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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연성 백업용
by 율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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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캐들이_놀이공원에_간다면

산돌씨와 제 자캐 크로스오버 역극 2부입니다.


산돌씨 등장인물: 레드, 척이, 범이

율시즈 등장인물: 이라클리, 제데키아, 마태





(제데키아가 기분이 좋은 표정으로 걸어온다) 형제님들! 다같이 놀이동산 가요!

일동: ??

제디: 아, 이거요. 지인 형제분께서 단체로 가기로 했었는데 쓸일이 없어졌다고 저희 주셨어요. (방긋)


마태: ...어째서 사람들이 놀이동산 표는 너에게 몰아주는 것이냐.

제디: 하하, 그러게 말이예요. (시선을 회피한다)

헤라: 뭘 그렇게 살벌하게 말하냐. 표가 생겼으면 놀러가면 되는 것이고, 가서 즐기면 되는 것이잖아?


마태: 가는건 별 문제 없는데, 네놈도 가는건가?

헤라: 왜. 뭐. 내가 가는거에 문제있어?

마태: 많지. 지난번에 제데키아를 공중에서 자유낙하 시킨 놈이 누군데. (찌릿)

헤라: 그건 걔가 스릴넘치는 걸 원한다고 해서 한거고.


마태: 그걸 진짜로 하는 것이 제정신인가. (그때를 생각하면 골때리는지 표정이 약간 구겨진다)

헤라: 막판에 받아서 안 다쳤잖아? 너는 내가 뭘 할때마다 시비를 걸더라?


제드: 그만해요, 형님들. 다음부터 헤라형도 안그러겠다고 했잖아요. 헤라 형도 이쯤 물러나주세요.

마태, 헤라: (제드의 말에 서로 입을 다문다)


제드: 아, 그러고보니 레드씨와 범씨, 척씨는 놀이동산 간 적 있으세요? 여러가지 놀이기구들이 많이 있는 곳인데, 매우 재미있어요. 표가 마침 여섯장이니까 다같이 가면 좋을 것 같아요. (살풋 웃으며 레척범 일행을 바라본다)







(레드&척&범, 어딘지 곤란해 보이는 표정으로 얼굴을 서로를 바라본다.)


제드 : ...? :)

척 : ...저기, 말 해?

레드 : 형이 말 해.

범 : 음... 초 쳐서 미안한데요,


범 : (얼굴을 긁적이며) 저기... 놀이동산이라는 게 뭐죠?

제드 :

마태 :

헤라 :

제드 : ...설마 놀이동산 한 번도 가본 적 없어요?

척 : 들어본 적도 없어!! #해맑 (말 놨음)


(*진짜 새들의 민족 마을에는 놀이동산 같은 시설이 없어. 얘네들의 생경한 반응에 대한 율이 아이들의 반응을 이어줘! :D)


제드: (일행을 모아놓고 회의를 한다)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하는 거죠...?

헤라: 잘 설명해야지.

제드: 잘 설명해야하는 건 저도 알거든요. 어떻게 설명해야할지가 문제라고요.

마태: 일단은 네가 설명해. 놀이공원에 한번 가본 사람들보다는 여러번 가본 사람이 더 나을테니.

제디: 네....


제드: 으음... 놀이기구들이 많이 있는 곳이고, 높은 곳에서 자유낙하하는 것도 있고(?) 360도 회전하는 것도 있어요. (말이 꼬인다)

헤라: 그렇게 설명하면 쟤네들이 어떻게 알아듣냐, 멍청한 제디.

제드: (제무룩)


마태: ...(이걸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 지 같이 고민하다가 나뭇가지를 주워다가 흙바닥에다가 자이로드롭과 롤러코스터 모습을 간략하게 그린다) 이렇게 생긴 놀이기구들이 있는데, 보통은 높이 올라갔다가 떨어지면서 움직이는 놀이기구들이 많고. (옆에다가 회전목마처럼 생긴 걸 그린다) 천천히 회전하면서 주변 경치를 볼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것들이 많으니까 이번 기회에 타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요.


제드: 오오- 마태형. 바로 그거예요. 제가 설명하려던 걸 잘 설명해주셨어요 :D

헤라: 놀이동산에 한번 갔다온 사람이 여러번 간 사람보다 설명을 잘하네.

제드: 헤라형... 자꾸 그러기예요?

헤라: 그러니까 누가 그런식으로 설명하랬냐.

제드: (히잉)

헤라: (제드의 반응은 무시하고 말을 잇는다) 일단은 직접 타봐. 백번 설명하는 것보다는 한번 타보는게 이해가 빠를테니까.


(레드&척&범, 쪼그려 앉아 마태가 바닥에 그린 그림을 쳐다보며)


레드 : (회전하는 원통형의 놀이기구를 간략하게 그린 것을 쳐다보며) ...이건 뭐지? 원심분리긴가?

척 : (회전목마 그림에 관심을 보이며 살짝 상기되어) 나 이거 마음에 들어! 속도감 있을 것 같은 비주얼이야! 이거 빨라? 나보다 빨라?!

범 : ㅎㅎ 그게 얼마나 빠른지 모르겠지만, 네가 마음먹고 능력 쓴 채 전속력으로 움직이는 것보단 결코 빠르지 못할걸, 척.

제드 (그건 엄청 느리게 움직이는 물건인데요)

마태 (얘네 어떡하지)


범 : 레드, 네가 리더니까 선택은 너에게 맡길게.

척 : 레드! 가고 싶어 가고 싶어! #방방


레드 : ...이런 것도 경험을 통한 정보 수집의 일환. 기관에 사유서를 제출하고 휴가와 외출 허가를 받아볼게.

척 : (툭 치며) 에이~ 레드~ 좀 솔직해져 봐~! 재미있어 보여서 흥미가 간다고, 놀아 보고 싶다고 솔직히 말해~

레드 : 아, 아니거든?! (화끈)

제드 (귀엽다...)

마태 (귀엽군)

헤라 (귀엽네)


제드 : 그럼 가는 걸로! 시간 정해서 시계탑 앞에서 만나요! 시간은 따로 보낼게요!

범 : 고마워요, 제데키아씨.


헤라 : 같이 가는 건가. 오호... 놀이동산에... 처음 간다라~?? (씨익)

마태 : 헛짓할 생각 마라 이라클리. 네놈이 장난치기 전에 내가 전력으로 막겠다.

헤라 : 쳇.


(약속한 시간 조금 전에 일행 셋이 시계탑 아래에 모여있다)

제드: 하아... 이분들 진짜 괜찮을까요? 놀이기구를 아예 감을 못잡으시는 것 같았던데...

마태: 별일이야 있겠냐만 싶지만은.... (말을 하다 헤라를 보고는 한숨을 푹푹 내쉰다)

헤라: 뭐. 왜 나를 봐?

마태: ....허튼짓 하면 막으면 그만이니까.

헤라: 흐음- (이번에는 가만히 있을지, 사고를 칠지 고민을 한다. 대답은 안한채.)


마태: (주위를 슥 보다 멀리서 레척범 일행이 오는것을 발견했다) 저기 오는군.


(그의 말에 모두 마태가 시선을 두고있는 곳을 본다)


제드: (손을 흔들며 큰소리로 그들을 부른다) 저희 여기있어요, 레드씨! 척씨! 범씨!





(범이 제일 먼저 제데키아 일행을 발견하고 반갑게 손을 들어올리자, 척이 길고 늘씬한 팔을 크게 흔들며 팔짝팔짝 뛴다. 레드가 척의 등을 내리치며 무어라 핀잔을 하는 게 보인다. 촐싹대지좀 마, 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것이겠지.


마태 일행 앞에 다다르자, 척이 발랄하고 살갑게 제데키아와 하이파이브를 한다.)


척 : 제데키아 혀엉☆

제드 : 왔어요? 어우... 척씨에게 형이라고 불리면 기분이 이상해요. 처음 형이라고 불렸을 때가 그 때 그 마태 형의 벌칙 때 처음 들었으니까, 생각나려고 한다구요ㅋㅋㅋㅋ

마태 : 오느라 고생 많았다. 힘들진 않았나.

레드 : 아닙니다. 편의를 봐 주어서 감사합니다. #꾸벅


헤라 : 호오~ 얘네들 스타일 좀 보게?


(그러고 보니 평소와 조금 다른 사복 패션이다. 후드집업에 비니를 쓰고 있는 레드. 특유의 귀여운 인상과 잘 어울린다. 블랙진에 캔버스화. 평소처럼 캐주얼하지만, 평소와는 조금 다른 세련됨이 느껴지는 코디.


척은 평소의 노란 셔츠가 아니라 새하얀 셔츠에 검은 멜빵을 하고 있다. 검은 슬랙스가 슬림하게 떨어지고, 9부 정도의 길이에 늘씬한 발목 라인이 드러나고 깔끔하면서도 캐주얼한 단화를 신었다. 머리에는 검정 페도라. 깔끔한 패션이 척의 아이돌처럼 잘 생긴 얼굴을 한껏 돋보기에 해 준다.


가장 옷에 신경을 덜 쓴 듯한 범이지만, 그래도 잘생김은 숨길 수 없다. 슬림하게 몸에 붙어 그 몸을 부드럽게 감싸며 범의 균형이 잘 잡힌 몸의 윤곽을 너무 부각시키지도, 그렇다고 묻지도 않는 넥폴라 티. 늘씬한 라인의 검정 바지를 입고 구두를 신었으며, 넥폴라 위에는 얇은 두께의, 허벅지 윗단까지 살짝 내려오는 길이의 검은색 겉옷을 입었다. 정말 잘 어울린다.)


헤라 : 평소에 왜 이렇게 입고 다니지 않았냐?

레드 : 일하는데 무슨... 편한 게 장땡이죠.

척 : 뭐, 보여 줄 사람도 없잖아!


범 : 전 이렇게 사적으로 나오는 건 되게 오랜만이라서... 뭔가 어색하네요. 그냥 그대로 나오면 안 된다고 척이 성화를 부려 골라주는 대로 입어 보긴 했는데... 괜찮나...? (자기 몸을 휘익 휘익 둘러보며)


제드 : 정말 잘 어울려요 범씨!! (화사하게 웃으며)

범 : 어... 아하하, 감사합니다.

척 : 히히, 나 잘 했지?

헤라 : 노랑 꼬마야. 네가 사람 하나 살렸구나?


척 : (다 모인 일행을 잠깐 살펴보다가) 어... 어! 잠시만, (레드를 밀어내고 제데키아와 마태의 팔에 팔짱을 껴 이끌고 나오며) 두 사람, 잠깐만 이리 와 봐.

마태&제드 : ...?


(척, 마태와 제드를 범 옆에 세우고는 뒤로 떨어진다.)


척 : 짠! 검은 옷을 입은 세 명의 "키큰" 장정들!

마태&제드&범 :

척 : 길 가다 깡패와 부딪혀도 이 셋을 보면 걔네가 사과하고 피할 것 같지 않아? ㅋㅋㅋㅋ


(과연 검은 옷을 입은, 평균키 186cm의 키 큰 세 남자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장난 아니다.)


제드 : 굳이 비주얼만이 아니더라도, 마태 형과 범씨에게 잘못 시비 걸다간 실제로 뼈도 못 추릴 걸요? 아, 저는 빼 주세요. 저는 그런 대단한 힘은 없으니까요!

헤라 : 어이- 언제까지 세워 둘 셈이야?

마태 : 쓸모 없는 잡담은 그만두고 빨리 티켓이나 꺼내라, 제드.

제드 : 네네~


(가방에서 나온 여섯 개의 띠형 자유이용권.)


범 : 이 길쭉하게 생긴 게 티켓이라구요?

제드 : 아, 여러분은 이것도 처음 보겠구나- 이것만 있으면 안에 있는 것들을 전부 공짜로 자유롭게 탈 수 있거든요!

범 : 전부요? (살짝 놀란다)

레드 : 그런 식으로 운영을 하면, 대체 무슨 예산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감당이 되나? (깜짝)

제드 : 원래 그런 거예요. ㅎㅎ 자, 이걸 손목에 이렇게 팔찌처럼 둘러서... (레드 손목에 친절하게 직접 매 준다) 너무 꽉 끼지도, 빠져나올 정도로 너무 헐렁하게 매지도 마시구요. 한 번 붙이면 엔간해선 안 떨어지거든요.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여유분을 주고 이렇게... 됐어요.

척 : 스티커? 이런 식으로 붙이는 건 잘 떨어지지 않... 진짜 안 떨어지네?! (화들짝)

헤라 : 니들  진짜 한 번도 안 와본 거 엄청 티내는구나.

제드 : ㅎㅎ 이제 들어가요!


(*입장!)



(제데키아가 지도를 보며 롤러코스터를 찾아 길을 안내한다)

제드: 어디보자... 여기 근방이었는데.... 왜 안나오지. (지도와 주변을 번갈아가며 보나 자기가 어디있는지도 감이 안오는 것 같다)

헤라: 길 제대로 찾아가는 건 맞아?

제드: 여기 맞아요... 제 기억상으로는.

헤라: 네 기억에 문제가 없으면 여태까지 롤러코스터가 안 나타나냐? 지난번에 갔을땐 이것보다는 금방 갔어.

마태: 잠시 지도를 줘보겠나.

(지도를 스캔하듯이 쭉 보다가 고개를 들어 주위를 확인하고는)


길을 잘못들었어. 이쪽이 아니라 저쪽 방향으로 가야한다.


레척범: (어쩐지.......)


헤라: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제드를 바라보며) 그냥 지도는 마태한테 맡겨라, 길치 애기신부님.

제드: (그 호칭이 부끄러운 듯 약간 어조를 높인다) 아 좀... 그 호칭을 여기에서까지 불러야겠어요?

헤라: 애기 맞잖아. 25살밖에 먹지 않았는데. (뻔뻔)


척: 제드 형님이 애기신부님이래 ㅋㅋㅋㅋㅋㅋ 완전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 (배를 잡고 웃는다)

범: (헤라가 제드를 부르는 호칭에 살짝 미소를 지어보인다. 귀여워.....)

레드: ...그런 거 가지고 웃는거 아냐, 척. (귀엽긴 하지만 필사적으로 참고 척의 등을 한대 때린다)



(롤러코스터 대기줄. 앞에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 두 턴정도 돌면 우리 차례가 올 것 같다)


제드: 이건 롤러코스터라는 건데요, 저-기 레일 보이시죠? (공중 높이 설치되어 있는 롤러코스터 레일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범: 네.

