.
* 크리스는 에덴이 어떤 조건 아래 통제되는지만 알아내면, 미하일의 증상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미하일이 저택 내에서 벌인 괴상한 일들을 무리하게 덮어가면서까지 그를 저택에 붙잡아두었습니다.
* 미하일이 경찰과 협력하여 그간 저택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해 버리자 크리스의 입장은 매우 곤란해졌습니다.
* 다행히 미하일과 자신이 관계를 했단 사실은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크리스는 엘렌 형사에게 했던 거짓말이 들통나 한 동안 경찰서를 지겹게 드나들어야 했습니다. 비싼 돈을 들여 변호사를 고용한 덕분에 감옥에 들어가는 처지는 면했지만요.
* 그 덕분에 가문과 사업의 명성에까지 영향이 미치자, 자신을 곤란에 빠뜨린 한 미하일한테 분노한 크리스는 막대한 거금을 들여 그에게 다시 새로운 죄목을 씌웁니다. 미하일이 본인의 가족들과 사용인들을 죽인건 사람들로부터 용서받을만한 일이였죠. 그들의 사회에 혼란을 몰고 올 수도 있는 것들을 대신 없애줬으니까요!
크리스:* 하지만 크리스의 저택에서 일하던 사람들과 그의 아내는요?
* 그들은 무고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미하일이 저지른건 살인이었어요.
* 변호사는 그 점을 강조하여 크리스가 미하일을 두려워해 그가 원하는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그럴싸한 변론을 펼쳐 수사관들의 이해를 샀습니다.
* 당시 크리스의 입장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만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졌고, 이번엔 미하일과 알렌 형사가 당황할 차례였습니다. 그러나 한창 크리스와 공방전을 벌이던 도중, 미하일의 행방이 묘연해졌습니다. 왜일까요?
* 살아남은 자들 중, 누구도 크리스의 욕망을 알아챈 사람은 없었습니다.
* 그가 어떤 수를 써서든 미하일을 제 것으로 만들 인간이라는걸 알고있는 자들은 모두 차가운 땅 아래에 묻혀버렸습니다.
크리스:* 아, 죽은 자들은 말이 없단 사실이 크리스에겐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 모릅니다.
* 비는 그쳤고, 도시엔 다시 평화가 깃들었지만...누군가는 아직 울고있겠군요.
* 하지만 무슨 상관인가요!
* 씻겨나간 흙과 함께 사람들의 기억도 언젠간 쓸려나갈겁니다.
* 그 땐 누구도 에덴이 불러온 비극에 희생된 한 남자가 있다는걸 떠올리지 못하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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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율시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