제드: 열차가 저 선로를 따라서 돌은 뒤에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형식이예요.

범: 흐음... (철도같은 건가. 그렇게 생각하고는 롤러코스터를 도는 열차를 바라본다.) 레일이 신기하게 생겼네요.

제드: 그쵸. 빠른 속도로 빙글빙글 도는게 스릴넘쳐요. 재미있을 꺼예요, 범씨. (밝게 웃어보인다)

범: (마주 웃으며) 기대하겠습니다, 저

척: 오오!! 완전 재미있어 보인다! (눈을 빛내며 탑승한 승객들이 꺄악, 소리지르는 것을 구경한다) 제드 형님, 혹시 저 칸에서 제일 재미있는 자리는 어디예요?

제드: (빙긋 웃어보인다) 좋은 질문이예요, 척 씨.맨 앞자리가 제일 재미있어요.

척: (반짝) 그렇다면 맨 앞자리에 타야죠! 기다리거라.... (후후후후, 낮게 웃는다)


레드: ...저거 돌다가 중간에 떨어지거나 하는 것은 아니겠지?

헤라: 어지간해서는 떨어지지 않으니까 크게 걱정하지는 마.

레드: (그의 말에 자뭇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헤라: ? 왜 그러냐, 꼬맹이?

레드: 그말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뜻으로 들리는데요.

헤라: 떨어질 가능성은 1% 이하에 가깝고, 떨어진다 하더라도 내가 받을테니까 걱정마.

마태: 쓸데없는 소리를....

헤라: 위험성을 알려주지 않는 것은 정보 은폐라고 해서 문제되는 거 몰라?


레드: (이걸 타도 되는걸까) (심각)

마태: ...그렇게 위험한 것은 아니니까 긴장 푸십시오. 놀이기구일 뿐입니다.

레드: ...(어째 느낌이 불안하지만.... 불안한 느낌을 뒤로하고 손을 휘후 저어 생각을 흘려보낸다)


(드디어 일행들의 차례가 돌아왔다.)


(열차의 오른편에 플랫폼이 있는 구조. 맨 앞자리에는 안쪽(왼쪽)부터 차례로 헤라, 척, 마태가 나란히, 그 뒷자리에는 레드와 범, 제드가 나란히 착석한다.)


레드 : ...여긴 안전벨트 같은 건 없나요?

제드 : 하하, 그런 건 없어요.

레드 : ....... 없다구요....??


레드 : ...저기요, 저 여기서 내릴...

제드 : 대신,

(그 때 위에서 안전바가 텅, 하고 내려온다)

레드 : 으아 씨! 깜짝이야!

제드 : 이게 있지요. 몸을 단단하게 잡아 주기 때문에 빠질 염려는 없어요. 걱정 마세요.



(츠츠츠, 하면서 열차가 조금씩 움직인다.)



척 : 오오오오오~~~ #반짝반짝반짝

마태 (그렇게 좋을까)


(범, 줄 서 있을 때도 뭔가 열심히 생각하는 것 같더니 열차가 출발하고 나서도 계속 생각에 잠겨 있다.)


제드 : 범씨, 아까부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범 : 아 그게... 이 열차가 어떻게 움직이는 건지에 대해서 좀 생각을 해봤거든요. 왜 하필 레일을 이런 모양으로 만든걸까? 왜 하필 맨 앞에 이렇게 높게 깎아지른 오르막 경사로를 만들고, 그 바로 직후에는 급격하게 깎아 떨어지는 구조로 만든걸까.

제드: 그야, 그게 더 긴장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범 : 글쎄요...

제드 : 범씨는 다른 생각인가요?

범 : 제드씨, 역학에서 위치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의 상관관계를 알고 있나요?

레드 : 에너지 보존 법칙 말하는 거야?

제드 : 마찰력을 0이라고 가정했을 때, 운동 에너지가 올라가면 위치 에너지가 낮아지고, 위치 에너지가 올라가면 운동 에너지가 낮아져 에너지의 양이 교환될 뿐 중간에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원리 말인가요?

범 : 맞아요.

범 : 내가 보기엔 이거... 그걸 이용하고 있는 것 같아.

레드 : (창백) 그게 무슨 말이야?

범 : 이 레일을 자세히 봐. 우리가 처음 올라가는 이 언덕보다 더 높은 구간은 없어. 쉽게 말해 이런 거지.

범 : 우리가 꼭대기에 올라가서 위치 에너지가 최고조가 되었을 때, 동력을 차단하고 브레이크를 해제한다면... 그러니까 더 쉽게 말해서 "놔 버린다"면?

레드 :


레드 : ...브레이크가... 없다고...?

범 : 만약 내 생각이 맞다면... 있어도 우리가 처음으로 되돌아오기 전까진 브레이크를 밟지 않겠지. 동력도 공급하지 않겠지만...

(그 때 결국 꼭대기에 다다른 롤러코스터. 미세하지만 텅- 하는 느낌이 든다. 츳, 츳, 츳,

고개를 꺾는 롤러코스터. 그것에 맞추듯 그, 러, 면, 이라고 말하는 범씨.)


레드 : 저기, 잠깐..;;


(롤러코스터의 머리가 반 이상 꺾이자, 롤러코스터가 아래를 향해 쓔와악, 미친 속도로 추락하듯 질주한다.)


레드 : 흐으이이이이익-!!!!

범 : 이렇게 되겠지!!!

제드 : (시원하게 내지르며) 범씨, 대단한데요! 어떻게 처음 본 롤러코스터의 구조를 한 번 보자마자 이해한 거예요!!

범 : 뭐, 그냥 보니까 대충 감이 오던데요!!

제드 : 어때요 범씨, 시원하지 않나요!!

범 : 네, 괜찮네요!

레드 (난 힘들어 죽겠다 이 사람들아)


-한편, 앞자리-


척 : 우와! 오예!! 그래 이거지!! 기분 째진다!! 달려 달려!!! 더 빠르게 달려 봐!! (모자는 옆의 마태에게 맡겨 뒀음)


헤라 : 꼬맹이, 기분 좋냐-!!

척 : 응 헤라 형-- 아래를 봐-- 밑에 풍경이 다 보여! 

헤라 : 어-?! 뭐라구--?!

척 : 와 저기 움직이는 거! 저거 재미있겠다! 이따가 저거도 타러 가자, 형! 아, 저기가 식당이구나! 저긴 아이스크림을 파네-- 아이구, 어린애가 풍선을 놓쳤어-!! 안타까워라--

헤라 : 어이 잠깐 꼬맹이, 너 혼자 대관람차 타냐--

마태 : 이렇게 속도가 빠른데, 그렇게 디테일한 것까지 다 보이냐.

척 : 다 보이는데?! 또렷하고 생생하게 다 보여! 아, 밑에 누가 롤러코스터 쳐다보는데 나랑 눈 마주쳤어! 안녕-

헤라&마태 (대단한 동체시력인데)


(한 바퀴 끝)


척 : (내려서는) 후와, 재미있었다! 그런데 살짝 아쉬웠어! 조금 더 빨라도 되는데!

제드 : 거기서 더요?

척 : 당연하지! 속도는 아무리 빨라도 지나치지 않다구!

마태 : 그럼 과속이라는 단어는 왜 있냐.

범 : 하여간 못말리는 속도광이라니까. (웃음)

헤라 : 그래도 확실히 대단한 패기와 동체시력이던데-? 꼬맹이, 나는 네가 마음에 든다. (툭툭)

척 : 히히, 나도 헤라 형 좋아! (허리를 폭 껴안으며)

제드 : 어, 그런데 한 명 빠진 것 같지 않아요?


...


....


일동 (레드-!!!) #꽈르릉


-한편 그 시간-


레드 : (아직도 앉아서 숨 고르고 있음) 하... 하아... 우윽... 죽겠다... (미간을 찌푸리고 입가를 슬쩍 닦으며) 뭐 이런 게 다 있어...


(주변을 둘러보고 아무도 없는 걸 깨닫고)


레드 : ...뭐야, 다들 먼저 내렸나? 의리 없긴...


(그 때, 사람들이 북적북적 들어와 한 명씩 착석한다. 맨 안쪽에 앉아 있는 레드, 빠져나갈 수 없다.)


레드 : ??!? 저기, 잠시만요. 저 내려...


(그 때, 안전바가 텅 하고 내려온다.)


레드 : ???!??!? #얼음


(안내 문구가 나오고 열차가 조금씩 움직인다)


레드 (신이시여)


(신나게 도는, 레드를 실은 롤러코스터를 밖에서 바라보는 다섯 일행. 레드의 한 맺힌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일동 (불쌍한 레드...)




(그렇게 레드가 본의아니게 롤러코스터를 두번을 타고 뒤 터덜터덜 걸어오는 레드)


척: 에에- 레드 너무해!! 그 재미있는 걸 혼자서만 또 타다니!!

레드: 닥쳐... 그런 거 너나 좋ㅈ.. 으윽 (속이 심하게 안좋은지 앓는 소리를 낸다)

제드: 속 많이 안좋아요, 레드씨? (그의 등을 살살 도닥여준다)


(그새 마태가 근처 커피가게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서 레드에게 건네준다)

레드: 고맙습니다, 마태씨...(건네든 아이스커피를 몇 모금 마시고는 가만히 있는다. 멀미한 것인지 표정이 영 안좋다)

범: 상태가 안좋으면 다른 놀이기구를 탈 때 근처 벤치에서 좀 쉬고있도록 해, 레드.

레드: 아직은 쉴 생각 없어. #비장

헤라: (휘익-하고 휘파람을 분다) 체력 한번 좋은데, 빨간 꼬맹이?

레드: 꼬맹이 아니거든요. (빠직)


범: 그럼 이제 어떤것을 타러갈 생각입니까?

제드: 흐음.... (잠시 생각을 하다 중얼거리듯이 내뱉는다) 범퍼카를 타볼까...

범,척: 범퍼카?

제드: 자동차처럼 생긴 놀이기구를 운전하는 것이예요. 운전장을 한바퀴 돌거나, 드리프트를 하거나, 아니면 서로에게 부딪히는 걸-

헤라: 찬성. 그걸로 하지. (어쩐지 눈이 번뜩인 것 같다)

마태: 도대체 뭘하려고. (질색)

헤라: *^^* (싱긋 웃기만 하고는 별다른 말은 하지 않는다)


레드: 운전하는 놀이기구라...

척: 오오! 완전 재미있겠다! (방방)

레드: 그건 면허 없어도 탈 수 있는겁니까? (척이를 슬 돌아보며 말한다)

척: 8ㅁ8?? 면허없으면 못타는 거야?


제드: 네, 당연하죠! 명색이 놀이기구인데, 면허가 필요할리가요. 그렇게 치자면 마태형과 헤라형도 면허가 없는걸요. (꺄르륵)

마태, 헤라: (한대 때릴까....)


(그렇게 일행들은 범퍼카의 순서를 기다리고, 범퍼카를 타게되었다. 하지만 레드와 척이를 제외한 나머지에게는 너무나도 비좁았으니....)


마태: .....

헤라: ...좀 많이 작은데.

제드: 하하하하.... (식은땀)

범: 그러게 말입니다... 이거 탈 수는 있는거겠죠?

제드: 탈 수 있어요! 몸을 어떻게든 구겨넣으면... (그러면서 들어가는데 되게 불편하게 들어가 앉아있는다. 그건 나머지도 마찬가지.)


마태: ...(한숨)

헤라: (절레절레)

제드: (불편하지만 어떻게든 낑겨 들어가 앉았다)



(*그렇게 범퍼카의 운행이 시작되었다)


(시작하자마자 레드를 향해 돌진하는 척, 충돌 후 레드가 짜증을 내자 척은 약올리듯 도망간다. 심호흡 후 마음을 다잡고 안전운행을 해 보려 하는 레드지만 척이 "와다-!!!" 소리와 함께 또다시 달려와 충돌하여 실패.)


척 : 여기까지 왔는데 재미없게 그럴 거야 레드?! 원래 부딪히며 노는 거래잖아!

레드 : (빠직)

척 : 나는 면허가 없다! 와하하!!


(말하는 중에도 계속 툭 툭 치며 트롤링을 하는 척씨)


레드 : 이게 진짜... #빠득

척 :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자 덤벼봐 레드!!

레드 : 네가 죽고 싶어서...


(레드, 태세를 전환하여 화려하게 핸들을 꺾는다.)


레드 : 환장을 했구나!!


(가각, 하고 바퀴가 바닥을 긁으며 차체가 회전한다. 악셀을 강하게 밟자 차의 속도가 올라간다.)


척 : 진작 그렇게 나왔어야지! 잡아 봐라 레드~ #도주


(레드, 도주하는 척의 차를 눈으로 끝까지 쫓으며 핸들을 꺾는다.)


척 : 헹~ 내가 왜 여기로 왔는지 알아? 레드 성격에 모르는 사람들의 차를 막 박을 것 같진 않고! 거기 차량들이 막 섞여 복잡하게 뒤엉켜 있으니까...


(레드, 척의 어그로를 묵살하고 악셀에서 발을 떼지 않으며 핸들을 콱 꺾는다.


환상적인 컷팅. 이게 놀이공원 범퍼카에서 나올 수 있는 퀄리티인가 싶을 정도로 화려한 주향과 드리프트를 선보이며 뒤엉킨 앞 상황을 교묘히 피한다)


척 : ?! 레드, 잠깐... #당황

레드 : 까불었겠다...


(레드,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은 채 척이 탄 차체의 옆구리를 강하게 들이받는다.)


레드 : 이 덜떨어진 놈아!!!!


척 : 억, 큭, 큭, 켁, 레드 잠시만 잠시만;;; #도주

레드 : 어딜 가! 네가 해 보자며!! (전속력으로 따라붙음)

척 : 레드, 잠시만 휴전하자 휴전! 저기. 저기 보라구. (손가락으로 뒤편을 가리킨다)


레드 : (차체를 멈추고 뒤돌아보고선) ...와우, 저긴 정말 굉장한데.;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기에?!)




(한편 제드 일행...)


마태: (운전대는 잡아본 적은 없지만 기본 운전법은 금방 습득하고 안전운행을 하다 이리저리 핸들을 꺾어 부딪히지 않고 다른 범퍼카 사이로 유유히 지나간다)

제드: 오오- 마태 형, 진짜 처음 운전해보는 거 맞아요? 되게 잘하세요.

마태: 그렇게 어렵지는 않더군. 나름 탈만ㅎ-컥!


(마태가 말을 마치기 전에 웬 범퍼카가 난데없이 돌진해서 마태가 탄 차의 옆구리를 들이박는다)


헤라: 거기 길 막지 말고 좀 비키지 그래? 운전하는 거 안보여?

마태: (빠직) 네가 와서 박아놓고서 말이 많다, 이라클리.

헤라: 너야말로 누가 운전하는데 멈춰있으랬냐.(핵뻔뻔)

마태: ........(지그시 헤라를 노려본다)

헤라: 꼬우면 너도 와서 박던가. 그렇게 느려터져서야 나를 잡을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살짝 미소를 짓고는 금세 차를 돌려 저 멀리 가버린다)


제드: 아이고, 헤라 형.... 적당히 하라니까.... (핸들에 이마를 꾹 갖다댄다)

마태: ...좋아. 정 원한다면야. (이를 악 물고 그렇게 말하고는 악셀을 밟아 차를 빼내어 드리프트를 하고는 어디론가 간다)


(범이. 제드 옆으로 와서 같이 안전운행을 한다)

범: 하하. 그래도 둘이 재미있게 놀지 말입니다.

제드: (반쯤 포기한 듯한 얼굴로 범이 옆에서 나란히 트랙을 돈다) 둘이 정말 재미있게 놀면 범퍼카가 박살날껄요....   그러고보니 마태형이 헤라형을 안따라가고 다른데로 가네요. 의외네...

범: 앞에서 박으려나 봅니다. (그의 말에 마태를 본다. 헤라를 따라가는 대신 헤라와 반대방향으로 돌아 악셀을 최대치로 밟은 뒤 헤라가 탄 차의 정면을 향해 그대로 밟는다. 잠시 말이 없다.) ....진짜로 앞에서 박으러 가는데요?

제드: 헉? 네? (그의 말에 약간 놀란듯 마태를 찾는다. 오 마이 갓. 이거 차 속도가 좀 빠른 편인데, 정면에서 박는단 말이야? 헤라라면 몰라도 마태형이 저럴줄은...) 아악! 마태형!!!


(한편...)


헤라: 헤에. 정면에서 치겠다는 건가? (약간 의외라는 듯이 자신을 향해 악셀을 밟는 마태를 보다 입꼬리를 들어올린다) 그렇다면 나도 밟아줘야 인지상정이지. (같이 악셀을 밟아 마태를 향해 돌진한다)


(한쪽에서는 비장한 표정으로, 다른 한쪽에서는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향해 악셀을 최대로 밟는 모습에 다른 차들이 기겁하며 자리를 터서 길이 생기는 마법을 보여준다)



(곧 서로의 가속도가 정면으로 맞붙어 그 충격량이 배가 되어 둘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큰 소리와 함께 차체가 뒤로 튕겨나가 미끄러진다. 정작 안에 탄 둘은 충격이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다)


헤라: 의외네. 겁쟁이라서 뒤로 박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

마태: 네가 위기감이 없는거지. 내가 겁쟁이인게 아니라. (그렇게 말하며 다시 악셀을 밟아 헤라의 차체를 다시 박고는 구석으로 밀어붙인다. 밀어붙이면서 차체의 고무판이 끌리는 소리가 크게 난다)


헤라: 칫... (차가 계속 구석으로 밀어붙여지자 후진해서 빠져나오고, 마태는 그대로 핸들을 꺾어 드리프트를 해 헤라를 마주보는 위치로 서고 다시 돌진한다. 헤라의 운전실력도 나쁘지는 않지만 마태가 틈을 주지 않고 자꾸 달라붙어서 제대로 운전을 못한다. 슬슬 열받는지 볼멘소리를 내뱉는다) 운전 좀 하자!

마태: 네가 먼저 시작한거다! (그렇게 말하며 다시 세게 박는다. 얘도 여기에 맛이 들렸는지 집요하게 따라오며 충돌해서 운전을 방해한다)


(제드와 범이는 서로 조금씩 치고 받고 운행하지만 그래도 안전운행을 하다가 저들을 바라본다)

범: 마태씨... 저렇게 집요한 면이 있을줄은 몰랐지 말입니다.

제드: 마태형 한번 열받으면 분이 풀리거나 상대방이 항복할때까지 괴롭혀요. 오늘은 헤라 형이 한방 먹었네요.


(*마태의 추격전은 해당 턴이 끝날때까지 계속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광란의 범퍼카를 타고난 뒤)


제드: 아까 레드씨 운전하는 거 봤는데, 드리프트가 정말 일품이었어요! 범퍼카로 그런 액션을 낼 수 있을줄은 처음 알았다니까요?

범: 저하고 레드는 군용차량을 많이 몰아버릇해서 그렇습니다. 레드가 잘하는 것도 크고요.

레드: 칭찬 감사합니다. (꾸벅) 혹시 아까 범퍼카 둘이 부딪히던거... 마태씨와 헤라씨였어요?

제드: 네... 좀 많이 화끈했죠? (하하, 어색한 웃음소리를 흘린다)

척: 크으, 역시 헤라 형! 상남자같은것이 멋있어! (엄지척)


헤라: 내가 좀 멋있긴 하지. (아무렇지도 않게 자화자찬을 한다) 다만 아까 정면으로 박은 뒤로는 운전을 제대로 못해서 아쉽네. 누가 방해를 해서 말이지.

마태: 범퍼카는 남의 차를 박는 재미로 하는 것 아니었던가. 뭘 새삼스럽게 그런걸 따지고 그래.

헤라: ...(얘가 내가 알던 마태가 맞나, 싶은 표정으로 마태를 본다)

마태: 내 얼굴에 뭐 묻었나.

헤라: 너는 누구인데 마태 행세를 하는거냐.

마태: 이것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맛이 갔나. 내가 마태가 아니면 누구냔 말이다.

헤라: 내가 아는 마태는 이렇게 얼굴 두꺼운 놈이 아니었지 말이다.

마태:

제드: (중간에 끼어들어 화제를 돌린다) 자자- 이제 그만들 하시고, 다음에는 어떤거 타러가고 싶어요?


헤라: 하늘자전거.

마태: 절대 반대다. (하늘자전거라는 말에 표정이 구겨진다)

척: 왜? 그건 어떤건데? (왜 저런 반응이지?)


제드: 얘는 자전거처럼 생긴 놀이기구를 선로를 따라서 타고 가는 거예요. 롤러코스터와는 달리 선로는 평평하고, 자기가 직접 페달을 밟아서 가는거예요.

레드: 아까 탔던 것들보다는 얌전해보이는 놀이기구처럼 보입니다. 나쁘지는 않네요.

척: 에이.... 빨라야 재미있는데. (약간 아쉽다는 투로 툴툴댄다)

범: 정신없는 걸 탔으니 한번쯤은 평화로운 걸 타도 나쁘지는 않지.


헤라: 그럼- 아주 얌전한 놀이기구지. 아까것들보다는 말이야. (제드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는 씨익 웃는다)

레드: ...(헤라가 웃으니까 불안한 것 같다)


(롤러코스터 보다는 줄이 적어서 금방 일행들의 차례가 돌아왔다. 제일 먼저는 범과 제드가 먼저 출발하고, 다음은 마태와 레드, 마지막엔 헤라와 척이 탑승한다)


(*처음은 순조롭고 평화롭게 가는듯하다)


범 : 제드씨가 먼저 타실래요?

제드 : 아아뇨, 범씨가 먼저 타세요! (생긋)

범 : 감사합니다, 그럼 사양하지 않고... (올라탐) ...역시 이것도 좀 좁네요.

제드 : 아하하..;;


범 : 이거, 다 도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제드 : 아까 밑에서 기구 설명에 적혀 있는 걸 봤는데, 보통 속도로 달리면 7~8분 정도 걸린다고 적혀 있더라구요.

범 : 그래요? 그러면 여유 있게 천천히 밟을까요?

제드 : 좋아요! (방긋 웃는 제디. 범이와 한 조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범이 핸들을 잡고 페달을 쿡 밟는데, 자전거가 앞으로 훅 나간다. 생각보다 빠르고 강하게 치고 나가는 자전거의 속도에 놀라는 제디.)


제드 : ?! 범씨, 천천히 가자면서요! 빨라요!

(범, 제디의 비명(?)을 듣자마자 부드럽게 브레이크를 잡아 감속하며, 제데키아를 바라본다.)

범 : 빠른가요? 최대한 살살 밟아 봤는데. 놀랐다면 미안해요.


제드 (하늘자전거의 페달은 뻑뻑한데... 그게 최대한 살살 밟았던 거라니 역시 범씨는 대단하네요) 제가 밟을게요. 범씨는 제가 밟는 속도에 맞춰서 밟아 주시겠어요?

범 : ...미안해요 제데키아씨. 성가시게 만들었네요.


범 : 이거, 다 도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제드 : 아까 밑에서 기구 설명에 적혀 있는 걸 봤는데, 보통 속도로 달리면 7~8분 정도 걸린다고 적혀 있더라구요.

범 : 그래요? 그러면 여유 있게 천천히 밟을까요?


제드 : 에에이, 아니예요! (방긋)


(호젓하게 허공을 가르고 나아가는 하늘자전거. 파아랗고 맑은 가을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어우러져 기분이 좋아진다.)


제드 : 범씨는 밖에 많이 안 나와봤다고 하셨죠?

범 : 아, 예. (쑥스러워하는 듯하다)

제드 : 이렇게 다같이 나와 보니까 어때요? 처음이죠? 이런 곳은.

범 : ...즐거워요, 정말로. 레드와 척이 저렇게 즐겁게 노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저도 충분히 즐기고 있지만 레드와 척은.. 아직 소년이잖아요.

생각해 보면 본래 자기 나이에 맞게 놀아본 적이 몇 번이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레드는 팀의 리더로써 책임져야 할 것이 많아 부담이 많았을 텐데...그걸 다 벗어던지고 노는 것 같아 보여서.. 정말 보기 좋아요.

척은 언제나 잘 놀긴 했지만 덜 외로워 보이고 평소보다 더 들떠 보이는 게 더 즐거워 보이고... ...저도 마찬가지예요.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 좋아요.

(제데키아의 눈을 바라보며 눈웃음을 짓는다.) 저희에게 이런 좋은 기회를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제데키아씨.

제드 : (새하얗게 웃으며) 범씨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얼마나 기쁘고 뿌듯한지 몰라요!


(화기애애한 분위기인데, 갑자기 뒤가 소란스럽다. 범과 제드가 뒤를 돌아보자 레드가 미친 듯이 페달을 밟고 있고, 마태는 미간을 찌푸리고 한 쪽 손을 이마에 짚은 채 같은 속도로 페달을 밟고 있다.)


레드 : 형!! 피해!!!


범 : 뭐, 뭐야 미친...;; 제정신이야?!

레드 : 나도 정말 이러고 싶지 않아!!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마태 : (나지막이) 이라클리 녀석이 또...

제드 : 헤라 형이죠?! 헤라 형이 쫓아 오고 있는 거죠??!?


(몇 분 전의 상황)


(레드와 마태가 한 자전거에 나란히 타고, 척과 헤라가 그 뒤에 타려 하자 마태가 척 하고 막는다.)


마태 : 잠깐, 멈추도록.

헤라 : 마태, 뭐야? 매너 없게.

마태 : 너희들을 그냥 뒤에 따라붙게 할 순 없다. 우리가 먼저 출발하고, 코스의 반 정도를 돌면 그 때 출발하도록.

헤라 : 뭐야? 사사건건 시비 걸더니, 이젠 그런 것까지 통제하려 하냐?

마태 : 안전을 위해서다. 레드 씨와 척도 있으니까. 출발하시죠, 레드씨.


...


헤라 : 하- 생각할수록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네.

척 : 헤라 형, 막간을 이용하여 내가 재미있는 거 보여 줄까?

헤라 : 오호, 재미있는 거라면 언제나 환영이지. 뭘 보여주고 싶은데, 노란 꼬맹이 씨?

척 : 일단... 내 손 잡아 봐.

헤라 : 호, 요 녀석 보게. 미안하지만 난 애인 있는 몸이라서 말이지, 나 비싼 남잔데. 그리 쉽게 손 잡아 줄 것 같니? (농담조)

척 : 일단 빨리 잡아 봐.


(이라클리의 선 굵고 남자다운 큰 손 위에 척의 가늘고 섬세한 섬섬옥수 손이 겹쳐졌다. 손을 잡지 않은 쪽 팔을 들어올리고, 손가락을 튕겨 소리를 내는 척.)


따악-


(바람이 정지한 것이 느껴졌다. 정확히는 공기가 미세하게 움직이고는 있지만 그 움직임이 현저하게 줄었다. 앞의 마태와 레드가 탄 자전거도, 나무에서 떨어지던 나뭇잎도 갑자기 움직임이 확 느려졌다. 모든 것이 슬로비디오 같다.)


헤라 : 호오오~ 이건?

척 : 척 타임에 진입하신 걸 환영합니다, 이라클리 씨!

헤라 : 꼬맹아, 너 재미있는 걸 할 수 있구나?

척 : 내가 이렇게 시간을 늘이면, 나와 닿아 있는 것들은 전부 느려진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을 수 있어. 이 자전거도 될 것 같은데... (척이 페달을 밟자 자전거가 제 속도로 움직인다.) 역시, 된다.

헤라 : 그래... 이제야 알겠네. 네가 왜 네 원래 나이에 비해 조금 더 산 것처럼 느껴졌는지 말야. 이제 모든 게 설명이 되는군. 그리고 이거라면... 약속을 지키고도... (씨익) 노랑 꼬맹이, 우리 재미있는 거 해 볼래?

척 : 응? 뭔데뭔데.

헤라 : 그게 말이지... (아무도 들을 수도 없는데 굳이 귓속말로 무언가를 전달하는 이라클리. 그의 말을 들은 척이 까르륵 웃는다.)


척 : 그래! 재미있겠다!!

헤라 : 역시 너는 나와 통하는 구석이 있어. 그럼 한다?

척 : 오!!


(그리고 현재 여기)


마태 : (뒤를 돌아보며) 어떻게... 무슨 땅을 접어 다니냐!! 계속 보고 있는데도 멀리 떨어져 있다가 눈 깜짝한 사이에 갑자기 코앞까지 오고.. 이게 가능한 건가!! (전에 본 적 없는 당황한 기색)

레드 : ... 설마... 미친... 저 정신 나간 게... 이런 미친... 야이 미친 새끼야!!! (버럭)

마태 : 뭐 짚이는 게 있는 겁니까, 레드 씨?!

레드 : 미친... 너 진짜 오늘만 사는구나, 척!!!

척 : 당연하지! 무릇 남자란 전투에 나설 때 물러서지 않는 임전무퇴의 정신을 가져야 하는 법!!

레드 : 막 갖다 붙이지 마 이 돌아이새끼야아아!!!

마태 : 뭡니까, 레드 씨! 무슨 말이 오가는지 이해가..

레드 : 얘기하자면 길어요... 다만 저 미친놈이 진짜로 그걸 쓰고 있는 거라면... 손 쓸 방법이 없어요!! 빨리 내리는 게 상책이예요!! 밟아요, 빨리!!!


(앞의 범제드 페어를 보고)


레드 : 형!! 피해!!!


(그리고 여기)


제드 : 헤라 형이죠?! 헤라 형이 쫓아 오고 있는 거죠??!? 8ㅁ8

범 : (상황을 알겠다는 듯 시선을 정면으로 옮긴다. 그리고는 군인의 모습으로 비장하게) 제데키아씨.

제드 : 네? 8ㅁ8

범 : 페달에서 발을 떼세요. 그리고 핸들... 꽉 잡아요.

제데키아 : 네, 네! (얌전히 시키는 대로 한다.)

(범, 핸들을 꽉 붙잡고 몸을 살짝 낮춘다. 그의 눈빛에 푸른 안광이 서린다.)

범 : 걱정하지 말아요... 제데키아씨.

(범, 페달을 콱 짓밟는다. 그리고 전력질주한다는 느낌으로, 전속력으로 페달을 밟는다.)


(차원이 다르다. 이미 아까의 그 평화롭고 부드럽게 움직이던 신사적인 자전거가 아니다.)


(이것은 전차다. 그렇게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키이이잉, 레일에서 스파크가 일기 시작한다.)


제드 : 으와아아악!!! 8ㅁ8

범 : 미안해요, 제데키아씨! 조금만 참아요! 거의 다 왔어요!!


(눈 깜짝할 새 시작점으로 돌아온 자전거. 끼이이익---!! 급감속과 함께 자전거가 멈춘다. 범, 헤롱거리는 제데키아를 부축해서 내려온 다음, 뒤에서 따라붙는 척과 헤라가 탄 자전거를 흘겨본다.)

(시간을 확인해 본다. 분명 8분 코스였던 하늘자전거. 2분 만에 종료.)


(분명히 하늘자전거를 탔는데 브레이크가 고장난 열차를 공중에서 타는 것만 같았던 경험을 한 터라 다리에 힘이 풀리는 걸 겨우 버티고 서서 범이를 끌어안고 있는 형국이 되었다. 안색이 약간 창백하다)

제드: ...주님께서 어서 오라는 손짓을 본 것 같았어요 8ㅁ8

범: (너무 빨리 왔나. 자신을 얼떨결에 껴안은 그를 제대로 지탱해준다) ....미안해요, 제데키아씨. 뒤에서 빨리 가라고 하길래 어쩔수 없이 빨리 가게 되었어요. 괜찮으세요?

제드: ....실레지만, 저 잠시만 이대로 좀 있어도 될까요? 가슴이 진정이 안되어서.. (아직도 제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이 느껴지는 것 같다)


(뒤이어 레드와 마태가 겨우 하늘자전거를 멈춰세우고 내린다. 이 둘다 약간 피곤한 기색이 보이는 것 같다)


레드: ...척이 이자식... 내리기만 해봐라.... (뿌득)

마태: ...아... 이 미친새끼.... 분명히 반바퀴 떨어진 데에서 시작했는데, 어째서.... 진짜 땅을 접어서 왔나. (아직도 이해가 안가고, 페달을 신나게 밟아서 그런지 표정이 구겨져있다)

(고개를 돌려 레드를 부른다) 레드씨. 아까 뭔가 아는 눈치였던 것 같았는데, 아까 있었던 일은 어떻게 된 것인지 압니까?

레드: (한숨을 내쉬고는 머리카락을 정리한다) 척이가 능력을 써서 그래요. 주위의 시간을 느리게 가게 만들고, 척이 본인과 척이에게 닿은 물건은 느려진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게 하는것이예요.

마태: ...그러면 척이와 이라클리가 탄 수레는 원래 속도로, 우리가 탄 수레를 비롯한 모든 것들은 매우 느리게 흘러갔겠군요. 그래서 반코스 정도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빨리 온것처럼 되었을테고.

레드: 그런셈이죠.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곧이어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내리는 헤라와 척이)


척: 완전 재미있었다! 아까같은 순서로 해서 또 탈까?

레드,마태: (저걸 그냥...이라는 험악한 인상으로 척이와 이라클리를 바라본다)

헤라: 왜 그렇게 무섭게 쳐다봐? 난 분명히 네놈들이 반정도 돌았을 때 출발했어. 너네들도 잘 알잖아? (얄미운 표정으로 그들이 시선에 답을 한다)

척: 맞아! 능력을 쓰지 말란말은 안했잖아? 우리는 아무 잘못 없어- (꺄르륵, 즐거운 듯이 웃어보인다)


레드: 일단 좀 맞자. (척이의 등짝을 한대 때릴 기세로 척이에게 다가간다)

척: 하하하하, 미안해, 사랑해 레드. (그렇게 말하고는 저 멀리 도망가기 시작한다. 레드는 전속력을 다해 척이를 쫓아가 잡고는 백드롭을 시전한다. 백드롭을 당해 정신을 제대로 못차리고 비틀거리며 일어나자 레드가 척이의 목에 헤드락을 건다)


척: 컥, 아 아 레드야 살려줘! 실은 내가 널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레드?

레드: 너때문에 나와 마태씨가 얼마가 고생했는지 알아? (헤드락을 걸어 잠시 끌고가다 범이 앞에 멈춰선다)


범: ...척.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척을 부른다. 평소의 웃음기는 사라진, 퍽이나 진지한 모습이다. 제드는 그사이에 상태가 회복되었다)

척: ...? 범이 형?

범: 딱밤 한대만 맞아라. (그렇게 말하고는 손가락을 들어 척이의 이마에 딱! 하고 딱밤을 날렸다. 힘조절은 했지만 그래도 퍽이나 아플것이다)

척: (맞은 부위를 속으로 감싸며) 흐아아.... 왜 둘 다 한테서 맞는거야... 8ㅁ8

범: (빙긋 웃고는 이유는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척이 범이와 레드에게 한대씩 맞고 난 뒤, 어느정도 상황이 정리되었다)


마태: 다음에 타러갈만한 것들이 있나...

헤라: 귀신의 집 가자.

제드: 귀신의 집 좋죠! 놀이동산에 오면 꼭 한번씩은 타봐야하는 것들 중 하나잖아요.


척: 어... 잠깐... 귀신의 집에는 진짜 귀신들이 나오는거야?

레드: 설마 진짜 귀신들이 나오겠냐. 세상에 귀신들이 어디있다고 그래.

척: 귀신의 집이니까 귀신들이 나오겠지! 당연한 걸 물어보는 거 아냐, 레드?

레드: 그러면 그게 왜 놀이동산에 있겠어. 귀신 모습을 분장한 사람들이겠지. 꿈 깨라, 척.

척: 진짜 귀신이 있을지 누가 알아!


헤라: (제드와 마태에게 말한다. 그들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설마 쟤 진짜 귀신의 집에 귀신이 있다고 믿는거냐?

제드: ...그런것 같은데요?

마태: 척이에게 귀신의 집에 대해서 말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헤라: (실랑이를 벌이는 레드와 척이를 보고는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는지 제드와 마태를 가까이한다) 진짜 귀신이 나타난다고 뻥치자.

마태: (미간을 슬 찌푸린다) 왜 그런짓을 하나. 귀신을 무서워하는 사람에게 그런 장난 치는 것이 아니다.

헤라: 재미있을 것 같은데. 나중에 없다고 하면 되지. 안그래?

제드: 으음....... (양자택일의 기로에 빠져있다.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하지만 장난을 치는것이 더 재미있다)

하나님도 그런 장난 치는것에 대해서는 별 말씀을 안할것입니다. (뻥 뚫려있는 하늘자전거로 광란의 질주를 경험한 것에 대한 소소한 복수심과 장난끼가 발동한 탓이리라)

마태:

헤라: (씨익 웃어보인다) 그래야지. 너도 아무말 하지 말고. 알았어?

마태: .......


(셋이서의 비밀 대화를 마친다)


헤라: 노란 꼬맹이. 여기 말이야, 진짜 귀신 나타나는 곳이다?

척: 0ㅁ0?? 네???? (동공지진)

헤라: 다른 곳은 몰라도, 여기는 진짜 귀신이 나타나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들었어. 심령사진도 자주 나오는 곳이기도 하고.

척: ...그런데가 놀이동산에 왜 있어! #브에엥


범: 걱정마. 놀이동산이니까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을꺼야, 척.

레드: 그렇게 위험하면 귀신의 집이 왜 있겠냐.


제드: 그럼 다들 귀신의 집으로 놀러가는 걸로 할까요?

일동: 콜.


(*그리고 귀신의 집에 도착한 일행들. 여기도 하늘자전거때처럼 2인조로 나누어 들어가는 시스템인 것 같다)


("아까 하늘자전거 탈 때 짰던 조 그대로 갈까요?" 라고 제안하는 제디. 아무래도 범과 함께 있을 때가 정신적으로 편했던 모양이다. 마태 역시 레드와 함께 있을 때 신뢰가 가고 마음이 편했던 터라 "거절할 이유가 없지."라며 승낙한다. "그렇다면 나도 좋아." 라며 이라클리가 웃으며 끝으로 말한다. 진짜로 파트너가 마음에 든 건지 다른 생각이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레드 : 정말로 괜찮으시겠어요? 그 녀석 민폐 장난 아닐텐데.

척 (벌써부터 잔뜩 겁먹어 긴장하고 있다)

헤라 : 아아- 괜찮아. 사람이 무서우면 좀 매달릴 수도 있고 울 수도 있고 조금 지릴 수도 있지. 안 그래? 나는 이해 해~

척 : 그, 그 정도까진 아닌뎁쇼, #뻘쭘

레드 : 그 녀석 너무 성가시면 뭐 중간에 버리고 오셔도 됩니다.

척 : 레드으으으!!! 8ㅁ8

레드 : 뭐, 우리는 먼저 들어갈 테니까... 마음의 준비가 되면 들어오던지 말던지, 마음대로 해.

범 : 이라클리 씨, 그 녀석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영 걱정되네요.

헤라 : 호, 예의바른데다 살뜰하게 동료를 챙겨주는 녀석이로군. 일등 신붓감이로세. 걱정 말고 잘 다녀오렴. 중간에 내버리지 않고 잘 챙겨다닐게.

범 : 감사합니다. 그럼...


...


헤라 : 우리만 남았단다, 노란 꼬맹아. 우리도 들어가봐야 하지 않겠니?

척 : 자... 잠깐만 형, 나 아직 마음의 준비가...

헤라 : 흐음~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헤라 : (잘 빠진 조각상같은 얼굴을 슥 들이밀며 나지막하게 속삭이듯이) 이 주변에서 심령사진 많이 찍힌다고 했잖아.

척 : ...?

헤라 : 지금 네가 서 있는 곳이 바로 그 유명한 심령사진 스팟 중 하나란다.

척: 히익-!

(척, 총알같이 튀어올라 제발로 유령의 집 안으로 뛰어들어간다.)


헤라 : 계획대로☆ 정 안 되면 안아서 들고가려 했는데, 안 그래도 되겠네. (여유롭게 입장한다.)

(맨 앞에 들어간 마태&레드 페어)


레드 : 아까 척에게 말씀하신 거...

마태 : 네?

레드 : 아, 하하. 말 놓으셔도 됩니다. 저야 마태 씨가 저보다 한참 연장자니까 계속 말을 높이겠지만, 말씀 편하게 하십시오.

마태 : 으음... 그럴까. 레드라고 불러도 되나.

레드 : 물론입니다. 편하게 불러 주세요.

마태 : 그럼 레드, 묻고 싶은 게 뭐지?

레드 : 이라클리 씨가 척에게 말씀하신 거... 거짓말이죠?

마태 : 설마 그걸 믿었나. 너도 귀신이 무섭나?

레드 : 설마요. 세상에 귀신이 어디 있습니까. 뭐, 있다 해도 때려잡으면 그만이고...

마태 : ...(보일 듯 말 듯 피식 웃는다. 이 녀석이 마음에 든다.)

레드 : 그렇게 보이진 않습니다만... 혹시 마태 씨도 귀신을 무서워합니까?

마태 : 전혀. 내가 말했던 적이 있던가... 그와 비슷한 것을 잡는 게 내 직업인데.

레드 : (사뭇 놀라며) 그런 게 정말로 있단 말입니까?!

마태 : (정말 믿지 않았던 건가..) 존재한다. 이 세상에는 의외로... 우리가 사는 이 세계에 섞여 있어선 안 될 것이 존재하곤 하지.

레드 : 그렇군요... 몰랐습니다. 여전히 믿기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확실히,

레드 : 이런 곳을 두려워하진 않겠군요.

마태 : 아암, 단, 조금 걱정되는 것이 있다.

레드 : 그게 무엇입니까?

마태 : 나는 군인으로 오래 살았고... 그 후에도 적을 무력으로 제압하는 일을 오래 해 왔다. 말하자면 전투병기지. 그래서 무언가가 갑자기 튀어나와 내 시야를 가리거나 놀라게 한다면 나도 모르게...


(그 때, 눈 앞에 무언가가 확 하고 나타나 둘을 놀라게 한다.)

마태 : !! (소리조차 지르지 않고 상대에게 어퍼컷을 날린다.)

레드 : 아이 씨! 뭐야! (깜짝 놀라며 갑자기 나타난 그것에게 펀치를 날린다.)


(마태와 레드의 공격을 동시에 맞은 귀신 알바. 졸지에 봉변을 당하여

놀라 바들바들 떤다. 아무 죄 없는 일반인에게 주먹을 날려 버린 마태와 레드, 상황 파악을 하고 허리를 숙여 깍듯하게 사과한다. 귀신 알바, 황급히 그 곳을 피한다.)


마태 : ...이렇게 주먹부터 나가게 된다는 것이지.

레드 : 공교롭네요... 저도 같은 습관이 있습니다. 저도 뭔가 갑자기 튀어나와 놀라게 하면 확인하기도 전에 공격부터 하는 게 습관이 되어서...

레드 쪽에서 먼저 어색하게 웃는다. 이런 곳에서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는 게 어색하고 쑥스러우면서도 우습다.)


마태 : 앞으로 꽤 가야 하는데... 큰일이군.

레드 : 그러게요. 일단은 주먹 나가는 걸 좀 자제하는 걸로... (그 때 뭔가 튀어나온다) 헉!! (역시 자신도 모르게 주먹부터 나간다. 다행히 이번엔 사람이 아닌 판넬이지만, 판넬이 뚫려 나가 보기 좋게 구멍이 난다.)

마태 : ....

레드 : ......


레드 : 그러게요, 큰일 났네요!



(범과 제데키아가 나란히 걸어간다. 귀신의 집이라 그런가, 으스스하게 꾸며놓았다)


제드: ...범씨. 아까 척씨에게 말한 것 말인데요.

범: (그의 말에 고개를 돌려 제데키아를 본다) 네, 제데키아 씨.

제드: 일단 사과부터 드릴께요. 아까 그거 뻥이었습니다. (신부가 된 사람으로써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에 약간 울상이다)

범: (제데키아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살짝 웃어보이고는) 괜찮습니다. 사실일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제드: (그가 괜찮다고 해도 양심에 찔리는지 표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그래도... 척 씨 보니까 귀신을 무서워하는 것 같아서요.. 괜히 했나 싶기도 하고. (제 뒷머리를 연신 매만지며 대답한다)

범: 헤라 씨가 있으니까 괜찮을 것입니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다 말을 한다) 제데키아 씨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잖아요? 그걸로도 당신은 충분히 멋진 사람이예요.

제드: (범의 말에 그를 바라보다 머쓱한지 제 얼굴을 쓴다. 곧 미소로 화답해보인다) 고마워요, 범씨. 범씨의 말을 들을때마다 힘이 나는 것 같-


(한창 말하고 있는데 갑자기 귀신(분장을 한 알바)가 튀어나와서 왁! 하는 바람에 이상한 소리를 내지르는 제데키아.)


제드: 흐어으악!! (깜짝 놀라서 소리를 내지르며 얼떨결에 범이의 팔을 껴안으며 물러난다)

범:(이를 가만히 보다 픽 웃고는 귀신 알바를 향해 꾸벅 인사를 한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제드를 놀래킨 것에 나름 만족했지만 범이가 제한테 인사하자 뻘쭘한지 머리를 긁적이다 어색하게 꾸벅, 인사해보이고는 총총 사라진다. 알바는 무슨 죄냐.)


범: 제드씨, 의외로 잘 놀라네요.

제드: 이이... 진짜 놀랐다고요. 갑자기 막 튀어나오는게. 8ㅁ8

범: ....(귀엽다)

제드: 크흠. 이제는 안놀랄 자신 있어요. 소리 안지를꺼예요.


(그렇게 다짐하고 다시 귀신의 집 코스를 진행하는데... 얼마 가지 않자 그들 앞으로 무엇인가 쒸익, 하고 지나간다. 도끼날 모형이 지나가는데 지나가는 소리가 묘하게 현실적이어서 그자리에서 굳어버린 제드.

반면 범이는 멈칫할 뿐, 별로 놀란 기색은 없어보인다)


제드: .......귀신의 집이 언제 이렇게 업그레이드 되었을까요. 8-8


(놀라서 심장이 벌렁거리는 제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려 심호흡을 하고, 그걸 물끄러미 바라보던 범은 한 가지 꾀를 낸다.

제디가 눈치채지 못하게 걸음을 늦춰 그를 한 발 먼저 보내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묶은 끈을 스륵 푼다.)


범 : (제데키아를 툭툭 건드리며) 저기요, 제데키아씨.

제디 : (돌아보며) 범씨, 왜ㅇ....


(범, 그 긴 머리카락을 사다코처럼 죄다 앞으로 늘어뜨리고 있다.)


범 : 이래도 놀라나요?

제디 : 느흐어ㅓ어아어ㅓ어어억!!


(범, 얼굴을 들고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넘기며 씨익 웃는다.)

제디 : (가슴을 쓸어내리며) 범씨! 깜짝 놀랐잖아요!!

범 : 큭큭큭, 미안해요. 너무 장난을 쳐 보고 싶어서.

제디 : 범씨마저 이런 장난을 칠 줄 몰랐는데 8ㅁ8


긴 머리카락의 끝을 잡아 올린다. 마치 꼬리 같아, 라고 제디는 생각한다. 원통형의 금속 핀을 벌리자 세로로 발칵 하고 열린다. 안쪽에 머리카락을 묶을 수 있는 고무줄이 있다.)


제디 : ...그거 열리는 거였군요. 볼 때마다 어떻게 머리카락을 끼우는 걸까 하고 생각했어요.

범 :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저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거예요.

(금속 핀 안에 있는 작은 고무줄로 머리카락을 몇 번 돌려 묶고, 금속 핀을 달칵 하고 채운다.)

제디 : 소중한 추억이라도 깃들어 있는 건가요?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구가 해 준 선물?

범 : 그렇다기보단... 아니예요. 그냥 넘어가요.


(계속 앞으로 걸어간다. 무언가 갑자기 떨어지거나 튀어나올 때마다 깜짝 놀라며 자신도 모르게 범의 단단한 팔을 붙잡는 제디. 그 때마다 범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까딱하고 지나간다. "안녕하세요." 따위의 인사와 함께.)


제디 : ...범씨 정말 강심장이예요. 어떻게 한 번도 놀라는 시늉도 안 해요?

범 : 음, 그게... 글쎄요.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에는 왠지 잘 안 놀라게 되더라구요. 둔한 건가... 그리고 어두운 데는 익숙하달까, 정확히 말하면 오히려 좋아하거든요.

제디 : 어두운 곳을 좋아한다구요?

범 : 네. 어두운 곳에 있으면 뭔가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예요. 그런 느낌 있지 않나요?

범 : 부드러운 것에 감싸인 듯한 느낌. 무언가에 폭 안긴 느낌 같은 거요.

제디 : 보통 어두운 곳에서 그런 느낌을 받나... 범씨도 가끔 보면 4차원적인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범 : 저만 그랬던 건가요? (긁적)

(이런저런 소소한 대화를 하며 나란히 걸어가는 검은 옷의 성자 2인조. 그 때 어디선가, 왠지 익숙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진다.)


제디 : (깜짝) 뭐죠? 이건...

범 : ...! 이건...


마태 : 레드, 네 친구 녀석 비명 소리 아닌가?

레드 : 맞는 것 같은데요.. 저놈은 부끄러움도 모르나...

...

제디 : 되게 길게 소리지르는데요. 척씨, 그렇게 많이 무서운가...

범 : ...뭔가 이상해요.

제디 : 네?


마태 : ...이상하군.

레드 : ...마태 씨도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마태 : 나는 전장에서 오랫동안 군인으로 생활했다. 지금도 적과 싸운다는 점에선 그것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고... 인생의 4분의 3 정도는 전장에 있었다고 봐도 좋겠지. 그래서 온갖 비명 소리에는 도가 텄다. 지금 저 녀석이 지르는 비명 소리는 단순히 무서워서 지르는 비명이라기보다는...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때 지르는 비명에 가깝게 들리는군.

레드 : ...찾으러 가죠.


범 : 안 되겠어요. 찾으러 가야겠어요. 제데키아 씨. 동행해 주시겠어요?

제디 : 아, 네! 물론이죠!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이전 상황. 척과 이라클리 조. 척, 이라클리에게 꼭 붙어 잔뜩 긴장한 채로 조심조심 돌아다니다가 무언가를 밟아 발 밑에서 빠직 소리만 나도 화들짝 놀라며 이라클리의 옷자락을 꽉 붙들며 뒤에 숨는다.)


헤라 : 꼬맹아, 그렇게 무섭냐?

척 : (거의 울먹이는 소리) ...싫어... 대체 왜 이런 시설을 만드는 거야... 뭐가 좋다고 들어가는 거야...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을 이해 못하겠어...

헤라 : 취향 존중 좀 하렴. 네가 속도 빠른 걸 좋아하는 것만큼이나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 않겠니. 혹시 또 아냐? 여기 귀신들이 너를 마음에 들어할지?

척 : (사색) 그런 사랑 따위 필요 없어8ㅁ8

헤라 : 흐으음~~ (주변을 휘익 휘익 둘러보다가 뭔가를 발견하고 시선이 꽂힌다. 씨익 웃는 이라클리.)


(바들바들 떨며 돌아다니다 뭔가 중요한 것을 알아차린 척.)

척 : ....헤라 형아?

(이라클리가 없다.)

척 : ...이라클리... 형??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닫자 오싹하게 한기가 느껴지고 두려움이 증폭된다.)

척 : 혀... 형, 근처에 있는... 거지? 장난치는 거지? 빨리 나와아... 8ㅁ8

(척의 뒤에서 뭔가 스슥 하고 빠르게 지나간다. 작은 기척에도 화들짝 놀라며 뒤돌아보는 척. 하지만 뒤에는 아무도 없고, 점점 더 울상이 된다.)

척 : 저기...

(그 때, 무언가 억센 손이 척의 발목을 확 붙잡고는 잡아당긴다. 척은 비명을 지르며 넘어지고, 그 상태로 그대로 발목을 잡아당기는 손에 의해 끌려간다.)

척 : 히이익, 흑, 힉, 히익, 히이이이이---....

(발버둥을 치고 손으로 바닥을 붙들며 끌려가지 않아 보려고 해도 당기는 힘이 얼마나 강한지 저항 따위는 무용지물이다. 그대로 질질질 끌려간다.)

척 : 흐아아아아악---!!!!!


...


(비명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다니다 보니 한 자리에 모이게 된 범과 제디, 마태와 레드.)


범 : 어라? 마태 씨, 레드.

마태 : ...너희들도 비명소리를 듣고 찾으러 온 건가.

레드 : 확실해요. 비명 소리는 여기서 들렸어. 비명 지른 위치는 정확히 여기예요. 그런데 지금은 사라졌네요.

제디 : 대체 무슨 일이..;


범 : (바닥에 앉아, 손끝으로 바닥을 찬찬히 훑으며 눈으로는 바닥을 살펴보다가) ...여기서 끌려갔네.

레드 : 끌려가?!

범 : 미세하게 바닥에 쓸린 자국이 있어. 척의 냄새도 조금 남아 있고...


제디 : 잠깐, 이렇게 어두운데 그게 보여요? 그리고 냄새는 또 뭐예요, 무슨 수색견도 아니고.. 그게 느껴져요?

레드 : 우리 중에서 밤눈은 범이 형이 제일 밝아요. 아무리 어두운 곳에 갑자기 들어가도 금방 눈이 적응을 하고 사물과 거리를 분간할 수 있어요. 그리고 형은 후각이 발달돼서... 사방이 뻥 뚫린 곳에서도 냄새가 느껴지는 방향과 거리를 통해 숨어 있는 사람을 찾아낼 수 있어요. 그 정도예요.


제디 : 아하. 어쩐지 어두운 것과 갑자기 나타나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마태 : 군인으로써 훌륭한 자질이군.

레드 : 감탄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형, 어디로 끌려간 건지 방향은 알 수 있겠어?


범 : (바닥을 훑다가 일어나서 한 지점을 가리키며) ...저 쪽.

(다들 범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는데, 막혀 있는 검은 벽이다.)

레드 : ...형, 장난치지 마.

범 : 아냐, 정말로 저 너머로 갔어. 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제디 : ...저기, 잠깐 저길 자세히 좀 볼래요?


(제디의 말에 범이 가리킨 벽을 자세히 본다. 아주 가늘게 틈이 하나 있고, 거기서 빛이 조금씩 새어들어오고 있다. 가까이 가 보는 네 일행. 마태가 손가락으로 벽을 만져 보자, 콘크리트나 철판 등으로 된 벽이 아니라 천으로 된 천막이다.)

마태 : ..벽이 아니었군. 이 틈으로 나간 건가?

범 : 그런 것 같아요.


제디 : 납치라도 당한 걸까요?! 8ㅁ8

레드 : 이라클리 씨가 있는데 납치를 당했을 리가요...?

제디 : ...하긴, 헤라 형이 있는데 범인이 역으로 납치를 당했으면 당했지...

마태 : (...설마,)


(천막의 틈새를 통해 빠져나가 보자 일 자로 통로가 나 있는 그 곳은 창고처럼 쓰는 공간인지 각종 비품과 분장용 물건이 그득그득 쌓여 있고, 통로의 끝 쪽에서 빛이 들어오고 있다.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입구가 있는 모양이다. 빛을 따라 나가는 네 일행. 밖으로 나가자 갑자기 쏟아지는 빛에 눈이 부셔 잠시 앞이 보이지 않다가 서서히 시야가 돌아온다. 나와 보니 이 곳은 유령의 집의 뒷편, 담장으로 막혀 있는 공터인데 그 곳에는 하얗게 질린 채 숨을 고르고 있는 익숙한 소년과 모포처럼 머리와 어깨에 검은 천을 쓰고 있는...)


마태 : ...이라클리...!!


(*상황의 전말 : 제디와 마찬가지로 빛이 새어들어오는 걸 발견한 이라클리는 그것이 밖으로 통하는 개구멍임을 파악하고, 척이 눈치채지 못하게 빠져나와 동선을 파악한 다음 창고에서 검은 천 하나를 주워 머리부터 뒤집어 쓰고는 척에게 장난을 친 것. 독하다, 독해!)


(유령의 집 밖, 나무 앞 벤치. 척은 혼이 나간 듯 멍하니 앉아 있고, 레드는 단단하게 굳은 표정으로 팔짱을 낀 채 손가락을 까딱거리고 있다. 그런 레드와 척에게 자신도 머리를 숙이면서 옆에 있는 이라클리의 머리를 꾹꾹꾹 누르고 있는 마태.)


마태 : ...정말로 미안하다, 레드, 척.

범 : 아니요, 마태 씨가 사과할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레드 : ...어떻게 그런 장난을 칠 수 있죠? 레드 : 그 정도면 귀신 안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는 일인데, 하물며 귀신 공포 있는 애한테! (척을 가리키며) 쟤를 보세요! 안 그래도 바보인 애가 더 바보가 되어서 나왔지 않습니까!!


척 : 레드? 나 지금 여기 있거든?! 듣고 있거든??! 내가 바보인 건 인정하지만 그래도 말 좀 가려서 해 줄래?!

마태 : 그 와중에 바보인 건 인정하는 건가.

헤라 : ...너 정말로 저 노란 꼬맹이 걱정하고 있는 거 맞지?


(이라클리, 뒷머리를 살짝 긁다가 한숨을 폭 내쉬며 벤치에 앉아 있는 척의 앞에 한 쪽 무릎을 세우고 앉은 프러포즈 자세로 앉아 그를 올려다본다. 


천하의 이라클리가 바보를 올려다 보는, 대단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헤라 : (사뭇 다정한 말투) 어이 꼬맹, 아니 척. 미안하다, 내가 너무 심했어. 사과의 표시로 소원이나 부탁 아무거나 원하는 거 하나 들어줄게. 스틱스 강의 이름을 걸고.

제디 : (화들짝) 제가 알고 있는 헤라 형 맞아요?!


헤라 : 자기 잘못은 깔끔하게 인정하는 게 진짜 멋진 남자라고. 안 그러냐, 마태?

마태 : 잔뜩 저질러놓고 나서 훌륭한 사람인 척 말하지 마라. 뻔뻔한 자식 같으니.

척 : 정말? 정말 뭐든지 다 들어줄 거야?!


헤라 : 그럼, 뭐든지 말만 해 보렴.

일동 (걱정)

척 : 음.. 그러면 있잖아!

일동 (긴장)

척 : 지금 밥 먹으러 가자! 내 점심 식사값 형아가 좀 내 줘! 그리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사 줘!


일동 (어... 엉?;;)

레드 : 척, 너 정말 그걸로 괜찮아? 많이 놀랐잖아?

범 : 뭐든지 다 들어 준다고 하는데?

제디 : 더 큰 걸 요구할 수도 있잖아요!

마태 : 아무 때나 오는 기회 아니다.

헤라 : 이것들 보셔.;


척 : 아냐 아냐. 정말로 그거면 돼. 분명 무섭긴 했지만 결국 아무도 안 다쳤고, 사과도 받았잖아? 오늘 이렇게 나와서 같이 놀 기회 만들어 준 것만으로도 나한테 주는 선물은 충분해!

범 : 모처럼의 기회인데, 아깝지 않아?


척 : 괜찮아! 레드가 전에 말한 대로 회복이 빠른 게 내 몇 안 되는 장점 중 하나니까!

마태 : ...(분명 바보긴 하지만,)

헤라 : (미워할 수 없는 바보로군.)

마태 : 반성해라, 이라클리.

헤라 : 쳇..


(식당으로 이동하는 길. 척의 시야에 뭔가 잡힌다. 가판대 형식으로 되어 있는 사격장 게임이다.)

척 : 어 이거 뭐야?! 이거 어떻게 하는 거예요?

(설명해 주는 직원. 움직이는 표적을 라이플 건을 본따 만든 총으로 쏴서 맞추면 그 표적의 번호에 걸린 상품을 따 가는 게임이란다. 눈을 반짝이며 호기심을 보이는 척.)

척 : 나 이거 해 볼래. 한 번 하는데 얼마예요?

주인 : 다섯 발 장전되고, 한 번에 5달러예요.

척 : (돌아보며) 해 봐도 되지?!


레드 : 마-음대로 하세요-


(척, 다섯 발 총알이 장전된 라이플을 받는다. 혀를 살짝 깨물고 한 발 한 발 탕, 탕, 탕 쏘는 척. 움직이는 표적이기 때문에 맞추기 어려울텐데도, 총알이 총구를 떠날 때마다 표적의 중앙에


깔끔하게 구멍이 뚫리며 표적이 넘어간다.)

제디 : 우와.

척 : 오예! 다섯 발 다 명중!

마태 : 보기와는 다르게 사격에 재능이 있군 그래?

레드 : 무시하시면 곤란합니다. 척은 우리 중에서 사격 솜씨로는 에이스예요. 레드 : 뛰어난 저격수죠. 특히 스나이퍼 라이플을 잘 다뤄요.

헤라 : 호. 그렇게 따지면 우리 쪽에도 명사수가 있지 않나?

제디 : 마태 형! :D

헤라 : 이봐. 우리 내기 하자. 너네 팀에서 사수 한 명, 우리 팀에서 사수 한 명 내보내서 누가 더 많이 쏴 맞추나 하는 게임. 여기 표적을 다 합치면 총 몇 개지?

직원 : 1번부터 50번까지, 총 50개예요. 표적도 오십 개, 상품도 오십 개.


헤라 : 총알이 다섯 개씩 들어간다고 했지? 총 다섯 개씩 받아서 각각 25발, 25발.

레드 : 그렇게 하면 여기서 쓰는 돈만 50달러인데요.

헤라 : 내기라고 했잖아? 지는 팀이 여기서 돈 내고 뒤에 식사값도 계산하기. 어때?


레드 : (곰곰이 생각하다가) 좋아요. 하죠.

헤라 : 콜. 우리 팀에서는 당연히 마태.

마태 : 이놈이 당사자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헤라 : 그럼 물어보지. 마태. 안 할 거냐?

마태 : ... ...하겠다. (빠직)

헤라 : 너네 팀에서는 그 노란 꼬맹이가 나오나?

척 : 에....

레드 : 무슨 문제 있어, 척?

척 : 왜 이렇게 판이 커지는 거야? 이렇게 스케일이 커지면... 나 부담돼서 좀 하기 힘든데. 8ㅁ8


레드 : ..하긴 긴장을 잘 해서 부담감에 약한 녀석이었지. 그렇다면 범이 형 등판. 형, 할 수 있지?

범 (끄덕)

헤라 : 괜찮겠냐? 너네 팀 사격 에이스는 저 노란 꼬맹이라며?


레드 : 물론 우리 중에서 사격 에이스는 명실상부하게 척이죠. 하지만 내기가 성사되고 이게 "게임"이 된다면...

(범, 라이플을 받아들고 자세를 잡은 다음 탕 하고 쏴 본다. 표적에 깔끔하게 명중. 마태, 의외의 실력자의 등판에 조금 긴장한 기색이 비친다.)

레드 : 범이 형도 결코 쉽게 볼 상대는 아닐 거예요.

마태 : ...알았다. 염두에 두지.

제디 : 오오오~~ 마태 형 승부욕 발동걸리나요~


(표적 갯수를 홀수로 맞추기 위해 아까 범이 쏴 맞춘 표적은 갈지 않는다. 표적은 49개, 총알은 각각 25발. 승부를 앞둔 두 명의 검은 옷을 입은 키 큰 미남자가 서로를 향해 예의를 표한다.)


제디 : 저 둘이 저러고 있으니까 미묘하게 위압감 장난 아니네요. 비주얼도 장난 아니고. 헤라 : 기대되는군. 척 : 범이 형! 힘 내! (나란히 서서 자세를 잡는 범과 마태. 미묘하게 긴장된 기류가 흐른다.)



레드 : Ready, aim, Fire! (엄청난 화력. 두 사람이서 빠른 속도로 쉴 새 없이 과녁을 향해 탄환을 날리는데, 총알이 발사되는 족족 표적의 중앙을 꿰뚫는다. 한 치의 오차도 없다. 둘 다 놀라운 실력.




이쯤 되면 거의 예술의 경지다. 이런 진풍경에, 사람들이 구경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모여든다.)


헤라 : 내 생각인데, 여기 모인 사람들에게 구경료만 받아도 50달러 정도는 금방 벌 수 있지 않을까?


제디 : 형, 제발 부탁인데 하지 마요.


(빠르게 사라지는 과녁에 사람들이 박수갈채를 보낸다. 둘이 총 쏘는 속도가 거의 비슷해서 모든 표적이 쓰러지고, 마지막 딱 하나만 남았다.)


척 : 형, 화이팅!



(두 사람의 탄환이 거의 동시에 발사된다. 숨을 죽이고 침을 삼키는 사람들. 표적의 중앙에 구멍이 뚫리며 표적이 넘어가자,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제디 : 뭐죠? 누구 거에 맞은 거죠? 총알이 동시에 발사됐죠?


레드 : 이렇게 되면 무승부인가?

헤라 : 흐으음~

척 : 아...


(명승부를 보여 준 두 사람, 총을 내리고 말없이 서로를 바라본다. 그리고 머리를 숙인 쪽은 다름아닌 범.)


범 : ...제가 졌습니다. 역시 마태 씨는 못 당해내겠군요.

마태 : 아닙니다. 그저 제가 방아쇠를 아주 조금 더 빨리 당겼을 뿐... 만약에 범씨가 저보다 더 먼저 방아쇠를 당겼다면 표적을 꿰뚫은 건 제 총알이 아닌 범씨의 총알이었을 것입니다.


(서로 한 번 악수를 건넨다. 구경꾼들이 박수갈채를 보낸다.)


범 : (레드와 척을 돌아보며) 그럼 약속대로 여기 계산과 식사값은 내가 부담할게.

척 : 어? 왜? 진 "팀"에서 계산한다고 했지, 둘 중에 진 "사람"이 계산한다고 말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범 : 그렇긴 한데.. 내가 진 것 때문에 너희들에게 피해가 가면 내가 너무 미안하잖아. 너희들이 무슨 잘못이 있다구... 내가 진 거니까, 내가 책임져야지.

레드 :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우린 한 팀이야. 무슨 형이랑 우리가 아무 관련 없는 사람인 것처럼 이야기를 해. 형 성격이 원래 남에게 피해 안 주려 하는 성격인 건 알겠는데, 형 혼자 다 내게 하려고 형을 내보낸 건 아니란 말야.

마태 : 잠깐 범씨. 비록 제가 이겼다고는 해도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타이밍의 문제였을 뿐이잖습니까. 사실상 이건 제가 이겼다고 할 수도 없으니 식사값은 제가 같이 부담하죠.


범 :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마태 : 그 편이 오히려 제 마음이 편할 것 같군요.

헤라 : 흐음~ 결국 내기는 무의미해지고, 가장 고생한 두 사람이서 다 내는 건가~?

마태 : 웃기지 마라 이라클리. 아까 네가 약속한 대로 척의 식사값은 네가 내도록. 네가 한 말에 책임을 져라.

헤라 : 흥, 역시 적당히 넘어가지를 못하네. 꼰대 마태.

마태 : 당연한 것이다. 돼먹지 못한 천사.


제디 : 자자, 둘다 그만두라구요. 그것보다는 저 표적 하나에 상품 하나씩 걸려 있었던 거였죠? ...어떻게 가져가죠?

일동 : 아. (잊고 있었다)


직원 (영혼이 빠져나간 얼굴로 판을 쳐다보고 있다. 설마 진짜 모든 과녁을 다 맞추다니... 이대로 모든 상품을 주면 가게의 손해가 막심할 것이다.)

제디 : 좋은 생각이 있어요. 어차피 저거 다 받아 봤자 가져가지도 못하니까


나머지는 그냥 가게에 돌려 주고, 마음에 드는 것만 몇 가지 골라 가면 어떨까요?

헤라 : 오~ 좋은 생각인데, 제디? 어차피 짐 많으면 거추장스럽기만 해.

레드 : 저도 찬성.이지만 이런 건 제게 물어볼 게 아니라


상품을 딴 당사자들에게 물어 봐야죠. (척, 범, 마태를 바라보며)

마태 : 아무래도 상관없다.

범 : 게임을 즐겼으니까 됐습니다. 상품에는 관심 없어요.

척 : 나도 원하는 것만 골라서 가져가는 게 좋아!


제디 : 그럼 결정났네요. (직원에게) 이 사람들이 딴 상품을 다 가져가지 않고 몇 개만 골라서 가져갈게요. 나머지는 포기하구요. 괜찮죠?

직원 : 아, 네네! 물론이죠! 괜찮고 말고요! 고마워요!(?)


(상품을 구경하는 여섯 남자)


범 : ...뭐, 당연하겠지만 대부분 인형 같은 것들이네.

레드 : 근데 척, 넌 뭘 그리 많이 챙기고 있냐?

척 (가게에서 얻은 종이 가방에 크고 작은 인형들을 신나게 챙기고 있다.)


레드 : ...너 원래 인형을 그렇게 좋아했었냐?

척 : 아니, 내가 가져갈 거 아니야. 나중에 돌아가면 스텔라, 블루즈, 실버한테 선물로 주려고!

레드 : ...그것도 좋은 생각이네.


제디 : 이거 어때요? (폭 껴안을 수 있는 크기의 커다란 곰인형을 한 팔로 감아 안고, 곰인형의 팔을 잡아 인사하듯 흔들며) 크기가 커서 가져가지는 않겠지만, 귀엽지 않아요? (새하얗게 웃으며)

범 : 제데키아씨 닮았네요.

헤라 : 호, 정말. 닮은 것 같기도.

제디 : 그런가요? (곰인형을 돌려 팔을 쭉 뻗은 채로 곰인형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게 저랑 닮았나요.. 그냥 가져갈까.

마태 : (슥 낚아채 뺏으며) 그거 내려놔라. 무슨 어린애도 아니고.

제디 : 흑윽... 8ㅁ8

척 : (뭔가 발견한 듯이 커다랗게) 어?! 다들 이리 와 봐! 여기, 여기 이거 좀 봐!

레드 : 뭔데 난리야?

(척이 무언가를 높게 들어올린다.)


(빨간 색의 몸체에 노란 부리가 달린 동그란 인형. 바로 "앵그리버드" 레드 인형이다.)

척 : 이 인형 봐!! 레드랑 똑같이 생겼어!!

레드 : 

범 : (흠칫) 허, 우와. 진짜다.

레드 : ...지금 나 놀리는 거지?

마태 : 음, 엔간하면 이런 말 안 하겠는데 인정. 진짜 똑같이 생겼군.

제디 : 신기할 정도로 닮았네요!

헤라 : 혹시 널 모델로 해서 저 캐릭터 인형을 만든 게 아니냐?


척 : (레드 얼굴 옆에 인형을 가져다 대며) 와하핰ㅋㅋㅋㅋㅋ 진짜 똑같아!! 화난 표정까지도 똑같다구! 이런 건 처음 봐. 어떻게 레드랑 이렇게 똑같이 생긴 인형이 있지?

범 : ㅋㅋㅋ 레드, 그건 그냥 너 가져라.

제디 : 레드씨 마스코트네요!

레드 : ..... (이마짚)


(마저 인형을 슥 둘러보던 중, 마태가 "앵그리버드" 척이와 범이 인형을 발견해 가져와보인다)


마태: 척. 그리고 범씨. 당신들과 똑같은 인형을 찾았습니다.

범, 척:

제드: (풉, 하고 웃음을 흘리다 곧 폭소를 터뜨린다) 푸하하하하핳 ㅋㅋㅋㅋ 진짜 범씨랑 척씨랑 똑같이 생겼어요 ㅋㅋㅋㅋㅋㅋ 아까 레드씨 인형같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인형을 또 찾을 줄이얔ㅋㅋㅋㅋㅋㅋㅋㅋ

헤라: 좋네. 저것도 너네 마스코트라 생각하고 하나씩 가져가. (그렇게 말하며 마태 손에 들려있던 인형들을 가져와 척이와 범이의 품에 안겨준다)

범: (인형을 물끄러미 보다) .....음... 좀 닮은 것 같기도 하네요. 묘하게 정이 가는데요? (인형을 들어 눈높이를 맞추며 바라보다 품에 부드럽게 안는다.)

척: 오호- 이 인형, 누굴 닮았는지 진짜 잘생겼다. 섹시하고 선이 잘 빠진게 꼭 나를 닮은 것 같은데? (까르륵, 웃고는 제 옆에 인형을 들어 제 얼굴과 인형을 같이 보이게 한다) 닮은 것 같아?

제드: 네, 이렇게 똑같은 인형들이 세 개씩이나 있을줄이야 ㅋㅋㅋㅋㅋㅋㅋ 이거 괜찮은 인형들을 건진것 같은데요? 꽤나 귀여워요.


범: 흐음... (제 옆구리에 낀 인형을 만지작거리다가) 좋아요. 기념으로 하나 가져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군요.

척: 아싸, 컬렉션 하나 추가!


제드: 그런 의미에서... (마태가 낚아챈 곰인형을 슥 껴안고는 마태를 초롱거리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저도 하나 가져가면 안될까요, 마태형?

마태: 네가 어린애도 아니고. 가져가봤자 짐만 될텐데 꼭 가져가야 하겠냐.

제드: 8*8 (초롱초롱)

헤라: 뭐 어때. 걔 애기 맞잖아.

마태: ...(헤라의 말에 묘하게 납득이 가서 별다른 거부없이 인형을 놔준다) 마음대로 해라, 제데키아.

제드: (애 취급을 당해서 뚱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그래도 인형을 가져간다는 사실이 좋은지 배시시 웃고는 인형을 껴안는다)

헤라: 애기 맞네. 인형 저렇게 좋아하는 걸 보니까.

마태: (끄덕끄덕)


레드: (어째 키는 무지 큰데 하는 행동은 어린애같아서 묘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범: ? 레드,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레드: 범이형. 제드씨 나이가 어떻게 된다고 했지?

범: (잠시 떠올리다) 25살.

레드: (의외라는 눈빛이다) ...25살? 기껏해야 형과 같거나 약간 어릴줄 알았는데.

범: 그치? 나이에 비해서 동안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서 느껴지는 맑고 순수한 느낌이 느껴져서 그런걸지도. (하하, 잘게 웃는다)

레드: 흐음.


제드: 이제 얼추 다들 가져간거겠죠?

척: 응! 충분히 챙겼어. :D

범: 저도요.

레드: ...네.

제드: 그럼 슬슬 밥먹으러 갈까요?



(놀이공원 내의 식당에서 밥을 먹은 뒤 나오는 일행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먹고 나왔다)


척: 잘 먹었습니다- 역시 사람은 밥을 먹어야지! (만족스런 웃음을 짓는다)

헤라: 맛있게 먹었냐, 노란 꼬맹이.

척: 응! 역시 남이 사주는 밥이 제일 맛있어! :D

헤라: 뭘 좀 아는구만? (피식 웃고는 한쪽으로 잘 넘겨진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을 결대로 쓸어준다)


범: 밥 잘먹었습니다. (꾸벅, 마태에게 인사를 해보인다)

마태: 저야말로. (마주 인사해보인다)

범: 원래 제가 사야하는 거였는데, 어쩌다보니 얻어먹게 되었네요. (어색하게 웃어보인다)

마태: 아닙니다. 밥 사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범: 그래도... 음.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다음에 탈 걸 둘러보다 제디가 어딘가로 향한다)


범: ....어. 물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레드: ...제드씨. 이번엔 저걸 타러가는 겁니까? (저 멀리, 롤러코스터와 비슷하게 경사가 높은 곳을 빠르게 내려가는, 대신 레인에 물이 채워져 있는 후룸라이드를 가리켜보인다)

제드: 어, 어떻게 아셨어요? 저거 타러가는 거?

레드: 우리가 가는 길의 방향하고, 저 멀리서 물소리가 들리는 곳의 방향이 일치해서 말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반쯤 찍은 것입니다.

제드: ㅇㅁㅇ... 범씨와 레드씨는 인간의 수준을 한참 벗어난 감각을 가지신 것 같아요. 어떻게 저 멀리서 나는 소리와 냄새를 감지할 수 있는거죠?

범: 으음....... (고운 얼굴이 자뭇 심각해진다.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고민을 해보았지만 설명할 길이 없어 그저 싱긋 웃어보인다)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제데키아씨.

제드: 하하. 제 주변에는 인간의 경지를 초월하신 분들이 매우 많은 것 같아요. 마태형과 헤라형도 그렇고, 여러분들도 그렇고요.

레드: 아마도 우리가 사는 곳이 원체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들이 절반 이상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범이형과 척이도 특수한 능력을 타고남과 동시에, 어느 감각이 특출나게 발달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어요.

제드: (신기하다는 듯, 눈을 두어번 깜빡이다 작은 감탄성을 흘린다) 우와. 신기해요. 제가 사는 곳은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이가 매우 적거든요. 저는 직업이 직업인지라 특수한 힘을 다루는 사람들을 몇 번 보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런 특수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존재하는 것도 모를껄요.

헤라: 어이.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신빙성 없는 거 알지? 네 주변만 하더라도 천사에 악마 때려잡는 엑소시스트, 좀비같은 회복력을 가진 사람하고 진짜 좀비가 있잖아. 새삼스럽게 뭘 그래. (뒤에서 척과 수다를 떨다 나타나 제디의 어깨에 팔을 두른다)

범, 레드: (약간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이다. 그리고 레드가 말을 꺼낸다)


레드: 저기... 좀비가 실제로 있어요? 책에서만 나오는 것인줄 알았는데.

제드: 아하하... 그런 사람들이 있어요. 좀비는 아닌데, 회복력이 무지 좋아서... (대강 얼버무리고는 멀리의 후룸라이드를 가리켜 화제를 돌린다) 저거 타러가요! 롤러코스터와는 또다른 재미가 있답니다!


(후룸라이드 대기줄에 서있는 일행들)


척: 오, 저건 물 튀기면서 내려가는 거야? 신기하다! (붕방)


(척, 신기하다는 눈으로 후룸라이드 레인을 쭉 살펴보다가 뭔가를 발견한 듯 하다)

척: 저걸로 사진찍는거야?

제드:  네, 내려올 때 사진이 찍혀서 기념으로 가져가실 수 있어요!

척: *ㅁ* 완전 기대된다! 이왕이면 멋지게 승리의 브이를 취해야지! (반짝반짝)

헤라: 막상 타보면 생각보다 멋지게 포즈를 취하는 것이 쉽지 않을꺼다, 꼬맹이.

척: 헹. 남들은 몰라도 나는 멋지게 나올 자신 있다구! (당당)

레드, 마태: (저렇게 당당하게 말할수 있는것도 재주는 재주다)


(드디어 일행들 차례가 왔다. 맨앞은 범이와 마태, 중간에는 척과 제데키아, 마지막은 이라클리와 레드가 탔다)


척: 우와, 아까 롤러코스터와는 달리 물이 있네? (꺄르륵 웃으며 몸을 살짝 내밀어 레인의 물가에 제 얼굴을 비춰본다)

제드: 네, 물살을 가르면서 가기때문에 덜컹거리지 않고 부드럽게 나가요.

척: 이따가 사진 찍는다면서? 어떤 포즈를 취하는 것이 좋을까- (그렇게 말하며 여러 포즈를 취해본다. 웃긴 포즈이긴 한데 얼굴이 잘생겨서 안 이상하다)

레드: 오도방정 그만떨어. 지금 열차 출발하잖아.


(레일을 올라가고, 부드럽게 평행 레인을 올라가면서 잘 가꾸어진 주변 풍경들이 보인다. 바로 옆에는 나무들이 많이 자라있어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한편 범이의 표정은 그렇게 좋지가 않은데...)


마태: ...괜찮습니까?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범: 아, 미안해요. 잠시 딴 생각을 하느라. (하하, 어색하게 웃어보인다)

마태: 걱정거리가 있는 것 같은 표정이었습니다만.

범: 음... 그게 말이죠, 이거 물 많이 튀어요?

마태: (자기도 타본적이 없어서 확신은 없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오늘 처음 타보는 것입니다.

범: 그래요? 알았어요. ...아까 다른 사람들이 타는 것을 보니 물이 어지간히 많이 튀는 것 같더라고요. 옷이 젖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마태: ...(잠시 아까 자신이 보았던 풍경을 떠올리다가 담담히 말한다) 그 점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물이 많이 튀긴 하지만 안에 탄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물이 많이 묻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범: 그렇다면 다행이고... 알려줘서 고마워요, 마태씨.

마태: (그를 가만히 보다가 물어본다) 물 튀기는 것을 싫어합니까?

범: (고개를 가만히 끄덕인다) 네. 저도 그 이유는 확실하게 말할 수 없지만, 물에 젖는 느낌은 별로예요.

(얘기를 하고있는 사이, 가파른 경사의 구간 직전에 도달하자 일행들이 탄 후룸라이드의 속도가 줄어들며 조금씩 기울다가 빠른 속도로 내려간다. 롤러코스터때보다 더 갑작스럽게 속도가 변해 휭, 하고 내려간다)


마태: ! (물을 가르면서 내려가자 눈에 물이 튄 것 같아서 눈을 살짝 감았다)

범: !! (내려가면서 물을 신나게 가르는 것을 보고는 눈을 질끈 감는다. 혹여나 젖을까봐.)

제드: 치즈~! (만세를 하며 신나게 소리지른다)

척: (내려가면서 멋진 포즈를 취한다) 워후 예이예!!!

레드: (갑자기 쑥 내려가면서 엉덩이가 들뜨는 것 같아 얼굴이 약간 굳었다)

헤라: (영혼없이 와아- 하면서 내려가면서 팔을 들어 포즈를 취한다)


(쏜살같이 지나가면서 순간적인 사진이 찍혔다. 내린 다음에 제데키아가 스냅사진을 가지고 온다)

제드: 여기 우리들 사진 나왔어요!

척: 우와, 벌써? 나 어떻게 나왔는지 볼래! (붕방)


(일행들 모두 모여서 사진을 확인했다. 마태와 범이는 눈을 살짝 감은 채, 제데키아와 척이는 꺄르륵 거리면서 제각각의 사진용 포즈를 취했고, 레드는 패닉을 먹은듯한 굳은 표정, 헤라는 무표정으로 멋진 포즈를 취했다.)


척: 푸하하핫! 레드 표정 짱 웃겨! 범이형과 마태형은 사진찍을 때 눈감으면 어떡해~ (꺄르륵 웃으며 사진을 감상한다)

레드: (레드를 흘겨본다) 조용히 좀 하지, 척?

범: ....물 튀는 건 싫어....

마태: 순간적으로 눈에 물이 들어가서 그만...


헤라: 눈에 물들어갔다고 눈을 감냐. 이거 완전 초짜구만.

마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무조건반사를 보인거다.

헤라: ...너 그거 아이할한테서 배운거지. 재미없게.

마태: 아주 유용하더군. 타당한 근거를 댈 수 있으니까.

헤라: 아이할한테서 그런거 배우지마. 가뜩이나 재미없던 놈이 더 재미없어져.


(정신없이 놀다 보니 어느 새 하늘에서 해가 사라졌다. 아직 박명시간대라 완전히 어두워지진 않았고 마치 새벽의 하늘 빛깔처럼 청은색이 하늘을 은은하게 싸고 돌자, 바람이 불어오며 조금 쌀쌀함이 느껴진다.)

일동 : (해가 넘어가는 것을 보고 짙은 아쉬움을 느낀다.)

범 : 으음... 그럼 여기서 헤어져야 할까요?

제디 : 잠깐 잠깐, 아직 놀이공원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못 타봤잖아요.

범 : (갸웃) 놀이공원의 꽃이요?

제디 : 바로 저것.


(다함께 제디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자, 그 곳에는 마치 거대한 풍차 같은 것이 천천히 돌아가고 있다.)

제디 : 놀이공원에 왔다면 맨 처음에 타 봤던 롤러코스터와 함께 꼭 한 번 타 봐야 하는 필수 코스 중 하나죠!

범 : 저게 뭔데요?

제디 : 대관람차라는 거예요. 롤러코스터처럼 아주 높이까지 올라가지만, 롤러코스터와는 다르게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여유롭게 실내에서 놀이공원 전체의 풍경을 속속들이 볼 수 있답니다. 타 보았던 놀이기구들을 찾아 보며 기억을 떠올리는 재미도 쏠쏠해요

척 : 에에- 나는 빠른 걸로 타도 풍경 다 구경할 수 있는걸?

레드 : 너나 그렇겠지, 짜샤.

마태 : 계속 정신없는 것만 탔으니, 마지막으로는 이런 여유로운 것을 타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군.

제디 : 느림의 미학이라는 거죠!

(대관람차 앞. 한 번에 네 명까지 탈 수 있는 4인승 구조라는 것을 알고 일동, 고민에 빠진다.)


제디 : 이렇게 되면 네 명이 먼저 타고 두 명은 뒤에 오는 차에 따로 타거나, 아니면 세 명씩 두 조로 나누어서 따로 타야 해요. 조를 어떻게 나누지...

척 : 손바닥 뒤집기라도 할까?

헤라 : (조용히 있다가 무언가 생각난 듯) 잠시만, (레드의 어깨에 손을 톡 올리며) 내가 이 녀석 데리고 탈게. 나머지는 같이 타.

레드 : (화들짝)

마태 : ...그래도 되겠나?

헤라 : 호~ 웬일로 신경써 주신대. 괜찮아 괜찮아. 이 녀석은 내가 잘 보살필 테니까, 걱정 말고 네 명이서 즐겁게 대화하라구.

마태 : 아니, 네놈 말고 나는 레드의 의견을 물은 거다. 레드, 괜찮겠나?

헤라 : (이 새끼 보소)

레드 : 음... (살짝 미심쩍은 표정으로 헤라를 올려다본다.)

헤라 : (우아하게 눈을 내리깔고, 여유로운 미소 띤 얼굴로) 왜 그러니, 꼬맹아? (그리고는 허리를 살짝 숙여 눈을 맞추며) 나와 함께 타는 것이 싫으냐? 그렇다면 지금 당장 말하렴.

레드 : ... (시선을 거두며)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같이 타죠. 둘이서 같이...

헤라 : #씨익


마태 : ... (왠지 무언의 협박으로 무마시킨 듯한 느낌이 드는 건 나뿐이냐)

제디 : ... (동감이예요, 마태 형.)

제디 : 그럼... 우리 먼저 올라탈 테니까 뒤에 오는 차에 둘이 타 주세요.


척 : 레드! 부담갖지 말고 어색하게 있지도 말고 헤라 형과 편하게 같이 있다가 내려오라구! 재미있고 좋은 형이니까!

레드 : (단둘이 있는데 퍽이나 안 어색하겠다...;;)

헤라 : 그럼 그럼, 잘 다녀오렴.

(네 사람이 먼저 타고 나서)


헤라 : 어이, 빨간 꼬맹이.

레드 : ..저기, 이제 슬슬 꼬맹이라고 부르는 것 좀...

헤라 : 그럼 아가씨라고 불러 줄까? 그럼 좋아. 거기 빨간 아가씨?

레드 :

헤라 : (자연스럽게 줄을 빠져나가며) 이리 나와 봐.

레드 : ..? 다음 차 안 탑니까?

헤라 : (살짝 정색하며) 미쳤어? 사랑스러운 애인님도 아니고, 설마 진심으로 남정네 둘이서 칙칙하게 그 긴 시간 동안 좁은 실내에 갇혀 있으려 했어?

레드 :

헤라 : (빙글빙글 웃으며) 군말 말고 나와 보셔, 꼬맹아. 훨씬 좋은 걸 보여 줄게.


(헤라, 레드를 이끌고 대관람차 바로 뒤편의, 아무도 오지 않는 공터로 이동한다.)

레드 : 이라클리 씨, 대체 무엇을 하시려고...

헤라 : (말허리를 자르고) 어이 꼬마, 너네 말인데. 민족을 대표하는 상징물이 새라고 했지?

레드 : (의외의 인물의 입에서 자신의 민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조금 놀란다.) 네. 그런데요?

헤라 : 그럼 그런 민족의 후예로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

레드 : 무엇을 말입니까?

헤라 : 하늘을 나는 거. 혹은 날아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

레드 : 대체 무슨 말씀을...

(헤라, 갑자기 레드의 양 겨드랑이에 팔을 끼우고 제압하듯이 뒤에서 단단히 잡아 안는다.)


레드 : !! 이게 무슨 무례한 행동이십니까! 놓으십시오!

헤라 : (여유롭게) 겁먹을 거 없어. 저기 네 명이 보는 거랑 비슷한 거나 보여 줄 테니까.

레드 : (어이없음) 뭐라구요?

헤라 : 하지만.

(헤라, 대천사의 날개를 꺼내어 펼친다. 거대하고 아름다운 날개. 그러나 레드는 앞에서 잡혀 있는지라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헤라 : 이 쪽이 좀 더 실감나겠지.


(헤라, 날개를 몇 번 퍼덕인다. 그의 날개가 일으킨, 거의 돌풍에 가까운 큰 바람이 땅을 치자 그의 몸이 가볍게 떠오른다. 몸이 뜨자마자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빠르게 날아오른다.)

레드 : !!!

(레드, 놀라서 눈을 꾹 감는다. 발 밑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완전한 허공에 붕 뜬 몸. 이런 감각은 처음이라, 솔직히 두려움이 울컥 하고 앞선다. 바람이 휩싸고 도는, 어지러운 레드의 양 귓가에 헤라의 목소리가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를 가르고 들어온다. 마치 다가오는 풍령 소리처럼.)


헤라 : 어어이- 꼬마, 너 설마 눈 감고 있냐--


레드 : 대체 뭡니까! 내려, 내려 주십시오! 제발 내려 주십시오!

헤라 : 진정하라구 꼬마. 안 죽여. 자, 눈 떠 봐! 이런 좋은 기회에 뭐 하는 거야?

레드 : (앞서는 공포감에 쉽게 눈을 뜨지 못한다)

헤라 : 눈 뜨라구 레드! 사내잖아? 남자답게 앞을 봐! 똑똑히 보라구!


(레드, 살그머니 눈을 뜬다. 이른 아침 산 아래서 기웃거리는 태양처럼 조심스럽고 작게 떠졌던 눈이 점점 커진다. 눈 앞에, 그리고 발 아래 펼쳐진 세계의 절경. 하루 종일 돌아다녔던 공간, 함께 시간을 보냈던 장소에서 희끗희끗 그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너머까지도 빼곡히 들어찬 풍경. 모든 것이 아주 작지만 또렷하고, 똑똑하게 보인다)

(세계가 발 아래 있다. 그의 발 아래에 있다.)


헤라 : (말을 하지 못하는 레드에게 나지막이, 평소의 그답지 않게 사뭇 진지하게) ..꼬마, 내가 왜 하필 너와 따로 타겠다고 말했는지 아니? 너에게 이 풍경을 보여 주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애들을 먼저 보내고, 너와 단둘이 있어야 할 필요가 있었어. 그러면 너는 또 묻겠지. 왜 하필 저입니까?


...너, 네가 속한 그룹을 이끄는 리더라며? 그런데도 바깥 세계에 거의 나가 본 적이 없다고. 그래서 너에게 이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무릇 리더란 누구보다도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어야 하니까.





잘 보라구 레드. 이 세상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고, 훨씬 재미있는 것들로 가득 차 있어. 손해지 않아? 이 넓은 세계를 보지 못하고 작은 세계에서 산다는 건...




(그 때, 레드를 껴안은 헤라의 손에 무언가 툭 하고 떨어진다. 투명한 액체. 차갑지 않고 미지근하다. 마치...)






헤라 : !? ...뭐야 꼬맹이. 너 설마...



...








(*일러스트는 산돌씨의 작품입니다.)




헤라 : ...우는 거냐?




...




-새들의 민족.



그 옛날 이름은 하늘의 민족이었다.

하늘을 사랑하여, 하늘을 동경하여 하늘을 닮고 싶어했다는 하늘의 민족.



옛날에는 등에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기도 했다는 전설이 있지만, 소년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아니, 진짜인지 아닌지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소년은 바쁘게 살았다. 한 숨 돌릴 틈조차 없이 아주 바쁘게 살았다.

소년은 그것이 나쁜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래, 결코 나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쩌면 소년은 너무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것일는지도 모른다.



예로부터 민족의 선조들이 지켜 왔던 가장 깊은 뜻을,

그 의미를, 그 의지를.

"하늘을 사랑한다"는 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자유와 높은 이상, 여유, 그리고 조화

이 모든 것을 소년은 어쩌면 오랫동안 잊고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자신도 모르게 흘러넘치는 눈물의 의미를-



...





헤라 : ...워, 왜 그래 꼬맹아? 그 정도로 무서웠어? 혹시 고소공포증이라도 있었던 거야?

레드 : ... (조용히 눈물을 훔친다)

헤라 : ...?

레드 : 그냥... 고마워서... 이라클리 씨, 정말로...


레드 : ...고맙습니다...

헤라 : ... (씨익)


(두 사람, 관람차에 타고 있는 네 명의 일행이 도착하기 전에 서둘러 내려가 땅을 밟는다. 당연히 돌아올 수밖에 없는, 피할 수 없는 어?! 늦게 탔는데 어떻게 먼저 내려왔어요? 라는 질문은 무시하기로 한다.)


범 : 어..? 레드, 너 눈이...

척 : (척척 다가가 살짝 호들갑스럽게 레드의 양 볼을 손으로 감싸고 들여다보며) 레드!! 눈 밑이 빨개! 왜 그래, 울었어?! 무슨 일이야!!

레드 : 아, 아니야 그런 거..;;; 오버하지 마, 척. 경박스러워.

제디 : 뭐라구요?! 헤라 형! 그 새를 못 참고 레드 씨를 울린 거예요?!

마태 : 너란 놈은 도대체가... 레드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 이 비렁뱅이 같은 놈아.

헤라 : 뭐라구?! 와 나, 잠깐만. 내가 평소에는 그렇다 쳐도 이건 정말로 억울한데?! 내가 울린 거 아니야! 나 저 빨간 꼬맹이한테 아무 짓도 안 했거든?! 본인한테 직접 물어 보란 말이야!!

범 : ...레드가 절대로 남 앞에서 눈물을 보일 인물은 아닌데...

제디 :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예요 헤라 형...

헤라 : #!@^$%*#!%$%$#!>?+% 아아악.... #억울


(레드, 난리법석 북새통 속에서 눈물에 젖어 상기된 얼굴에 살포시 웃음을 띄운다. 이라클리 씨에게는 미안하지만 오늘 있었던 일은 모두에겐 비밀로 하자. 레드가 헤헤 웃고 있는 것을 가장 먼저 발견하는 것은 척이다. 어? 레드! 웃는다! 울다가 웃으면 안 되는데! 척도 레드를 따라 웃는다. 웃음은 전염된다. 헤라를 나무라며 살짝 긴장되어 있던 분위기는 와해된다. 웃음이 퍼져 나간다. 여섯 명의 남자들의 머리 사이를 웃음 소리가 휩싸고 돈다.)


...


<범이 제데키아에게 보낸 편지>


안녕하세요? 제데키아씨.

그 날을 함께 보낸 뒤로도 꽤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그렇지 않나요?

아침저녁으로 공기가 차요. 감기 조심하길 바래요.


그 날 귀한 추억과 소중한 기억을 함께 남길 수 있게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한다는 말과 함께,

그 날 이후 이 곳의 근황에 대해 알려 드리고 싶어서 편지를 써요.


척은 언제나와 같이 밝고 기운찹니다.


척은 그 날 받아 온 인형들을 정말로 어린 동생들과 실버, 외지에서 찾아오는 손님인 스텔라에게 바리바리 챙겨서 나누어 주었어요.

여러분을 정말 많이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


 "그 때 그거 정말 재미있었지!" 라는 말을 하루에 한 번씩은 꼭 꺼내는 것 같답니다. 어이쿠..


레드는... 돌아온 직후에 쉬지도 않고 네 시간에 걸쳐 깨알만한 글씨로 장장 여덟 페이지의 보고서를 작성해서 기관에 제출했어요.


기관에서 레드를 바깥으로 내보낼 때, 반 정도는 휴가 차원에서 보낸다는 것을 레드는 아마 영원히 모를 것 같습니다.

레드는 일상으로 완벽하게 돌아와 있어요. 마치 그 날의 일탈이 없기라도 했던 것처럼..


하지만 레드도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여러분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 같아요.

레드의 책상 위에는 오늘도 그 날 받아 온 레드를 닮은 인형이 얌전하게 놓여 있답니다.


저도 늘 그렇듯이 잘 지내요. 가끔 그 날 일을, 그리고 여러분을 생각하며 웃음을 짓곤 하는 그런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언제 한 번 다시 만나요. 그 날을 고대하고 있을게요.


이 편지를 보는 것이 낮이라면 좋은 하루를, 그리고 이 편지를 보는 것이 밤이라면 좋은 밤 보내길 빌어요.

제데키아씨의, 그리고 모두의 하루하루에 행복과 편안함이 깃들기를 바래요.


-범.



<제데키아가 범에게 보내는 답장>


편지 잘 읽었어요. 그날 하루종일 돌아다녀서 혹시라도 근육통 생기지 않으셨을까 걱정했는데 무탈하셔서 정말 다행이예요.

어디까지나 제 체력이 그렇게 좋은편이 아니어서 그런 염려를 했었는지도 몰라요, 하하.


여러분들께는 몰라도 저희들에게는 놀이동산에 가는 것은 그렇게 대수로운 일이 아니예요. 어쩌다가 한번 가서 놀고오는 것의 의미가 강하기에,

말 그대로 가볍게 놀고오자는 느낌으로 갔었어요. 하지만 이것이 레드씨와 척씨, 그리고 범씨에게 값진 추억을 남겨놓았다는 말을 들으니, 생각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서 기분이 묘해요.

돌아오고 나도 그 생각을 하니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주님이 보살펴주셨다고 생각하고 주님뿐만 아니라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려요.


돌아온 날 당일에 마태형이 헤라형한테 거기 있는 사람들한테 무슨 민페를 끼친거냐고 잔소리를 한바탕 했어요. 아무래도 척씨와 레드씨한테 당하면 무서운 일을 했으니까요.

저도 지난번에 마태형과 헤라형 데리고 놀이동산 갔을때 무중력 체험을 느끼게 해준답시고 위에서 아래로 떨어뜨린 경험이 있기에, 같이 헤라형한테 잔소리를 했어요.

척씨와 레드씨가 괜찮다고 해서 잔소리에서 끝난것이지, 안그랬으면...


범씨,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신 거 아시나요? 저도 당신들과 한번 더 만나고 싶어요. 만날때마다 재미있고, 저희들에게도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거든요.

언제 다시 만나면 다음번에는 더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으로 선정해서 갈께요.


좋은 하루 보내시고, 하느님의 가호가 당신들에게 깃들길 기도드릴께요.


- 제데키아.





<율시즈&산돌 자캐 크로스로버 역극 2. 놀이동산을 가다! 편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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